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산업 ICT

속보

더보기

[콘텐츠戰③] 딜라이브 가입자, '삼시세끼' 못 보면? "피해보상 못 받는다"

기사입력 : 2020년07월11일 09:11

최종수정 : 2020년07월12일 09:47

사전고지하면 '블랙아웃' 돼도 가입자 보상의무 없어
"제3자 포함된 협의체서 조금씩 양보해야"

[편집자주] CJ ENM의 프로그램 사용료 인상을 둘러싸고 딜라이브와 갈등이 격화되고 있습니다. 단순 두 사업자 간 아귀다툼으로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번 갈등의 배경에는 IPTV 중심의 방송 플랫폼 시장 재편, OTT 부상 등에 따른 방송 플랫폼 시장 다변화 등이 깔려있습니다. '블랙아웃'까지 거론되는 상황에 소비자 피해 우려도 지울 수 없습니다.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은 [콘텐츠戰] 3회 스팟기획을 통해 방송 플랫폼, 콘텐츠 시장의 격변기에 벌어지는 CJ ENM과 딜라이브 갈등의 배경과 소비자 피해 등을 자세히 짚어봅니다.

 

[서울=뉴스핌] 나은경 김지나 기자 = #김진우씨는 주말 저녁 맥주 한 캔을 들고 TV 앞에 앉았다. 드라마 '삼시세끼'를 본방송으로 보기 위해서다. 하지만 원래 tvN이 나오던 채널은 까만 화면만 나오고 있다. 고개를 갸웃대던 그는 그제서야 케이블TV사업자인 딜라이브로부터 1주일 전쯤 문자가 왔던 것을 떠올렸다. 신발장 위엔 딜라이브에서 보낸 우편물도 있었다. 우편물의 "17일부터 방송채널사용사업자인 CJ ENM이 방송송출을 중단해 방송시청이 불가능하다"는 문구를 발견한 그는 주말 계획에 차질이 빚어졌다는 생각에 피해보상 방법이 없는지 찾기 시작했다.

위 이야기는 딜라이브와 CJ ENM의 프로그램 사용료 협상이 원만하게 마무리되지 못할 경우를 가정한 가상의 사례다. 하지만 플랫폼사와 콘텐츠사의 갈등이 격화되는 현실에서 언제든 현실화될 수 있는 얘기다. 지금 같은 상황이 계속된다면 사례 속 김 씨는 주말 시간을 피해볼 가능성이 높고, 피해를 호소해도 보상받을 길은 없다.

◆약관에도 방송법에도 '소비자 보호방안' 전무

정부가 중재에 나서면서 실제로 방송송출중단(블랙아웃)이라는 초유의 사태로 흘러갈 가능성은 낮아졌다. 하지만 딜라이브 등 케이블TV사업자(SO)와 CJ ENM과 같은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의 프로그램 사용료를 둘러싼 갈등이 되풀이되고 있어 언제라도 현실화 가능성은 남아있다. 문제는 블랙아웃이 일어나도 사실상 시청자가 보상받을 길이 없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만년 을'로 여겨지던 PP가 '갑'인 SO를 상대로 도전장을 던진 상징적인 사건이라며 근본적인 해결 없이는 같은 일이 반복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11일 딜라이브 약관에 따르면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의 방송송출중단으로 이용약관을 변경하는 경우 채널 및 패키지를 변경할 수 있다. 단, 이 경우 딜라이브는 사전고지 7일을 포함해 총 2주 이상 변경내용을 이용자에게 우편, 이메일, 문자와 같은 방법이나 방송자막으로 고지해야 한다.

PP의 일방적인 방송송출중단으로 채널이 바뀐다고 해도 SO가 사전고지 의무만 준수한다면 이용자가 입은 불편을 보상할 의무는 없는 셈이다.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현행 방송법은 정당한 사유없이 채널을 변경한 SO를 제재할 수는 있지만 CJ ENM, 즉 PP가 방송송출을 중단했을 때 이를 제재할 수는 없다"며 "당사자인 양사간 계약이 기본적으로 우선시 돼야하는 사항"이라고 말했다.

