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문화·연예 문화·연예일반

속보

더보기

[컬처톡] 전쟁같은 삶을 버텨낼 용기가 필요하다면, '호프'

기사입력 : 2020년11월24일 17:10

최종수정 : 2020년11월25일 15:29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뮤지컬 '호프'가 간절하게 붙잡고, 삶을 버텨낼 무언가가 필요한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진다.

'호프'는 현재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재연 중이다. 코로나19로 인해 객석은 절반이 비었지만, 노련한 배우들, 서정적인 음악, 뭉클한 메시지가 끊임없이 관객들을 불러들인다. 초연의 호평을 이끈 오리지널 캐스트 김선영, 조형균, 고훈정, 이예은, 김순택 등이 다시 힘을 모았다. 김지현, 김경수, 최은실, 김려원, 진태화 등 새로운 얼굴들도 대거 합류했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2020 뮤지컬 '호프' 공연 장면 [사진=알앤디웍스] 2020.11.24 jyyang@newspim.com

◆ 노인의 얼굴을 한 뮤지컬의 여왕…매 순간이 '귀호강' 파티

뮤지컬 '호프'는 추레한 차림에 곧 80을 바라보는 노인 에바 호프(김선영)가 주인공이다. 그는 천재 소설가 요제프의 미발표 원고의 소유권을 두고 이스라엘 국립 도서관과 소송을 벌인다. 생전에 이방인으로 차별받던 요제프의 문학을 알아본 친구 베르트(김순택)는 호프의 어머니 마리(김려원)의 연인 사이였다. 우여곡절 끝에 호프의 손에 남겨진 원고K(조형균). 그는 마지막 법정에 나서는 호프에게 평생을 바쳐온, 원고를 지키는 일보다 중요한 일이 무엇인지를 묻는다.

김선영은 데뷔 20년이 넘도록 최고의 기량으로 '뮤지컬의 여왕'이란 찬사를 받아온 최고의 배우다. 그런 그가 초연에 이어 재연에도 돌아왔다. 추레하다못해 꼬질해보이는 미치광이 노인 분장은 불혹을 넘긴 여배우에게도 쉽지 않은 일. 극 내내 추한 얼굴 속에서도 그의 눈동자는 반짝이며 생동한다. 재판을 통해 호프의 과거를 되짚어나가기 시작하면, 김선영의 눈빛, 표정, 대사 하나, 넘버 한 소절이 가슴을 절절하게 울린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2020 뮤지컬 '호프' 공연 장면 [사진=알앤디웍스] 2020.11.24 jyyang@newspim.com

K역의 조형균은 '믿고 듣는 성대'를 유감없이 자랑한다. K는 호프가 지키는 '원고'를 사람으로 형상화한 관념 캐릭터다. 호프와 한 몸이 돼 호흡하면서도, 스스로를 태워 그의 내면을 들여다보게 한다. 과거 호프 역의 이예은, 베르트 역의 김순택, 엄마 마리 역 김려원, 카델의 이승헌까지. 적지 않은 작품들에서 활약해온 베테랑 배우들은 이번에도 시원한 '귀호강'을 선물한다.

◆ 아픈 역사 속 처참한 개인…전쟁같은 삶을 살아낼 용기가 없다면 

대부분이 예상하겠지만, 호프가 단순히 개인적인 상처로 '미치광이'가 된 것은 아니다. 이방인이었던 작가 요제프, 그리고 유태인이었던 베르트와 마리, 호프는 제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의 희생양이 된 체코인들이었다. 검열이 심해지자, 요제프는 마리에게 원고를 지켜달라 부탁하고 마리는 목숨보다 소중하게 연인과의 약속을 지킨다. 그 덕에 호프는 가장 사랑하는 엄마의 사랑을 원고에게 빼앗긴다. 원고를 보는 베르트, 베르트를 향한 마리, 마리를 바라보는 호프는 사랑하는 상대의 '빛나는 순간'을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한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2020 뮤지컬 '호프' 공연 장면 [사진=알앤디웍스] 2020.11.24 jyyang@newspim.com

베르트의 사랑을 잃은 마리는 그저 원고 하나만을 붙들고 세상을 버티다 떠난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호프조차 끔찍했던 어머니의 인생과 닮은 삶을 산다. 그토록 지독하게 원망했던 원고인데, 이게 없인 어쩐지 살아갈 자신이 없다. 간절히 원했던 무언가를 잃어버린 사람이라면, 남은 삶을 살아내기 위해 매달릴 무언가가 필요하다. 누군가에겐 그게 사랑, 돈, 자식, 혹은 부모님일 수도 있다. 모두가 하나쯤은 갖고 있는, 전쟁같은 삶을 버티게 해주는 이유들을 가만히 생각하게 한다.

