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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 유네스코 유산되면 中견제 해결?…복식 등재 쉽지 않은 이유

기사입력 : 2020년11월19일 08:57

최종수정 : 2020년11월19일 08:57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 조건…국가 관리 문화재로 지정돼야
전문가 "'한복'보다 침선장·누비장 유네스코 등재 가능성 높아"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9년 전 중국이 '아리랑'을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되자마자 우리 정부와 민간 단체가 힘을 모아 '아리랑'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하면서 한국의 문화로 지켜냈다. 최근 '한복 동북공정'이 기세를 부리는 가운데, 한복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해 우리 문화로 널리 알리는 일은 불가능할까.

◆ 中, 한류 열풍 견제…김치·한복 중국 문화로 우기기 '동북공정' 작동

중국 정부는 2002년부터 중국 동북 쪽 영토 안의 모든 역사와 문화는 중국사라고 주장하는 '동북공정' 프로젝트를 5년간 추진했다. 이후 주춤하는듯했으나 최근 중국 방송 프로그램에서 아리랑, 부채춤, 김치 담그기, 한복이 조선족의 문화이기 때문에 중국의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문화판 '동북공정'이 작동되는 것 아니냐는 시선이 나온다.

그러면서 중국이 문화 콘텐츠로 세계적인 영향력을 가진 한국을 견제하고 있다는 해석도 뒷따른다. 최근 방탄소년단이 빌보드 차트를 석권하고,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의 영예를 거머쥐는 등 한류 콘텐츠에 대한 국제적인 평가가 긍정적이기 때문이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수습기자 =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궁에서 열린 '영추문 43년 만에 전면개방' 행사에 앞서 공연을 하고 있다. 영추문 개방으로 경복궁을 동서남북 모든 방향에서 출입할 수 있게 되었다. 2018.12.06 pangbin@newspim.com

얼마 전 온라인에서는 중국 네티즌과 한국 네티즌 사이에서 '원조 한복' 문제를 두고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졌다. 중국 모바일 게임 '샤이닝니키'의 한국판에 한복 아이템이 등장하자 중국 네티즌이 이를 보고 "이는 한국의 한복(韓服)이 아니라 명나라 시대의 '한푸(漢服)'이며, 이는 조선족의 고유 의상"이라고 주장하면서다. 이에 한국 네티즌들은 "한푸가 아니고 한복"이라며 "한푸는 고려시대에 핫했던 고려양(고려복장)을 갖고 변형해 만든 옷이다. 중국이 동북공정 사업으로 복원해 더 한복같이 만든게 지금의 한푸"라고 맞받아치면서 갈등은 치솟았다.

결국 '샤이닝니키'는 한국 서비스를 중단하기로 결정했고, 게임사 측은 중국 정부의 입장과 함께한다고 밝히면서 한국인들의 분노를 샀다. 샤이닝니키 측은 "최근 전통 의상 문화에 대한 논란을 깊이 주목하고 있으며 중국 기업으로서 우리의 입장은 항상 조국과 일치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고 싶다"며 중국 중심의 세계관으로 일관했기 때문이다.

한복 전문가는 "중국 사람들이 최근 온 사방에 널린 나라의 문화를 자기네 것이라고 우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자신의 문화라면 미화할 필요가 없는데 최근 중국 방송을 보면 한복, 아리랑 등을 자신의 문화라고 주장하면서 미화한다"며 "중국의 고대사에서 고구려를 미화한 것을 보아 그만큼 고구려가 강한 국가였다는 것을 인정하는 거고, 그래서 자신의 영토라는 것을 더욱 고집하고 싶은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 유네스코 등재 조건, 국가지정문화재·시도지정문화재 지정

19일 오후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2018 F/W 헤라서울패션위크 한복 컬렉션 오프닝 행사에서 김혜순 디자이너(가운데)와 모델들이 화려한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뉴스핌DB]

한국 정부와 민간 협회는 앞서 '아리랑'을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시킴으로써 우리 문화를 지켜낸 사례가 있다. 2011년 조선족의 '아리랑'을 국가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하려는 중국의 심상찮은 기류에 우리 정부와 민간 단체는 힘을 합쳐 '아리랑'을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에 서둘러 등재 신청했다. 이 노력으로 2012년 12월 6일 유네스코 파리 유네스코 본부에서 열린 제7차 무형유산 보호를 위한 정부간위원회에서 만장일치로 '아리랑'의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등재가 결정됐다.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에 등재하려면 우선 국가지정문화재나 시도지정문화재로 지정돼야 한다. 현재 한복은 국가지정문화재나 시도지정문화재로 지정돼있지 않기 때문에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할 수 있는 조건에 못 미친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현재 한복을 문화재로 지정할 계획은 없다"면서 "한복을 유네스코 문화재로 등록하려면 우선 한복 자체를 국가지정문화재나 시도지정문화재로 등록하거나 누비장, 침선장 등을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록해 한복이 한국의 것임을 알리는 방법도 있다"고 설명했다.

