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만나 의견 교류
비건 "북미대화 경험, 차기 행정부로 이어지게 최선"
[서울=뉴스핌] 김현우 기자 = 더불어민주당 한반도 태스크포스(TF) 단장 자격으로 미국을 방문한 송영길 의원(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은 18일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지지자들을 통합시키기 위해서라도 트럼프 행정부 정책을 일부 수용할 것"이라면서 "그 중 상징적으로 싱가포르 회담을 수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송 의원은 이날 뉴스핌과 주고 받은 문자메시지에서 "이미 민주당 의원 51명과 공화당 의원 1명이 판문점 선언과 싱가포르회담을 승계한 한반도 종전선언 결의안에 서명해 제출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7200만명에 달하는 트럼프 지지자들을 통합시키기 위해서도 상징적으로 트럼프의 정책 중 존중할 만한 것을 선택해야 한다. 그것이 싱가포르 회담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민주당 한반도 TF 소속 방미 대표단은 17일(현지시간) 미 국무부 청사에서 스티브 비건 국무부 부장관과 면담을 가졌다. 이날 오후 2시부터 진행된 면담은 예정보다 50분이 길어져 80분 가량 진행됐다. 양측은 한반도 정세 및 향후 북미협상의 전망을 폭넓게 논의했다.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은 면담에 앞서 "북미 협상에 있어 한국 정부가 보여준 협조와 지지에 큰 감사를 드린다"고 밝혔다.
[사진=더불어민주당 제공] 송영길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이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윤건영 의원, 최광철 미주민주참여포럼(KAPAC) 대표와 함께 브래드 셔먼 미 하원의원과 지난 16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 레이번 빌딩에서 면담 자리를 가졌다. 미 하원 외교위원회 아태소위 위원장을 지낸 셔먼 민주당 의원은 차기 외교위원장으로 유력한 인물로 꼽힌다. |
한반도TF 단장을 맡은 송 의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보여준 대북 관여정책은 고립된 북한을 국제사회로 끌어낸 의미 있는 첫발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차기 미국 행정부에서도 이러한 노력을 지속하고 6·15 남북정상회담과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이 이정표가 되어 한국과 미국 모두 어느 정부라도 상관없이 남·북·미 관계 발전을 이끌어나가길 바란다"고 말했고, 이에 비건 부장관도 적극적으로 공감을 표했다.
송 의원은 특히 "북한과 대화하는데 있어 '탑다운'과 '버텀업' 두 방식 간 상호조화가 필하다"고 강조했다. 비건 부장관은 "무엇이든지 문제를 해결하려는 자세가 중요하며, 두 방식 간 상호보완의 필요성에 공감한다"고 답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 부속실장으로 2000년 6·15 남북정상회담을 수행한 김한정 의원은 당시 경험을 말하며 "2000년 남북정상회담 성공과 성과의 배경에는 현대그룹의 대북투자라는 '비즈니스'적인 요소가 기여했던 것에도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지금은 핵개발에 따른 엄격한 대북제재가 존재하기에, 비핵화 협상에 북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함께 '당근'을 주는 방식을 연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 DC를 방문 중인 송영길 국회 외통위원장 등 더불어민주당 한반도TF 대표단이 17일(현지시간) 매릴린 스트릭랜드(Marilyn Strickland) 연방 하원의원 당선인과 만찬 간담회를 갖고 있다. 대표단은 이 자리에서 대북제재, 남북협력, 북미관계 등 다양한 현안에 대해 논의를 진행했다. [사진=송영길 의원실 제공] |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국정상황기획실장을 지낸 윤건영 의원은 "지난 3년간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준 비건 부장관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며 "차기 행정부의 북미 관계는 실패한 하노이가 아닌 싱가포르 회담에서 출발해 국가대 국가의 합의가 이행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비건 부장관은 "하노이 회담의 실패 이후 북한과 협상하는데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지만 북핵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희망과 확신을 가지고 있다"며 "지난 북미대화의 경험와 교훈이 다음 행정부까지 이어지고, 향후 북미협상이 지속해서 충실히 진행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대표단에 따르면 비건 부장관은 미국 의회에서도 초당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앤디 김, 브래드 셔먼 연방 하원의원은 전날 한반도TF 방미 대표단과의 면담에서 비건 부장관에 대해 우수한 평가를 하며 그의 경험과 의견을 새로운 정권 인수팀도 참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앤디 김 하원의원은 "한반도 비핵화 정책은 초당적인 지지를 기반으로 해야 한다"며 "미국 민주당 상·하원 의원들 사이에서도 비건 부장관의 경험을 수용해야 된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 한반도TF 방미대표단은 오는 20일까지 미국에 머무르며 워싱턴 DC 미국 연방 상·하원 의원, 당선인들과의 면담 등 다양한 채널로 문재인 정부의 입장을 미국 측에 적극 전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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