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급 시장점검회의→내부 간부회의로 한 단계 낮춰
은행, 외화유동성 역시 평균 100% 이상…기준치 이상
[서울=뉴스핌] 김진호 기자 =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당선 확정에 따른 미 대선 불확실성 해소에 금융당국이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다. 4년 전 도널드 트럼프 당선 당시 겪었던 금융시장 패닉과 이번에는 시장이 연일 차분한 모습을 보이는 영향이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미국 대통령 선거가 마무리된 9일 오전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22.13포인트(0.92%) 오른 2,438.63에 개장했다. 코스닥 지수는 9.03포인트(1.08%) 오른 845.81에 장을 시작했고 달러/원 환율은 0.4원 내린 1,120.0원에 출발했다. 이날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 관련 기사를 보며 업무를 하고 있다. 2020.11.09 alwaysame@newspim.com |
특히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시 가장 문제가 되는 은행의 외화유동성이 충분한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불복' 선언에 따른 향후 불확실성 증대 가능성 속에서도 시장 변동성이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고 금융당국이 판단하는 이유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국 대선 혼란에도 금융시장이 안정화된 모습을 보임에 따라 금융당국 내부에는 "급한 불은 껐다'는 안도감이 커지고 있다.
앞서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등 금융당국은 미국 대선 개표가 시작된 4일부터 사흘 연속 '금융시장 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했다. 개표 중지 등 미국 대선 여파가 심상치 않다는 판단에서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을 비롯해 최훈 금융위 상임위원, 김태현 금융위 사무처장 등이 직접 회의를 주재해 시장 상황을 긴급 점검했다.
하지만 전날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당선이 확정되며 금융당국은 대응 수준을 한 단계 낮추는 분위기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고위간부가 주재하고 주요 유관기관이 참석했던 시장 점검 회의를 내부 간부회의로 한 단계 낮췄다"며 "시장 변동성이 커지지 않는 한 이 체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지난주(2일~6일) 미국 대선 상황 속에서 코스피는 6.6% 상승했다. 같은 기간 환율은 하락했고 국가 신용 위험도를 보여주는 CDS프리미엄도 낮아졌다.
특히 우려됐던 은행의 외화유동성 역시 건전한 것으로 평가된다.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릴 경우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달러 조달 이슈다. 과거 4년 전 트럼프 대통령 당선 당시 환율이 급등하며 외화유출 조짐이 감지되자 금융당국과 은행권은 긴급 유동성 점검에 나선 바 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현재 대다수 시중은행의 평균 외화유동성 커버리지 비율(LCR)은 100% 이상이다. 이는 당국의 규제(70%)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은행권 역시 '달러 부족' 현상을 우려하지 않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속된 '학습효과'가 있고 미국 대선에 따른 혼란 역시 이미 예상된 수준이라는 평가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미국 대선 이슈는 이미 시장에 선반영된 경향이 크다"며 "일각에서 우려하는 외화유동성 문제가 생길 수준은 아니다"고 전했다.
다만 금융당국은 향후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불복에 따른 불확실성 확대 부분은 좀 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은행의 외화유동성 부분은 수시로 들여다 보겠다는 계획이다.
금융당국의 또 다른 관계자는 "외화유동성은 현재 충분한 수준이지만 향후 사태가 불안정해질 가능성도 있는 만큼 수시 점검 체계를 운영할 계획"이라며 "주가나 환율 급등락 사태에도 정해진 컨틴전시 플랜에 맞춰 대응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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