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사회 여성·아동

속보

더보기

"추석에도 찜찜했는데..." 설연휴 앞두고 며느리들 고민

기사입력 : 2021년02월05일 11:18

최종수정 : 2021년02월05일 11:18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A씨는 올해 설 연휴에는 친정은 가지 않기로 했다. 코로나 확산세가 심상치 않자 부모님께서는 딸 걱정에 이번 명절은 오지말라고 신신당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며느리로서는 시댁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명절 음식을 차리는 몫도 당연히 '며느리' A씨다. 정부의 5인 이상 집합 금지 조치에 A씨는 설 하루 전날 시댁에 딸과 함께 가서 명절 음식을 준비하고, 남편은 아들과 설날 당일에 차례를 지내러 간다. 차례 음식 준비는 여자의 역할, 차례를 지내는 건 남자의 역할로 예년 명절과 다를게 없다. A씨는 "전쟁이 나도 오라고 할 시댁"이라며 "5인 집합금지 지키고 며느리 노릇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지난해 추석에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맞는 두 번째 명절인 설 연휴를 앞두고 며느리들의 고심이 깊다. 정부의 5인 이상 집합금지 조치로 명절에 가족 모임이 축소되는 분위기지만, 가족 모임과 명절의 예를 고집하는 일부 어른들의 부름에 며느리들은 명절을 보내기도 전 한숨만 나오는 상황이다. 

이번 설 연휴(11~14일)에는 14일까지 연장된 정부의 방역 조치에 따라 5인 이상 집합금지 조치가 내려졌다.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도 시행하지 않고 버스·항공·KTX도 창가 좌석으로 예매를 제한하는 등 국민의 대이동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로나 설 연휴에 시댁에 가느냐 마느냐'에 대한 문제를 놓고 부부 간 불화도 이미 시작됐다. 현재 서울에서 거주하고 있는 B씨는 지난 추석에 경북 구미에 있는 시댁에 가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설 연휴에는 가려고 했다. 하지만 구미에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 불안한 마음에 시댁에 안 갔으면 하는 마음을 남편에게 표했다가 서로의 감정만 상해버렸다.

B씨는 "추석에 안 찾아뵌 것을 두고 시아버지께서 '다시는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하셔서 이번엔 가려고 했다. 그런데 코로나 확진자가 나와서 걱정된다"며 "시댁 어른들도 내려오지 말란 말은 없으시다"라고 말했다. 이어 "남편은 '구미에서도 집에만 있을 건데 왜 걱정하냐'며 '못내려 간다고 말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서로 얼굴만 붉혔다"며 "이 시국에 조심하는게 좋을 거 같다는 제 말에 남편은 공감을 못한다. 저에게는 미안한 마음이 전혀 없는가보다"라며 서운함을 토로했다.

5인 이상 집합 금지 조치가 시행되는 설 연휴 며느리들의 가장 큰 걱정은 차례 음식을 홀로 만들고 있을 시어머니에 대한 미안함이다. 사위들은 겪지 않아도 되는 고충이다. 친지들이 모이지 않아도 어김없이 차례상은 준비해야 한다는 시어머니의 말씀에 며느리들은 답답하기만 하다.

40대 C씨는 이번 설 연휴에 남편과 셋째 아들만 시댁에 가기로 했지만, 어머님의 말씀에 여간 혼란스러운게 아니다. C씨는 "차례는 지내야 하고, 저희 가족은 이미 5인(딸 둘, 아들 하나)이라 어쩔 수 없이 아들과 남편만 이번 설 연휴에 가게됐다"며 "차례 음식 준비를 혼자해야 하는 어머님께서는 '며느리 없이 아들만 와도 소용없다'고 하시더라. 아들은 차례음식을 왜 만들 수 없다고 생각하시는지 잘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여가부 가족 실천 캠페인 웹포스터 [사진=여가부] 2021.02.03 89hklee@newspim.com

이런 상황에서 여성가족부는 이번 설 연휴기간 '방역수칙과 평등한 가족문화로 안전한 설날 보내세요'라는 캠페인을 내걸며 방역수칙 준수와 평등한 가족 문화를 강조하고 있다. 

여가부가 이번에 내놓은 캠페인은 설 연휴 이동을 자제하고 방역 수칙을 철저히 준수해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되 가족이 평등하게 돌봄과 가사를 분담하는 명절 분위기를 조성하자는 내용을 담고있다. 자녀 돌봄과 음식 준비, 설거지, 청소 등을 남녀의 역할 구분 없이 함께 하고 고마움을 표현하며 서로를 존중하는 문화를 만들어가는 것을 지향한다.

하지만 오랜 세월 뿌리 깊게 내린 명절 풍습이 코로나 사태 1년으로 쉽게 바뀌지 않는 모양새다. 여전히 시댁 눈치를 보는 여성들의 사연은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코로나 사태로 온가족이 모여 음식을 장만하고 차례를 지내는 풍경이 다소 낯설어졌지만, 일방적으로 강조되는 가족 모임 문화와 며느리들의 역할만 강조하는 세태로 인한 스트레스를 낮추려면 가족 내 성평등 문화가 굳게 뿌리 내려야 한다.