그렇게 '호프'에는 각자가 그렇게도 매달리고 있는 '원고'보다 더 중요한 건 너 자신이라는, 조금은 흔하지만 가치있는 메시지가 담겼다. 관념 캐릭터 K의 등장을 비롯해 모든 것이 새롭지는 않다. 그래도 교훈은 있다. 80년 가까이 살았어도, 에바 호프가 빛날 기회는 여전히 남아있다. 최종 판결과 호프의 마지막 선택을 지켜보며 스스로를 사랑할 작은 용기를 얻게 된다면, 이 뮤지컬의 가치는 충분하다. 내년 2월 7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공연.

jyyang@newspim.com

CES 2025 참관단 모집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코스트코, 한국 순이익 67% 미국 본사로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미국계 창고형 할인점 코스트코가 한국에서 거둔 연간 순이익의 60% 이상을 배당금으로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코스트코 한국 법인인 코스트코코리아가 공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이번 회계연도(2023년 9월∼2024년 8월) 영업이익이 2186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회계연도보다 16%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미국 대형 유통 업체 코스트코 매장 앞에 생필품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이 대기 중이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같은 기간 매출은 6조5301억원으로 8%가량 증가했고 당기순이익은 58% 급증한 2240억원을 기록했다. 이번 회계연도 코스트코코리아의 배당금은 1500억원으로, 당기순이익의 67%에 이른다. 지난 회계연도에서도 코스트코코리아는 당기순이익(1416억원)을 뛰어넘는 2000억원(배당 성향 141.2%)의 배당금을 지급한 바 있다. 코스트코코리아는 미국 본사인 코스트코 홀세일 인터내셔널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서울, 인천, 경기 등 전국에 19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임직원 수는 7351명이다. 미국 본사가 챙기는 배당금은 1000억원이 넘지만, 정작 한국 기여도는 낮은 수준에 불과하다. 이번 회계연도 코스트코코리아의 기부액은 12억2000만원으로 지난 회계연도(11억8000만원)보다 3.5% 증가하는 데 그쳤다. 미국 본사가 가져갈 배당액의 1%에도 못 미치는 액수다. nrd@newspim.com  2024-11-19 14:32
사진
해임이라더니…김용만 김가네 회장 복귀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성범죄 혐의로 입건된 분식프랜차이즈 '김가네'의 김용만 회장이 대표이사직에서 해임됐다가 다시 복귀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김용만 회장은 지난 8일 아들인 김정현 대표를 해임하고 대표이사직에 올랐다. 김 회장의 아내인 박은희씨도 사내이사 등록이 말소됐다. 해당 내용은 지난 11일 등기가 완료됐다. 김가네 김용만 회장. [사진= 뉴스핌DB] 김 회장은 직원 성범죄 사건으로 인해 지난 3월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나고 아들인 김정현씨가 대표이사를 지냈다. 그런데 최근 아들인 김 전 대표와 아내 박씨와 김 회장 간 경영권 분쟁이 촉발되면서 스스로 대표이사직에 다시 오른 것으로 관측된다. 김 회장은 김가네 지분 99%를 소유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가네 관계자는 "아직 정리가 되지 않아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앞서 김용만 회장은 지난 7월 준강간치상과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로 입건돼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 또한 김 회장은 사내 경리 담당 직원을 통해 회사명의 계좌에서 수억 원 상당을 자신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계좌로 빼돌렸다는 횡령 의혹도 받고 있다. 이번 사건은 김 회장과 이혼소송을 진행 중인 아내인 박 씨의 고발로 알려졌다. romeok@newspim.com 2024-11-18 16:59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