이제까지의 블랙아웃에서도 플랫폼 사업자와 콘텐츠 사업자의 다툼으로 서비스 이용에 불편함을 겪은 소비자들이 보상받은 사례는 없다. 최초의 블랙아웃 사건이 벌어진 지난 2010년, MBC와 KT스카이라이프가 재송신대가(CPS)로 지금과 유사한 분쟁을 벌였을 때는 실제로 6일 동안 지상파 방송송출이 중단됐다. 하지만 이때도 이용자들과 소비자단체가 케이블TV사업자측에 요구한 블랙아웃에 대한 보상은 없었다.

◆외산 OTT 쏟아지기 전에…"정부·기업·전문가 모여 합의해야"

지금의 상황에서 SO든 PP든 소비자에게 금전적인 보상을 제공하는 제도개선이 이뤄지기는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목소리다. 기본적으로는 SO의 가입자당평균매출액(ARPU·Average Revenue Per Unit)이 낮아 SO가 유의미한 금액을 이용자에게 보상할 가능성이 낮다.

예를 들어 서울시 강남구에서 딜라이브의 'UHD셋탑박스' 상품을 3년 약정으로 계약하면 월 이용료는 3만5200원이다. 딜라이브는 이 상품에서 총 999개의 채널을 제공하는데 이중 CJ ENM 계열 채널이 총 13개로 전체 채널 중 100분의 1을 조금 넘는다. 산술적으로 계산했을 때 소비자들이 CJ ENM에 지불하는 비용은 약 458원에 불과한 것이다. 이를 30일로 나눠 일간 사용료를 계산하면 15원이다. 장애일수를 기준으로 보상을 한다고 해도 사실상 사용자로서는 크게 의미가 없는 금액이다.

[서울=뉴스핌] 나은경 기자 = CJ ENM 홈페이지 갈무리 2020.07.06 nanana@newspim.com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소비자에게 보상하는 방법보다도 애초에 블랙아웃이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가 선제적으로 개입해 유료방송 시장의 기반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용희 숭실대 경영학부 교수는 "'SO와 PP간 사적거래이기 때문에 양사가 해결할 일'이라고 정부가 말한다면 책임회피"라며 "유료방송은 공익성·공공성과 상업성이 맞물려 있고 지금은 C·P·N(콘텐츠·플랫폼·네트워크)과 이용자 모두 조금씩 양보해야하는 상황이다. 업계는 물론 정부와 전문가 등 제3자가 포함된 협의회에서 CPS나 프로그램 사용료, 송출 수수료를 좀 더 객관적이고 투명하게 산정하고 ARPU도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단기간에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라며 "이제 디즈니, HBO 등 외산 OTT가 국내 시장에 쏟아져들어와 우리나라 업체들은 할 수 없는 서비스를 하게될 텐데 우리나라 방송시장이 일거에 휩쓸리기 전 하루빨리 시장을 정상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도 이 같은 상황을 인지하고 제도적 개선책 마련에 나섰지만 늦은 감이 없지 않다.

