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산행 시 마스크 착용…뒤풀이 등 하산 후 식사 피해야"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올해 추석 연휴가 단풍 시작 시기와 맞물리면서 산을 찾는 등산객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인파가 몰리면서 자칫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일 민간기상업체 케이웨더에 따르면 지난달 30일부터 오는 4일까지 5일 동안 이어지는 추석 연휴에 설악산을 시작으로 주요 산에서 단풍이 시작된다.
산 정상부터 20%가 붉게 물드는 첫 단풍은 설악산에서 지난달 26일 본격 시작됐다. 지난 1일에는 오대산이 붉게 물들기 시작했다. 이어 7일 치악산, 10일 지리산, 12일 월악산, 16일 북한산, 17일 한라산, 18일 내장산, 19일 계룡산, 22일 무등산 등에서 첫 단풍이 시작된다.
강원도를 시작으로 첫 단풍이 시작되면서 추석 연휴를 이용해 단풍 구경을 떠나는 등산객은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영향으로 해외여행 대신 국내 주요 산을 찾는 나들이객이 증가하는 추세다. 국립공원공단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6월까지 북한산·계룡산·치악산 등 국립공원 3곳을 찾은 탐방객은 전년 대비 약 21% 늘었다.
북한산을 찾은 인원은 341만명으로 전년(276만명)보다 약 23.5% 증가했다. 계룡산 탐방객 수는 전년 대비 15.6% 증가한 104만2199명이다. 치악산을 오른 인원은 40만6747명으로 전년 대비 23.8% 늘었다. 같은 기간 지리산을 오른 등산객도 122만5764명으로 전년 대비 4.8% 증가했다.
국립공원공단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박물관과 미술관 등 여가 시설 운영이 중지됐고 상대적으로 차를 이용해 방문하기 쉬운 도심권 국립공원을 찾는 탐방객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등산객이 몰리자 국립공원공단도 방역 활동을 강화했다. 등산객 간 2m 이상 거리두기, 정상과 쉼터 등 밀집장소에서 떨어져 앉기, 탐방로 우측으로 한 줄 통행하기, 마스크 착용 및 손 씻기 장려 등이다. 국립공원공단은 특히 탐방안내소와 탐방지원센터 등 다중이용시설 743곳을 소독하고 있다. 공단 직원이나 구조대원도 틈틈이 직접 탐방로를 오르내리며 계도 활동을 한다. 또 등산객이 몰리는 주말에는 산에 오르기 전 체온도 측정한다.
국립공원공단 관계자는 "탐방지원센터 등에서 입산 전 발열 체크를 하고 있다"며 "공단 직원들이 체온계를 휴대하며 산 정상 등에서 수시로 발열 체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등산객은 불편하더라도 공단의 계도에 적극 협조해주기를 거듭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등산객이 몰릴 경우 거리두기가 제대로 안 된다는 점이다. 뿐만 아니라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는 등산객도 있다. 산행 중 음식을 나눠 먹거나 하산 후 함께 식사하는 등 불특정 다수 간 밀접 접촉도 이뤄진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온라인 등산 모임 참석자와 접촉자 등 35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들은 등산 후 식당과 호프집 등에서 뒤풀이를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갑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등산을 할 때는 마스크를 꼭 착용해야 한다"며 "산 정상에서 음식을 나눠 먹을 때도 거리두기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코로나19 전파 사례를 보면 산에 오를 때보다 산에서 내려온 이후 식사를 할 때 감염이 많이 된다"며 "가급적이면 하산 이후 식사를 피하고 헤어지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ac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