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 로이터=뉴스핌] 김선미 기자 = 미국이 대만과 단교한 지 40년 만에 미국 최고위급 당국자가 대만을 방문한 가운데, 중국 전투기가 일시 대만 공역에 진입하며 일종의 무력 시위를 벌였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10일(현지시간) 오전 9시경 중국 인민해방군 전투기 J-11과 J-10이 일시 중국과 대만 사이 사실상 휴전선 역할을 하는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어 대만 공역에 진입했다.
[타이베이 로이터=뉴스핌]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과 알렉스 에이자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이 10일(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 총통부에서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
이 시각은 대만을 방문한 알렉스 에이자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이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을 만나기 바로 전이었다.
중국 전투기 2대는 정찰 중인 대만 군용기가 경고 방송을 내보낸 후 대만 공역에서 벗어났다. 중국은 앞서 에이자 장관의 대만 방문에 대해 보복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대만 측에 따르면 중국 전투기가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은 것은 2016년 이후 세 번째다.
미중 관계가 갈수록 악화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대만과의 관계를 강화하며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에이자 장관은 이날 차이 총통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대만에 보내는 강력한 지지와 우정의 메시지를 전달하게 돼 영광"이라며 "대만은 전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으로 코로나19(COVID-19)에 대응한 국가 중 한 곳으로, 이는 대만 사회와 문화의 개방적이고 투명하고 민주적 특징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차이 총통은 "에이자 장관의 방문은 양국 간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대응의 협력을 위한 커다란 진전"이라며 "대만이 세계보건기구(WHO) 총회에 옵서버 자격으로 참가토록 하기 위해 지지를 보내 준 미국에 감사하다"고 답했다.
대만은 코로나19(COVID-19) 모범국으로 부상한 기회를 틈타 상실했던 WHO 옵서버 자격 회복을 모색하고 있으나, '하나의 중국'으로 일관하는 중국 공산당이 이를 강력하게 반대하며 결국 지난 5월 18일 화상으로 개최된 세계보건총회(WHA)에 참석하지 못했다.
이번 에이자 장관의 대만 방문을 앞두고도 중국 외교부는 "중국은 미국과 대만 간 공식 활동은 어떤 형태이든 단호히 반대한다"며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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