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기준 200~300억 적자낼 듯
화물수송 나선 LCC, 운임 하락 불안
4분기 화물운임 상승·자가격리 면제 '기대'
[서울=뉴스핌] 강명연 기자 = 대한항공 실적 발표로 항공업계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비용을 절반으로 줄이는 동시에 화물 운송을 극대화했지만 이익은 2분기 대비 큰 폭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전 분기 대한항공의 선방을 좇아 화물운송을 늘렸던 항공업계는 화물 이익 역시 2분기에 못미칠 것으로 예상되면서 여객 회복만을 손꼽아 기다리는 상황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 3분기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76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94% 감소했다. 증권업계 추정치(357억원)의 20% 수준이다. 매출액은 53% 감소한 1조5508억원으로, 추정치(1조7532억원)에 역시 못미쳤다.
대한항공 A330 여객기에 화물이 실리고 있다. [사진=대한항공] |
이번 실적은 2분기와 비교하면 크게 부진했다. 대한항공은 2분기부터 2개 분기 연속 영업비용을 약 3조원에서 1조5000억원 수준으로 절반 가량 줄였지만 전혀 다른 성적표를 받아든 것이다.
전 분기 대비 화물사업 운임이 감소하면서 수익성이 악화한 영향이 주효했다. 매출액이 17% 감소한 1조원인데, 수송량은 6% 증가한 반면 운임이 22% 감소했기 때문이다. 2분기부터 화물기를 100% 가동하고 있기 때문에 공급이 어려운 상황에서 운임 하락이 매출 감소로 이어졌다. 국내 항공사들의 화물기 공급 증가도 일부 운임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연결 기준 실적은 적자를 기록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별도 기준 흑자폭이 예상치에 크게 못미친 데다 호텔부문 손실 3000억원을 감안하면 200~300억원 수준의 영업적자가 예상된다고 증권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호텔사업 손실 반영에 대해 "LA윌셔그랜드호텔은 컨벤션호텔이기 때문에 기업 행사 등의 유치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직접 운영이 아닌 지분투자 방식이기 때문에 자산가치가 현금창출 능력 기반이기 때문에 보수적으로 손실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시대에 화물사업으로 항공업계의 대안을 제시했던 대한항공이 3분기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업계 내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3분기 적자가 예상되고 있고,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앞다퉈 화물사업을 확대한 저비용항공사(LCC) 역시 화물사업에서 이익을 내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진에어는 지난달부터 LA, 방콕, 칭다오 등으로 화물운송을 하고 있다. 국내 LCC 가운데 미국 본토에 화물을 운송하는 것은 진에어가 처음이다. 티웨이항공 역시 여객기 2대를 화물 전용기로 전환해 호치민과 동남아 등으로 화물사업에 나섰다. 제주항공도 B737기종을 개조해 화물 수송에 뛰어들었다.
제주항공 여객기 내 화물 탑재 시연 [사진=제주항공] |
하지만 LCC들은 화물운송 규모가 작아 수익으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항공기를 세워두는 것보다 띄우는 것이 손실을 줄이는 방법이기 때문에 화물운송에 뛰어든 측면도 있다"며 "3분기에는 운임 조정도 진행됐기 때문에 이익을 낼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3분기 화물 공급이 일부 늘어나면서 낮아졌던 운임이 성수기인 4분기부터 상승세인 점은 긍정적이다. 최근에는 컨테이너선 공급 부족으로 해상 운송 물량이 항공 운송으로 전환되면서 수요가 늘어나는 데다 하반기 글로벌 항공업계 구조조정 등으로 공급은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화물과 별도로 여객 수요 회복도 절실한 상황이다.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여객 수요가 회복되기 전에는 항공업계가 이익을 내기 힘들다. 일부 국가에서 트래블 버블(자가격리 면제)을 추진하고 있어 여객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화물기 물량이 80%가 넘게 차면 운임이 확 올라가는데, 현재 가격이 높게 형성되고 있어 긍정적이고, 아이폰이 출시되면서 중국에서 미주로 가는 IT 완제품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트래블 버블은) 정부 간 협의가 필요한데, 싱가포르, 대만, 홍콩 등을 대상으로 긍정적으로 검토되고 있다"고 말했다.
unsa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