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에어 1000억 유증..대주주 한진칼 참여 확실시 '든든'
모기업 부실 티웨이는 유증 실패..제주항공도 물음표
유상증자 실패시 자금 확보 방안 '묘연'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올 하반기 본격화될 항공산업 구조개편에서 유상증자 성패 여부가 시장 주도권을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유동성 위기에 빠진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최근 잇따라 유상증자에 나선 가운데 투자자들의 시선은 냉랭해 자금조달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LCC들이 앞으로 유상증자에 실패하게 될 경우 시장에서 도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진에어는 전날 이사회를 열고 총 1092억원의 유상 증자를 결의했다. 이번 유상증자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신주 1500만주를 주당 7280원에 발행할 예정이다. 신주배정기준일은 9월 16일, 납입일은 11월 3일이다.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저비용항공사들 (사진=뉴스핌DB) 2020.08.06 syu@newspim.com |
이번 유상증자가 완료되면 진에어의 전체 발행 주식은 기존 3000만주에서 4500만주로 늘어난다. 유상증자로 확보한 자금은 운영자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진에어 관계자는 "불확실한 경영환경을 대비하는 동시에 지속적인 성장 동력을 개발해 나가기 위해 유상증자를 실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자금난에 빠진 LCC업계는 앞다퉈 유상증자에 나서고 있지만 시장 전망은 밝지 않다.
티웨이항공은 앞서 유상증자 계획을 철회했다. 일반공모 청약에 앞서 최대주주의 청약 참여율이 저조했기 때문이다. 최대주주인 티웨이홀딩스는 자금 조달 과정에서 금융기관의 항공 관련 업종 취급 제한 여파로 충분한 자금을 조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LCC업계 1위인 제주항공도 오는 12일부터 우리사주조합부터 청약 일정을 시작한다. 1584억원 규모다. 제주항공은 앞서 두 차례에 걸쳐 유상증자 일정을 연기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이스타항공 인수 계획을 철회하면서 투자자들에게 회사의 불확실성이 제거됐음을 알리기 위한 조치였다"고 설명했다.
조달 자금은 운영자금과 채무상환 자금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모기업인 AK홀딩스의 지속적인 재무악화로 제주항공 역시 유상증자 흥행 성공을 장담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진에어의 경우 증권업계로부터 코로나19 사태를 버틸 수 있는 재무적 체력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6월말 기준 보유한 1200억원 규모의 현금성자산과 유상증자로 1092억원을 동원하면 약 2300억원 규모의 현금성 자산을 확보해 내년 상반기까지 유동성 우려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대주주인 한진칼의 유상증자 참여가 확실시되기 때문에 유상증자 실패에 대한 가능성도 낮다"고 설명했다. LCC와 달리 대형항공사인 대한항공은 지난달 약 1조원의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하는 데 모두 4조원의 뭉칫돈이 몰리며 대성공을 이뤘다. 여기에 대한항공 최대주주 한진칼은 3205억원을 출자하며 유상증자 흥행에 기여한 바 있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경쟁사의 유동성 문제, 구조조정 등으로 진에어가 유상증자에 성공한다면 점유율 상승도 기대할 수 있다"며 "다만 내년에도 코로나 영향이 지속될 경우 진에어도 유동성 우려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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