전국 대부분에서 맑은 날씨와 미세먼지 농도 '좋음'을 보인 9일 오후 외국인 관광객들이 경복궁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2018.05.00 [사진=뉴스핌DB]

현재 등재된 한국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은 △종묘제례 및 종묘제례악(2001) △판소리(2003) △강릉단오제(2005) △강강술래(2009) △남사당놀이(2009) △영산재(2009) △제주칠머리당영등굿(2009) △처용무(2009) △가곡(2010) △대목장(2010) △매사냥(2010, 11개국 공동등재) △택견(2011) △줄타기(2011, 공동등재) △한산모시짜기(2011) △아리랑(2012) △김장문화(2013) △농악(2014) △줄다리기(2015) △제주해녀문화(2016) △씨름(2018, 남북공동등재)이다. 오는 12월 14일 '연등회'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최종 등재가 결정된다. 

문화재청은 올해 연등회에 이어 추후 '한국의 탈춤'(2022)과 한국의 '장 담그기'(2024)를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할 계획이다. '장 담그기'는 지난해 1월 모든 한국 전역에서 세대 간 전승되며 각 가정을 중심으로 이어지는 생활관습이자 문화라는 점에서 특정 보유자나 보유 단체를 인정하지 않고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됐다.

익명을 요구한 한복 전문가는 "한복의 범위가 넓기 때문에 무형유산으로 특정하기 어렵다. 다만, 왕이나 왕비의 복식 혹은 무덤에서 발굴한 의복 등 특별한 의미가 있는 옷의 경우 민속문화재로 지정돼 있다"고 설명했다. 덕온공주의 당의, 조선 후기 문신 심동신이 큰 행사에 입던 금관조복, 광해군과 광해군 비 유씨, 궁중의 정 5품 상궁이 입었던 의복 4점 등이 국가민속문화재로 지정돼 있다.

◆ 복식 문화재, 유네스코 등재 한계…"침선장·누비장 등재는 고려해볼 만해"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14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2019 아세안 위크' 개막식에서 아세안 10개국 대표 패션 모델들이 공연을 펼치고 있다. 아세안위크는 한·아세안(ASEAN) 대화관계수립 30주년 및 한·아세안센터 설립 10주년을 축하하고 올 11월 부산에서 개최되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성공을 기원하기 위한 복합문화 행사다. 2019.06.14 mironj19@newspim.com

복수의 한복 전문가들은  한복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하기 위한 노력은 한국 홍보에 도움이 되지만, 나라마다 존재하는 전통 복식을 인류가 보존해야 하는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입을 모은다.

현재 유네스코 유산 중 의복과 관련한 문화재의 등재 사례는 없다. 한산모시짜기 등 옷을 만드는 무형유산은 등재돼 있다. 북한이 올해 '조선옷차림풍습(한복)'으로 유네스코 무형유산위원회 산하 평가기구 심사를 받았지만 등재 불가 권고를 받았다. 

박민재 성균관대학교 의상학과 교수는 "나라마다 전통 복식이 있는데, 이를 모두 유네스코 유산으로 등재할 수 없다. 그래서 한복을 유네스코 유산으로 등재하는 건 현실적으로 힘든 일"이라며 "음식은 지역이나 가문에서 내려온 특정한 문화지만, 전통 복식은 나라마다 일방적인 방법으로 옷을 짓는 거라 전 세계가 보존해야 하는 문화유산의 의미로 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복을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한 노력은 한복이 한국의 전통 복식임을 전 세계에 알리는 방법이 될 수는 있다"며 "한국이 한복을 유네스코 등재하려는 이유를 해외서 궁금해 할 거고, 그 과정에 중국과의 잡음도 있다는 사실도 전할 수 있다"고 첨언했다.

또한 박 교수는 "한복이 국가지정문화재나 시도지정문화재로 지정돼 있지 않지만, 한복을 짓는 기술인 침선장은 무형문화재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한복을 알리게 된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한국의 한복을 알릴 때 '세계화'에 대한 표현은 피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몇 년 전부터 우리 나라는 '세계화'를 외치고 있다"며 "외국인들이 보기에 '한식의 세계화'나 '한복의 세계화'를 이상하게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통 문화를 알리는 것은 좋은데, 외국에서는 웃음거리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세계화'는 조심해서 써야 하는 표현이다"라고 했다.

