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신문 "김일성은 자주시대 개척자, 영원한 태양"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북한이 김일성 주석 사망일(7월 8일)을 앞두고 관영 매체를 통해 대대적인 '업적 찬양'에 나선 모양새다. 특히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지는 3대 세습을 정당화하기에 여념이 없다.
북한 주민들이 보는 노동당기관지 노동신문은 7일 '20세기를 대표하는 가장 걸출한 영도자'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김일성 주석을 "자주시대의 개척자", "주체의 영원한 태양"이라고 치켜 세웠다.
신문은 "위대한 수령님의 사회주의 강국건설 구상을 빛나는 현실로 꽃 피워가시는 경애하는 최고영도자 김정은 동지께서 계시여 우리 인민은 대를 이어 수령복, 태양복을 누리고 있다"며 "공화국의 위상은 세계 만방에 더욱 찬연한 빛을 뿌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2018년 9월 18일 평양 순안공항에서 시내로 향하는 거리에 김일성(왼쪽)과 김정일의 초상이 보이고 있다.[사진=뉴스핌 DB] |
◆ 北 노동신문 "인민들은 대를 이어 수령복·태양복을 누리고 있다"...'3대 세습' 우상화에 정당성 부여
신문은 또한 '수령의 유훈관철에 당사업의 화력을 집중'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는 "각지 당조직들에서 위대한 수령님들의 유훈을 한 치의 드팀(틈이 생기어 어긋나는 것)없이, 한걸음의 양보도 없이 철저히 관철하기 위한 조직정치 사업을 혁명적으로 전개해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평양과 강원도, 황해남도 등에서 '유훈 관철'을 위한 다양한 사업 전개 상황을 언급하며 "당의 영도밑에 위대한 수령님들의 불멸의 혁명업적을 대를 이어 빛내어나갈 전체 당원들과 인민들의 억센 신념과 의지의 발현"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신문은 '위대한 태양의 역사를 길이 전하는 혁명전서'라는 제목의 기사에서는 김일성 주석을 찬양하는 '민족과 더불어'라는 제목의 책 발간 소식을 전했다.
신문은 "(민족과 더불어는)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의 고귀한 혁명생애와 불멸의 업적을 깊이 있게 서술한 백과전서적인 위대성도서이며 세기를 이어 길이 전해갈 국보적인 대걸작"이라고 자평했다.
신문은 이밖에도 '자남산 언덕에 굽이치는 충성의 대하', '오직 자주의 한길로', '절절한 그리움과 보답의 열정 차넘치는 연백벌' 등의 기사를 통해서도 김일성 주석을 찬양하는 주장을 펼쳤다.
김일성 주석은 1994년 7월 8일 지병인 심근경색으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의 사망을 기점으로 북한은 한동안 심각한 경제난과 외교적 고립 등을 겪기도 했다.
아울러 김일성 주석 사망일을 맞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김 주석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할지 여부도 관심사다.
김 위원장은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4월 15일)에는 참배를 하지 않았으며 이를 기점으로 '건강이상설'이 불거진 바 있다.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사진=뉴스핌 DB] |
◆ RFA "北 청소년들 김일성 신격화 외면"
한편 북한 당국이 김일성 주석 사망 26주기를 앞두고 선대수령의 신격화 선전과 추모분위기 조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20대 이하 청소년들은 이를 외면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평안북도 용천군의 한 소식통은 "20대이하 청소년들은 김일성을 '옛날 할아버지'라고 부르며 당국의 김일성, 김정일에 이어 김정은 신격화 선전에 무관심을 드러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요즘 청년들은 고난의 행군 이후 장마당 세대로 태어난 세대여서 당의 신격화 선전이 먹혀들지 않는다"며 "학생들은 김정은을 '아버지 원수님'으로 김정일을 '할아버지 대원수님'으로 불러야 한다면 김일성에 대해서는 '증조 할아버지'로 불러야 맞지 않냐며 3대째 세습되는 김씨일가에 대한 신격화선전을 비웃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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