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풍제약 "직원 보너스 급여說은 사실 아냐"
[서울=뉴스핌] 황선중 기자 = 신풍제약이 시간외대량매매(블록딜)로 자사주를 대량 처분하면서 2000억원 규모의 실탄을 마련했다. 시가총액 대비 재무구조가 부실하다는 평가를 받는 신풍제약이 넘치는 유동성을 어떻게 활용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풍제약은 전날 블록딜 방식으로 자사주 128만9550주를 주당 16만7000원에 처분한다고 밝혔다. 신풍제약의 전체 자사주 500만3511주의 4분의1 규모다. 58만주는 홍콩계 헤지펀드인 세간티가 매수했고, 그 외 처분주식수량은 기타 해외기관투자자들이 분산매수했다.
[자료=신풍제약] |
관건은 이번 자사주 매각을 통해 얻은 유동자금 2154억원의 용처다. 신풍제약은 해당 자금을 생산설비 개선 및 연구개발 과제 투자에 사용하겠다고 개괄적으로 밝혔으나, 구체적인 활용방안은 아직 베일에 가려져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선 주가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이 아니냐는 의심도 나왔다.
신풍제약 관계자는 "자사주 매각 자금은 노후화된 생산설비를 교체하고, 연구개발(R&D)에 투자하고, 국내·외에서 임상 중인 파이프라인(후보 물질) 연구에 대해 사용할 것"이라며 "차익 실현이나 직원 보너스 급여 지급 등은 아니다"고 말했다.
신풍제약은 현재 오버 밸류에이션(평가가치가 실제 가치를 넘어서는 현상) 문제가 불거진 상황이다. 주가가 고평가됐다는 것이다. 이날 기준 신풍제약의 시가총액은 8조7690억원이다. 반면 영업이익은 지난해 연결기준 19억6000만원, 올해 1분기는 20억7000만원, 2분기 25억원이다. 이번 자사주 매각 금액의 약 1% 수준이다.
신풍제약 주가는 전날 종가 기준 연초 대비 2543.4%가량 급등했다. 말라리아 신약 '피라맥스'를 활용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나서면서 세간의 관심을 받았고,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지수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 지수에 포함되며 주가가 껑충 뛰었다.
증권업계서는 신중한 투자를 강조하고 있다. 홍가혜 KB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540여개 이상의 코로나19 치료제 개발로 경쟁이 심화되고, 2006~2015년 통계에 따르면 감염질환 치료제의 경우 임상 2상부터 최종 시판 허가까지 성공확률이 27.5%인 점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신풍제약은 자사주 매각 여파로 급락했다. 신풍제약은 전 거래일 대비 14.21%(2만7500원) 하락한 16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신풍제약우는 12.04%(2만6000원) 내린 19만원이다. 신풍제약 관계자는 "저희를 향한 기대치가 큰 만큼 조금 더 진중하게 속도를 내겠다"고 했다.
sunja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