89hk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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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m '고도제한' 양천구 울다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고도제한 기준 개정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갑작스러운 고도제한으로 재건축에 큰 제약을 받게 된 서울 양천구 목동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반면 그동안 대부분의 면적이 제한을 받던 강서구 주민들은 이번 조치를 환영하면서 서울시와 정부 모두 곤란한 상황에 처한 모습이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공항 고도제한 국제기준 개정안 내용. [그래픽=김아랑 미술기자] ◆ "이제 재건축 막 올랐는데"… 90m 고도제한에 목동 주민들 뿔났다 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오는 4일 ICAO 국제기준 개정안이 발효되면서 이에 따른 수혜 및 피해지역 간 온도차가 극명히 엇갈리고 있다. ICAO는 국제 민간항공 항공기술·운송·시설 등을 관할하는 유엔 산하 전문기구다. 올 4월 ICAO는 2030년 11월 시행을 목표로 고도제한 국제기준 개정안을 시행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현재 일률적으로 제한하고 있는 장애물 표면을 향후에는 침투금지표면과 평가표면으로 이원화하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공항 주변 지역은 '공항시설법'에 따른 장애물 제한 표면지역으로 설정돼 건축물을 높게 지을 수 없었다. '제한표면'(OLS) 규정에 따라 안전 운항을 위해 항공기 성능이나 비행 절차를 고려하지 않고 건축물 높이를 획일적으로 규제해서다. 활주로 반경 4㎞ 이내 건물은 45m를 초과하지 못해 13층 이상의 아파트를 짓기 어려웠다. 이 때문에 노후 주거지의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에도 걸림돌로 작용했다. 앞으로는 이를 '금지표면'(OFS)과 '평가표면'(OES)으로 이원화한다. 금지표면은 항공 안전에 직접 영향을 주는 절대적 금지구역이다. 평가표면은 건물 높이를 규제한 금지 표면을 축소하고, 항공학적 검토를 거쳐 건축물 높이를 탄력적으로 바꿀 수 있는 곳이다. 공항별 여건에 따라 평가표면을 축소하거나 완화하는 것도 가능하다. 개정안상 평가표면은 현행 기준보다 확대된다. 국내에 적용되면 김포공항 반경 약 11∼13㎞ 내가 평가표면으로 분류돼 45·60·90m 등으로 고도를 제한할 수 있다. 이 경우 원래는 고도제한 대상에 해당되지 않았던 양천구는 영등포, 마포, 부천 등이 평가표면에 포함된다. 고도제한 요건 수정으로 가장 마음이 급해진 건 목동신시가지 소유주들이다. 현재 1~14단지 모두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른 6단지는 최고 49층, 7단지는 최고 60층을 목표로 정비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최고 층수가 49층이면 높이로는 약 180m이므로 90m 고도제한이 설정되면 설정 범위내 모든 건축물은 30층 이하로만 지어야 한다.   목동 14개 단지 재건축 조합 등으로 구성된 '목동 재건축 연합회'(목재련)은 이달 28일 ICAO 개정안에 대한 반대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상용 목재련 회장은 "항공기술 발전에 따라 규제가 완화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개정안은 주민들의 오랜 염원을 짓밟는 퇴행적 조치"라며 "이는 주민들의 주거환경 개선 기회와 재산권을 사실상 봉쇄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개정안이 현실화되면 목동 재건축 사업의 동력이 상실되고 수도권 전체 도시 재생의 미래를 암울하게 만드는 재앙이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국토부에 김포공항 이전 재검토나 ICAO 개정안에 대한 공식 반대 입장 표명을 요청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개정안 국내 도입 시 항공기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면서도 합리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방안을 찾을 계획"이라며 "안전을 최우선으로 확보하고, 국내공항 여건과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 "재산권 행사 좀 하자"는 강서구… 중간에 낀 서울시 '난감' 양천구와 반대로 강서구는 ICAO 개정안에 대한 환영 입장을 보이고 있다. 강서구는 현재 전체 면적의 97.3%가 고도제한 구역으로 설정돼 있다. 관련 규정이 개정되면 절대적 금지표면 대비 조건부 평가에 따라 건물을 높이 올릴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지면서 지금보다는 높은 층수로 정비사업이 가능하다. 진교훈 강서구청장은 지난달 고도제한 완화 관련 세미나를 열고 "1958년 김포국제공항 개항 이후 강서구는 도시 발전과 재산권 행사에 심각한 제약을 받아왔다"며 이번 국제기준 개정이 강서구 56만 주민의 염원을 담아 합리적이고 조속하게 추진되기를 기대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서울 내 자치구가 상반된 처지에 놓이면서 서울시도 향후 정책 방향을 고심하는 모습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30일 목동6단지를 방문해 재건축 속도를 높인다면 ICAO 개정안 적용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목동 재건축 단지가 개정안 시행이 예정된 2030년 안에 사업시행계획인가 단계까지 모두 마친다면 제도 변경 사정권에 들어가지 않을 것이란 주장이다. 