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비서, 가족들 입장문 공개
[서울=뉴스핌] 김경민 기자 =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전직 비서가 박 전 시장에게 피소 사실을 사전 유출한 것으로 알려진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사퇴를 촉구했다.
박 전 시장의 전직 비서 A씨는 18일 피해자지원단체 및 공동변호인단을 통해 입장문을 내고 "남인순 의원은 '피해호소인'이라는 말도 안 되는 신조어를 만들어 명예를 훼손시켰고, 더욱 심각한 2차 가해가 벌어지도록 환경을 조성했다"며 "이제라도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고 의원직을 내려놓으라"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0.06.17 leehs@newspim.com |
A씨의 남동생 역시 "박 전 시장의 성추행과 자살로 시작된 우리 가족의 고통은 언제 끝일지 모르게 지속되고 있다"며 "박 전 시장이 자살한 날 미투 혹은 피소에 대한 사실을 알고 있었고 그것을 박 전 시장에게 전달한 김영순 전 한국여성단체연합 대표, 임순영 전 서울시 젠더특보, 남인순 의원 등 3명이 그날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또 "남 의원을 비롯한 김 대표, 임 특보로 인해 결과적으로 누나는 피해 사실을 증명하고 가해자의 사과를 받을 기회조차 잃게 됐다. 누나는 진정한 사과를 받고 싶을 뿐이었다"며 "그런데 누나와 같은 피해 여성의 인권을 지켜줄 것이라 철석같이 믿었던 사람들이 누나를 외면하고 입을 굳게 닫았다"고 지적했다.
A씨의 아버지도 "남인순, 김영순, 임순영이라는 사람들은 이 사건에 대해 검찰 발표 후 20일이 다 돼가도록 굳게 입을 다물고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 그 저의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지금이라도 3명은 합동 기자회견을 통해 피해자와 국민 앞에 사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A씨 가족들은 2차 가해 즉각 중단도 거듭 호소했다. A씨의 어머니는 "피해자는 하루에도 몇 번씩 '엄마, 내가 죽으면 인정할까'라는 말을 한다"며 "죽으면 또 악성 지지자들이 지가 잘못했으니까 죽은 것이라고 할 거라고 씩씩하게 살자고 겨우 달래놓는다"고 말했다.
이어 "인터넷상에서 실명과 실물 사진, 동영상까지 유포하며 온갖 수단으로 피해자를 공격하고 있다"며 "죽음으로 모든 책임을 회피한 그의 명예만 소중하고, 밝은 미래를 향해 꿈을 키워온 작고 작은 피해자의 명예는 이렇게 더렵혀져도 되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30일 A씨의 변호인 김재련 변호사가 한 여성단체 대표에게 지원을 요청하는 과정에서 박 전 시장의 성추행 혐의 피소 사실이 유출됐다고 발표했다. 남 의원은 이 과정에서 임순영 당시 서울시 젠더특보에게 이 사실을 전달했고, 임 특보가 최종적으로 박 전 시장에게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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