PP를 등록하고 SO를 재허가하는 권한을 가진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사후규제기관인 방통위와 함께 제도 개선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과기정통부 뉴미디어정책과 관계자는 "지금 당장 답하기는 어렵지만 (정부도) 제도개선 방안에 대해 여러 방향에서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nanana@newspim.com abc123@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오광수 낙마로 본 정권 인사 수난사 [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인사는 만사다. 인사를 잘하면 지지율 상승과 함께 국정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 반대로 인사가 망사가 되면 지지율이 떨어져 국정 운영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역대 대통령은 조각에서 난맥상을 보이며 후보자들의 잇따른 낙마로 애를 먹었다. 거의 예외가 없었다. 매 정권마다 초기 인사에 대한 비판적인 조어가 등장했다. 이명박 정부의 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 문재인 정부의 캠코더(캠프·코드·더불어민주당), 윤석열 정부의 서오남(서울대·50대·남성)이 대표적이다. 국민에게 감동을 주는 인사와는 거리가 멀었다. 국민의 싸늘한 시선에 직면했다.  [서울=뉴스핌]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서울 서초구 한강홍수통제소에서 열린 수해 대비 현장 점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2025.06.13 photo@newspim.com 이재명 정권도 예외는 아니다. 이재명 대통령의 인사에서 첫 낙마자가 나왔다. 이 대통령은 지난 13일 오광수 대통령실 민정수석비서관의 사의를 수용했다. 지난 8일 임명된 지 닷새 만이다. 공직기강 확립과 인사 검증을 담당하는 민정수석이 낙마한 게 더 아플 수밖에 없다. 인사 검증 작업에 차질이 생길 경우 인선이 늦어질 수 있다. 박근혜 정부는 조각에 52일 걸렸고, 문재인 정부는 195일 만에 조각을 완성했다. 윤석열 정부는 조각에 181일이 소요됐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오전 브리핑을 통해 "오 수석이 어젯밤 이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며 "이 대통령은 공직기강 확립과 인사 검증을 담당하는 민정수석의 중요성을 감안해 오 수석의 사의를 받아들였다"고 했다. 오 전 수석은 검찰 '특수통' 출신으로 이 대통령의 사법연수원 18기 동기다. '검찰 개혁'의 특명을 부여받았으나 대출 및 부동산 차명 관리 의혹이 잇따라 제기돼 결국 낙마했다. 이 대통령은 사법 개혁 의지와 국정 철학을 이해하는 인사로 조속한 시일 내에 차기 민정수석을 임명할 예정이지만 인사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게 됐다. 자연스레 인사 검증 기준이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 그렇지 않아도 제안을 받는 인사 열에 일곱 정도는 스스로 "검증 통과를 자신할 수 없다"며 손사래를 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사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 오 전 수석에 이어 추가 낙마자가 나오면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자칫 임기 초반 인사로 어려움을 겪었던 전 정권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 여당 내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 이유다. 김용민 민주당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이날 KBS 라디오에서 "여당 의원의 일원으로서 집권 초기에 이런 문제가 불거진 것에 대해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면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인사 수난사는 역대 정권에서 되풀이됐다. 이명박 정부는 2008년 2월 발표한 1차 조각에서 남주홍 통일부 장관 후보자, 박은경 환경부 후보자, 이춘호 여성부 장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부동산 투기와 위장 전입 의혹에 휘말려 낙마했다. 박근혜 정부의 초대 내각 인사도 이명박 정부의 닮은꼴이었다. 김용준 국무총리 지명자는 부동산 투기와 아들 병역 면제 의혹이 불거져 지명 5일 만에 자진 사퇴했다.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와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 황철주 중소기업청장 내정자도 스스로 물러났다. 2014년 6월에는 사의를 밝힌 정홍원 총리 후임으로 지명한 안대희(고액 수임 전관예우 논란), 문창극(역사관 논란) 후보자가 잇따라 낙마했다. 문재인 정부 조각 과정도 순탄치 않았다.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불법 혼인신고 사건 등으로 사퇴했다.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이유정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자,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도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각종 논란이 불거지면서 낙마했다. 윤석열 정부도 다르지 않았다.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를 비롯해 정호영·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송옥렬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가 낙마했고,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35일 만에 학제 개편 논란 등으로 사퇴했다. 역대 정부에서 낙마자가 속출한 것은 인사 검증 시스템이 부실한 것이 원인이지만 대통령의 오기 인사도 한몫했다. 대통령이 특정 인사를 고집하면 주변에서 누구도 강하게 반기를 들기 어렵다. 결국 주요 보직에 임명되거나 지명된 뒤 논란이 불거져 낙마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됐다. leejc@newspim.com 2025-06-14 06:00
사진
李대통령, 대북 전단 처벌대책 지시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대북 전단 살포와 관련해 예방과 사후 처벌에 대한 대책을 관련 부처에 지시했다.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이 대통령이 이같이 지시했다고 밝혔다. 지난 13일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도 연천군 육군 25사단 비룡전망대를 방문해 장병들을 격려하고 있다/사진=이재명 대통령 인스타그램 이날 새벽 강화도에서 민간 단체가 북한 지역으로 전단을 살포한 것이 확인되면서 내린 지시로 파악됐다. 강 대변인은 "이재명 정부는 접경지역 주민의 일상과 안전을 위협하고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는 불법적인 대북 전단 살포는 중단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정부가 입장을 밝혔음에도 이를 위반한 데 대한 상황을 엄중히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의 지시로 오는 16일 통일부 주관으로 유관 부처 회의를 열어 대북 전단과 관련한 종합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대북 전단을 살포한 민간 단체와 개인에 대해서는 법 위반 여부를 따져 조치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전날 접경지역 주민 간담회에서 통일부의 대북 전단 불법 살포 자제 요청에 '이를 어기고 대북 전단 살포 행위를 할 경우 처벌하겠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힌 바 있다. wideopen@newspim.com 2025-06-14 19:5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