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NBC "미 대형은행, '대북제재 위반' 中 은행 송금 수십건 허용"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북한이 2008년부터 2017년까지 약 1억7000만 달러가 넘는 대규모 자금을 미국의 대형 은행을 통해 세탁한 정황이 포착돼 주목된다.
22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미국의 NBC방송은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 산하 400명 이상의 언론인이 미국 재무부 산하 금융범죄단속네트워크(FinCEN)의 의심거래보고(SAR)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같은 내용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 [사진= 로이터 뉴스핌] |
재무부 자료에 의하면 북한과 연계된 약 1억7480만 달러 이상의 자금이 미국 대형 은행의 금융망을 거쳐 수년간 세탁된 의혹이 있다.
NBC는 이에 대해 "북한이 북한이 수년간 일련의 위장 회사와 중국 회사의 도움을 받아 정교한 자금 세탁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재무부 자료에는 JP모건 체이스, 뉴욕멜론은행 등 미국의 대형 금융 기관이 대북 불법 거래로 의심된 정황이 포함돼 주목된다.
미국의 최대은행인 JP모건 체이스는 2015년 1월 의심거래보고를 통해 "2011년부터 2013년까지 거래된 8920만 달러 규모의 자금이 북한과 연관된 11개의 기업과 개인에게 이익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2015년에 폐업한 또 다른 중국 기업인 '페이스 서플러스 무역 개발 기업'도 불법 대북거래 의심자로 지목됐다.
세계 최대 규모의 수탁자산을 보유한 뉴욕멜론은행 역시 2015년 제출한 의심거래보고에서 "약 8560만달러 상당의 의심 거래를 처리했으며, 이 중 2010만달러에 해당하는 거래 내역에 관해 자세한 내용을 공유했다"고 밝혔다.
뉴욕멜론은행은 특히 의심거래보고에서 위장회사로 보이는 기업의 마샤오훙 대표와 중국의 단둥훙샹실업발전이 거래한 내용을 명시했다. 단둥훙샹실업발전은 미국의 대북제재와 기소 대상이다.
이 보고에 따르면 단둥 기업과 마 대표는 기소 전 뉴욕에 있는 뉴욕멜론은행을 거쳐 수천만 달러의 자금을 보내기 위해 일련의 위장회사를 이용했다. 이들은 중국, 싱가포르, 캄보디아, 미국을 거쳐 북한에 자금을 송금한 것으로 파악됐다.
NBC는 이에 대해 "마 대표가 2014년 AP와 인터뷰에서 '북한과 사업을 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지만, 뉴욕멜론은행이 수십 건의 송금을 허용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미국 재무부는 이번 사건에 대해 "의심거래보고의 무단 공개는 국가 안보에 영향을 미치고, 법 집행 조사를 위태롭게 하며, 이러한 보고를 제출한 기관과 개인의 안전과 보안을 위협하는 범죄"라며 "미국 금융망을 악용하려는 개인들에 대한 미국 독자 제재 부과를 통해 유엔 제재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