오 시장은 "아직 고도제한 개정 관련 세부 내용이 완전히 확정된 것이 아니다"라며 "8월부터 ICAO와 국토부 사이 소통을 통해 최종 규정안 협상까지 1년 정도 더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토부가 재건축이 진행되는 지역의 재산적 피해가 발생하는 방향으로 결정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서울시 또한 재건축 추진 단지가 손해 보는 일이 없도록 강력히 건의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전문가 사이에선 고도제한 관련 규정 개정과 재건축 사업 사이 균형점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정비사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주택 공급량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 지역 전체의 자산 가치와 지방세수 증가, 인구유입 등에 효과가 있으나 그 과정에서 비행 안전에 부정적 영향을 초래해선 안 된다는 이유에서다. 김영록 신라대 항공운항학과 교수는 "제한된 면적 하에서 재건축·재개발 사업의 경제적 타당성 저하는 해당 지역 개발의 결정적 장애요소로 작용하고, 장애물제한표면 하에서의 법규상 각종 제한까지 더해지면 지역 노후화의 대표 원인이 될 수 있다"며 "고도완화가 없이 특정 지역 전체의 경제적 이익이 상실된다면 항공항적 검토를 바탕으로 한 고도제한 규정을 손볼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성환 한국항공우주법연구소 대표는 "일본과 대만은 도심에 있는 비행장 주변의 공역을 재설계함으로써 국민의 재산권을 보장하는 동시에 비행안전을 추구하고 있다"며 "항공기와 관제 기술의 급속한 발달을 따라잡지 못하는 구식 정책을 업그레이드해야 할 시점"이라고 제언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2025-08-01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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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 공모' 이상민 前 장관 구속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12·3 비상계엄' 당시 특정 언론사에 대한 단전·단수를 지시한 혐의 등을 받는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정재욱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이 전 장관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죄를 범했다고 인정할 상당한 이유가 있고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1일 영장을 발부했다.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사진=뉴스핌DB] 특검은 지난달 28일 내란중요임무종사,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위증 등 혐의로 이 전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은 이 전 장관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불법적인 계엄 선포를 사실상 방조하고, 특정 언론사에 대한 단전·단수 지시를 전달해 국민의 생명·안전권을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특검은 이 전 장관이 행안부 장관으로서 외청 기관장인 소방청장 등에게 의무 없는 단전·단수를 지시한 행위가 직권남용에 해당한다고도 봤다. 특히 이와 관련해 특검은 그가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사건 변론기일에 나와 단전·단수를 지시한 적이 없다고 발언한 것을 위증이라고 판단해 이 혐의도 적용했다. 그동안 이 전 장관은 혐의를 전면 부인해 왔다.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단전·단수 등 지시를 받은 적이 없으며, 행안부에는 소방청에 대한 지휘 권한이 없다는 것이 이 전 장관의 주장이었다. 특검은 이 전 장관의 주장을 반박하고 구속 수사 필요성을 주장하기 위해 160장의 파워포인트(PPT)를 준비하고, 앞서선 300여쪽의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특검이 이 전 장관의 신병을 확보하면서 한덕수 전 국무총리 등 다른 국무위원들에 대한 수사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 전 장관 구속은 이른바 '안가(안전 가옥) 회동 의혹' 관련자 중 첫 신병 확보인 만큼, 일각에선 특검이 근시일 내 나머지 안가 회동 멤버에 대해서도 소환조사를 진행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안가 회동 멤버는 이 전 장관과 김주현 전 대통령실 민정수석비서관,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이완규 전 법제처장이다. 이들은 윤 전 대통령의 법률가 출신 최측근으로, 계엄 해제 이후 안가에 모여 계엄 직후 수습 방안을 논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hyun9@newspim.com 2025-08-01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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