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환자 막고 시비 벌인 택시기사…폭행으로 역고소
경찰, 사망 유족이 고소한 9개 혐의 등 계속 수사 중
[서울=뉴스핌] 장현석 기자 = 접촉 사고부터 처리하라며 응급 환자를 막아선 택시기사와 승강이를 벌이다 폭행 혐의로 고소당한 구급차 운전기사가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겨졌다.
서울 강동경찰서는 택시기사 최모(31·구속송치) 씨가 폭행 혐의로 고소한 구급차 운전기사 A 씨를 불기소 의견으로 서울동부지검에 송치했다고 11일 밝혔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접촉사고 처리부터 하라며 구급차를 막아 응급환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택시기사 최모 씨가 지난달 24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0.07.24 pangbin@newspim.com |
경찰은 "수사를 해본 결과 '죄 안됨'으로 나왔다"고 설명했다. '죄 안됨'은 피의사실이 범죄 구성 요건에 해당하지만 정당방위나 자구행위, 공익성 등 특별한 사유가 있어 법적 책임을 면할 수 있을 때 내리는 처분이다.
앞서 최 씨는 지난 6월 8일 서울 강동구 지하철 5호선 고덕역 인근의 한 도로에서 차선을 변경하려던 사설 구급차와 접촉사고가 발생하자, 사고 처리를 요구하며 구급차 기사 A 씨와 10여분간 승강이를 벌인 혐의로 구속 송치됐다.
당시 A 씨는 응급환자가 있으니 길을 터 달라며 최 씨와 승강이를 벌였다. 최 씨는 A 씨가 자신을 끌어내리고 밀쳤다며 폭행 혐의로 고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 결과 구급차 안에는 호흡 곤란을 호소하는 79세의 폐암 4기 응급환자가 타고 있었다. 시간이 지체되자 다른 구급차가 도착해 환자를 인근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약 5시간 뒤 숨졌다.
이 사건은 7월 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응급환자가 있는 구급차를 막아 세운 택시기사를 처벌해 주세요'라는 제목으로 택시기사에 대한 처벌을 요구하는 청원이 올라오면서 알려졌다.
사망한 환자의 유족은 "고인의 사망 원인인 '위장관 출혈'이 피고소인의 고의적인 이송 방해로 인한 것이 아닌가 의심이 된다"며 최 씨를 살인과 특수폭행치사 등 9가지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경찰 관계자는 "유족이 고소한 9개 혐의 등에 대해 계속 수사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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