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대책 중심으로 규제 완화도 논의
서울 집값 1%대 상승세 지속
개발 호재로 인한 집값 상승 우려
[서울=뉴스핌] 박우진 기자 = 정부가 25번째 부동산 대책 발표를 앞두고 다양한 방안들을 놓고 막판 조율에 들어갔다.
대책에는 고밀개발을 통한 대규모 주택 공급 방안을 중심으로 건축 및 대출 규제 완화가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주택 공급을 통한 시장 안정화가 목적이지만 실제 공급까지 시간이 걸리고, 상승장이 지속되고 있어 오히려 고밀개발 호재로 인식돼 집값 상승을 부추길 우려가 있다.
◆ 고밀개발 통한 공급에 방점...재건축·대출 규제 완화 가능성도
2일 정부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이르면 4일 발표될 예정인 부동산대책을 놓고 주택 공급대책 외에도 여러 방안들이 논의되고 있다.
부동산대책은 역세권과 준공업지역등의 고밀개발이 중심의 공급대책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공급대책 외에도 재건축 및 대출 규제 완화 등도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서울시에 적용중인 층고제한이 완화될 가능성도 있다. 현재 서울은 도시계획에 근거해 35층으로 층고제한이 이뤄지고 있다. 변창흠 장관은 장관 후보자 시절부터 주택 공급 방안으로 층고 제한 완화 가능성을 내비친바 있다. 역세권 용적률을 700% 상향하는 방안과 서울시 가로주택정비사업 층수완화가 시행될 예정이다. 층고제한 완화를 준공업지역이나 저층주거지에도 적용할 수 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서울 송파구 일대 아파트 단지. 2020.06.09 pangbin@newspim.com |
공공재건축에 한해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예외로 두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8·4대책에서 2025년까지 공공재건축으로 5만가구 공급을 목표로 했었다. 기부채납과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탓에 7개 단지만 사전컨설팅에 참여했다. 사업 활성화를 위해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어 규제완화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반면 민간재건축 규제 완화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민간재건축 규제 기조가 유지되는 상황이고, 규제 완화가 집값 상승을 촉발할 수 있기에 그렇다. 다만 공공재개발·재건축으로 공급에 한계가 있고 서울시장 출마 후보들이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 공약을 내놓고 있는 점은 변수로 꼽힌다.
대출 규제 완화카드가 나올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다. 현재 조정대상지역 기준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은 9억 이하 주택은 50%, 9억 초과 주택은 30%다. 대출규제로 무주택 실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이 어려워지면서 '영끌'과 '패닉바잉' 현상이 벌어져 가격 상승을 유발하는 악순환이 벌어졌다.
지난해 정부는 7·10 대책으로 부부합산 연소득 8000만원 이하 서민이나 생애 최초 주택 구매자에 한해 LTV와 총부채상환비율(DTI)을 10% 포인트 완화했지만 집값이 크게 오르면서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대출 규제 완화 논의는 지난 15일 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고위원회의에서 생애 최초 주택 구매자에 한해 LTV를 100%까지 지원하는 방안이 제기되면서 시작됐다.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도 LTV 규제 완화를 검토해보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국토교통부는 수요 억제와 집값 상승 우려로 대출규제 유지 입장을 보이고 있다.
◆ 지속되는 서울 주택 상승장... 공급 대책만으로는 한계
부동산 대책 발표를 앞둔 가운데 서울 주택 매매가격은 상승폭이 소폭 증가하는 등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월간KB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1월 서울 주택 매매가격은 전월보다 1.27% 올랐다. 지난해 12월 1.24%보다 상승폭이 커졌다. 전달인 11월 1.66%에 비해 상승폭은 낮지만 여전히 1%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서울의 매매가격전망지수는 127을 기록했다. 지수가 100을 초과하는 것은 향후 주택 매매시장의 상승을 예상하는 비중이 높음을 의미한다.
상승장이 지속될 것으로 보는 상황에서 주택 공급 대책이 시장 안정 효과를 가져오는데는 한계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오히려 고밀개발이 이뤄지는 지역과 주변에 개발호재로 작용해 집값 상승을 부추길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부동산 대책이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기존 주택들이 시장에 나오도록 양도세 완화 등 다른 정책 수단을 활용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공급 정책이 시장 완화 효과를 거둘 수도 있다"면서 "고밀개발이나 공공재개발·재건축은 시일이 오래 걸리는 만큼 기존 주택이 시장에 나오도록 양도세 완화등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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