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현 미국 행정부의 코로나19(COVID-19) 백신 접종 속도를 두고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과 트럼프 대통령이 설전을 주고 받은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 관료들이 연내 백신 접종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30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관료들은 지난 3주 간 배급된 백신의 약 5분의 1만이 접종됐다며, 크리스마스 등 연말 연휴와 악천후, 복잡한 백신 접종 절차 등으로 인해 올해 의료인과 요양원 인력 및 거주자들에 대한 백신 접종이 계획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인디애나폴리스 로이터=뉴스핌] 김선미 기자 = 미국 인디애나주 인디애나폴리스의 인디애나 대학병원에서 의대생 애나 뢰슬러가 의료인에게 화이자-바이오엔테크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2020.12.24 gong@newspim.com |
당초 트럼프 행정부의 목표는 연말까지 2000만명 접종이 가능한 백신을 분배한다는 것이었는데, 백신 품질 검사에 걸리는 시간을 과소평가한 결과 내년 1월 초나 돼야 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료들은 인정했다.
백신 분배뿐만 아니라 분배 후 접종이 이뤄지는 데 더 큰 장애물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지금까지 총 1240만회분의 백신이 분배됐는데 접종 인구는 260만명에 그쳤다.
트럼프 행정부의 코로나19 백신 및 치료제 개발 지원 프로그램인 초고속작전 최고책임자인 몬세프 슬라위 박사는 기자들에게 "기대했던 것보다 접종 속도가 느리다" 며 "더 신속하게 더 많은 인구에 접종이 이뤄져야 했다"고 인정했다.
CDC 산하 국립면역및호흡기질병센터(NCIRD)의 낸시 메스니어 소장은 요양원 접종을 맡은 약국들이 2차 접종 물량 확보가 확실시될 때까지 1차 접종을 미루고 있고, 크리스마스 휴가로 인해 각 병원과 요양원에서 인력과 물자가 부족한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코로나19 백신은 새로 개발된 의약품으로 저장과 처리, 접종에 있어 다른 백신보다 복잡한 과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29일 언론 브리핑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코로나19 백신 보급 계획이 뒤처지고 있다"며 "내가 오랫동안 우려하고 경고했듯이 백신 보급과 접종 노력이 (트럼프 행정부가 목표만큼) 잘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현재 속도라면 모든 미국인 접종에 몇 년이 걸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연방 정부는 (이미) 백신들을 각 주에 분배해놓았다"면서 "이제 백신 접종 처리는 각 주 정부에 달려 있다"고 반발하며 주정부들을 향해 "행동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최근 수주 간 바이든 당선인 측근들은 각 주 정부에 맡기는 대신 연방정부가 더욱 직접 통제하는 방향으로 백신 분배 계획을 재편하기 위한 논의를 이어왔다.
하지만 정부 관료들과 의료 전문가들은 새해 휴가를 마치고 돌아온 의료기관과 약국의 인력이 백신 접종에 더욱 자신감이 붙으면 접종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g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