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불임금·미지급금 두고 책임 공방…양측 계약서 달리 해석
해결 못하면 M&A 무산 위기…이스타항공 '혼란'
[서울=뉴스핌] 강명연 기자 =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에 열흘 이내로 선결조건을 이행하지 않으면 계약을 해지한다는 취지의 공문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항공이 이행을 요구하는 선결조건은 타이이스타젯 지급보증 외에 보험료 미납, 정비교육 미이수 등을 포함한 각종 미지급금으로 800억원~1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양측이 미지급금과 체불임금 책임에 대해 계약서를 달리 해석해왔다는 점이다. 이스타항공은 계약 이전은 물론 계약 이후 발생하는 비용에 대해 제주항공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이 해결하도록 돼 있다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측에 최후 통첩을 보내 계약 파기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29일 오후 서울 강서구 이스타항공 본사에서 M&A 중요사항 발표 관련 긴급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는 가운데 사무실이 비어있다. 한편 이스타항공의 창업주인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스타홀딩스를 통해 보유하고 있는 가족들의 이스타항공 지분 모두를 회사 측에 헌납하겠다고 밝혔다. 2020.06.29 alwaysame@newspim.com |
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1일 밤 이러한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지난달 중순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에 선행조건을 해결하라는 내용의 내용증명을 보낸 바 있다. 이에 이스타항공은 지난달 30일 선결조건 이행과 관련된 공문을 보냈고, 제주항공이 다시 답변을 보낸 것이다.
제주항공이 요구한 선결조건은 지난 3월 계약서 작성 이전의 체불임금과 각종 미지급금 해소로 파악된다. 여기에 3월 이후 체불임금과 미지급금에 대해서도 계약서상 이스타항공에 책임이 있다며 이를 해결하라고 요구했다. 반면 이스타항공은 계약서 작성 전후 체불임금과 미지급금의 책임은 제주항공에 있다고 주장해왔다.
양측이 체불임금과 미지급금을 두고 서로 다른 주장을 펴는 이유는 계약서를 다르게 해석해서다.
이런 상황에서 인수 주체인 제주항공이 선결조건을 열흘 내에 이행하지 않으면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나오면서 이스타항공은 혼란에 빠졌다. 제주항공의 주장대로 체불임금과 미지급금을 해소하지 않으면 인수가 무산될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제주항공이 열흘 내로 해결하라고 한 금액은 800억~1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체불임금 250억원 외에 조업료와 운영비 등 각종 미지급금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타항공은 제주항공의 요구에 대해 지난 30일 공문에서 각종 미지급금은 유동성이 막혀 해결하지 못해온 상황을 설명했다. 동시에 계약 당시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의 상황을 알고 계약했고, 계약 이후 발생하는 비용은 제주항공에 책임이 있다는 주장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된다.
체불임금 문제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이상직 의원에 책임질 것을 요구해온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는 이날 오후 전 직원을 대상으로 비상대책회의를 소집하고 대응방안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오는 2일부터 제주항공의 모기업인 애경그룹 본사 앞에서 항의집회를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unsa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