지난해 12월 2일 한국건강가정진흥원이 개최한 온라인가족포럼에서 손서희 숙명여자대학교 교수는 "코로나19 이후 명절 문화는 변화하고 있으며, 부모와 자녀 간의 친밀감을 향상하고 민주적이고 성평등한 가족문화 조성 등을 통해 모든 가족구성원이 가족 간의 정을 느끼고 휴식을 경험할 수 있는 명절 문화가 조성될 수 있도록 가족서비스가 제공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 교수에 따르면 결혼에 대해 부정적으로 인식하거나 부모와 자녀의 관계에 좋지 않은 경우 가족보다 친구와 지인과 명절을 보내는 변화에 찬성하는 입장이다. 코로나19로 명절에 가족과 함께할 수 없는 상황에서 가족모임에 대한 입장이 갈린다면, 민주적이고 성평등한 가족문화 조성을 위한 노력이 더욱 필요하다는 의미다. 이번 설 연휴가 명절 문화 변화에 전환전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89hklee@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오늘 낮 최고기온 33도 무더위 [서울=뉴스핌] 최수아 인턴기자 = 월요일인 9일은 낮 기온이 최고 33도까지 오르는 무더운 날이 되겠다. 전국이 대체로 흐리다가 오후부터 맑아지겠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아침 최저기온은 18~21도, 낮 최고기온은 25~33도가 되겠다. 일부 경기내륙과 충청권내륙, 경상권내륙을 중심으로 최고 체감온도가 31도 이상으로 올라 덥겠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무더운 날씨를 보인 6일 오후 서울 중구 청계천에서 시민들이 양산을 쓰고 이동하고 있다. 2025.06.08 pangbin@newspim.com 이날 오전까지 경기북서내륙과 서해안, 남해안을 중심으로 짙은 안개가 끼는 곳이 있겠다. 해안에 위치한 교량과 강이나 호수, 골짜기에 인접한 도로에는 안개가 더욱 짙게 끼겠으니 유의해야 한다.  주요 지역별 아침 최저기온은 ▲서울 20도 ▲인천 19도 ▲수원 19도 ▲춘천 18도 ▲강릉 20도 ▲청주 21도 ▲대전 20도 ▲전주 21도 ▲광주 20도 ▲대구 20도 ▲부산 20도 ▲울산 18도 ▲제주 19도다. 낮 최고기온은 ▲서울 30도 ▲인천 26도 ▲수원 29도 ▲춘천 30도 ▲강릉 28도 ▲청주 31도 ▲대전 31도 ▲전주 31도 ▲광주 31도 ▲대구 31도 ▲부산 25도 ▲울산 27도 ▲제주 25도이다. 미세먼지는 전 권역이 '좋음'∼'보통'으로 예상된다. 바다의 물결은 동해와 남해 앞바다에서 0.5~1.0m, 서해 앞바다에서 0.5m로 일겠다.  geulmal@newspim.com 2025-06-09 06:30
사진
민정수석에 검찰 출신 오광수 변호사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이재명 대통령은 8일 검찰개혁 과제를 수행할 민정수석으로 검찰 특수부 출신의 오광수 법무법인 대륙아주 대표변호사(사법연수원 18기)를 임명했다. 오 수석은 제28회 사법고시에 합격해 사법연수원 18기를 수료했다. 이 대통령, 더불어민주당 정성호 의원 등과 동기다. 26년 동안 검찰에 재직한 특수통으로 꼽힌다. 오광수 대통령실 민정수석비서관 [사진=대통령실] 오 수석은 부산지검에서 첫 근무를 시작해 대전·서울·수원지검을 거쳐 1999년 대검 검찰연구관을 역임했다. 2001년 부부장검사로 승진해 제19대 광주지검 해남지청장을 지냈으며 서울지검 부부장검사, 인천지검 특수부 부장검사, 대검찰청 중수2과장,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 부장검사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2012년부터는 대구·청주에서 검사장을 지낸 뒤 2015년 법무부 범죄예방정책국장 근무를 끝으로 26년 간의 검찰공무원 생활을 마무리했다. 2020년부터는 법무법인 대륙아주의 대표 변호사로 활동해왔다. 검찰 재직 시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 분식회계 사건, 한보그룹 분식회계 사건,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김현철 씨 비리사건, 마우나 리조트 붕괴사건 등 굵직한 사건을 수사했다. 여권 일각에서 당초 오 수석이 검찰 개혁을 추진할 적임자인지 의문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 같은 특수부 검사출신인데다 2013년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이 대구고검장으로 재직할 당시 대구지검장을 지낸 이력 때문이었다.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이 같은 우려에 대해 "이 대통령은 정치 검찰의 가장 큰 피해자"라며 "오 수석의 사법 개혁 의지도 확인했다. 일부 우려하신 분들 걱정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1960년 전북 남원 ▲전주고 ▲성균관대 법학 학사 ▲성균관대 대학원 공법 박사 ▲사시 28회 ▲사법연수원 18기 ▲광주지검 해남지청장 ▲인천지검 특수부 부장검사 ▲대검 중수2과 과장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 부장검사 ▲대전지검 서산지청장 ▲수원지검 안산지청장 ▲청주지검장 ▲대구지검장 ▲법무부 범죄예방정책국장 ▲법무법인 대륙아주 대표변호사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객원교수 opento@newspim.com 2025-06-08 11:15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