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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n번방법'에 코너 몰린 방통위...원죄는 20대 과방위

기사입력 : 2020년05월25일 07:00

최종수정 : 2020년05월25일 07:09

[서울=뉴스핌] 나은경 기자 = "어제 나온 자료와 오늘 브리핑의 차이가 없는 것 같은데 구체적인 내용을 좀 더 말씀부탁드립니다."

지난 21일 오후, 과천 정부청사에서 열린 방송통신위원회 브리핑에 참석한 기자들의 머리 위로 물음표가 둥둥 떠다녔다. '두 시간 뒤 n번방 방지법 개정안 관련 브리핑을 개최하겠다'는 문자를 받고 과천으로 달려왔는데 브리핑 내용은 그 전날 n번방 방지법 통과 후 방통위가 낸 입장자료를 구두로 한번 더 전달한 것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뭐라도 새로운 이야기를 끌어낼까 싶어 20분간 질의응답이 오갔지만 브리핑을 진행한 최성호 방통위 사무처장은 "어제(20일) 통과한 법안이기 때문에 새로운 사실이나 구체적인 내용을 말씀드리긴 어렵다"고만 했다.

전날 이른바 'n번방 방지법'으로 불리는 전기통신사업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 통과 직후 한국인터넷기업협회, 벤처기업협회, 코리아스타트업포럼 3단체는 유감이라며 반대성명을 냈다. 방통위 입장에서는 대응을 취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일각에서는 업계의 반대가 심해지자 청와대가 이를 잘 해결하라며 방통위에 압박을 넣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n번방 방지법이 초스피드로 입법되면서 법을 집행해야할 방통위의 고민이 깊은 듯하다. n번방 방지법의 초안이 된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법안은 지난 4일 처음 발의돼 약 17일만에 입법절차를 밟았다. 국회법에 있는 10일 이상의 입법예고나 과방위 수석전문위원의 검토보고서 등의 절차도 거치지 않았다.

20대 과방위는 이달 중순까지만해도 총 17개 상설 상임위 중 법안처리율 27% 미만으로 최하위권이었다. 20대 과방위의 법안소위 개최일수는 연 평균 7.25번으로 상임위 평균인 10.3일에도 미치지 못한다. '식물 과방위'라는 오명을 쓰게 된 이유다.

그런 과방위가 지난 6일 임기를 앞두고 주요 법안들을 한꺼번에 법안소위에서 논의했다. 법 규정 중 대부분은 시행령에 위임했다. 한상혁 방통위원장은 "기술적 수준에 따라 계속 범죄행태가 변해 법에 일회적으로 규정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했지만 결국 업계의 의견을 수렴할만한 절대적인 논의 시간이 부족했던 탓이다. 이 때문에 업계는 정부가 불가능한 의무를 부과하지 않을지, 시행령 개정이 잦아 관련비용이 크게 늘지는 않을지 등 걱정이 많다.

지금의 혼란은 결국 20대 과방위가 제 때 제 역할을 하지 못한 탓이 크다. 과방위 소속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7일 "n번방 관련해서는 우선 법을 빨리 통과시키는 게 중요하다"며 추가논의가 필요한 불완전한 법임을 사실상 인정했다. 20대 과방위는 임기를 마치고 물러났지만 그 책임은 누가 될 지 모르는 새 과방위원들과 집행기관인 방통위, 그리고 인터넷 업계가 짊어지게 됐다.

이번 n번방 사건처럼, 언제나 발등에 불똥이 떨어졌을 때만 다급하게 움직이는 국회를 가진 국민이라는 점이 안타깝다. 21대 국회에선 우왕좌왕하는 정부와 업계가 싸우는 모습을 더 이상 볼 일이 없길 바란다. 면피성 입법도, 면피성 브리핑도 이제는 그만 보고 싶다.

 

nanana@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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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제한' 인뱅·2금융권 확산 조짐 [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정책에 따라 제2금융권으로까지 대출 풍선효과가 확산되면서 주택담보대출 제한이 인터넷전문은행과 외국계은행을 넘어 2금융권으로까지 확대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제2금융권까지 주담대 제한이 확산되면 대출 실수요자들은 지금보다 더욱 자금 확보 어려움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외국계은행인 SC제일은행은 이날부터 주담대 금리를 0.2%포인트(p) 일괄 인상하기로 했다. SC제일은행의 주담대 최저 금리는 3.64%로, 주담대 금리를 조정해 인상한 건 올해 들어 처음이다. 앞서 카카오뱅크도 지난 3일부터 주택구입목적의 주담대 대상자를 '무주택자'로 제한했다. 최장 50년이던 주담대 대출 기간은 30년으로 축소했고, 생활안정자금 목적 주담대 한도는 1억원으로 제한했다. 시중은행들이 금리 인상에 이은 비금리 방식의 주담대 제한에 나서자 대출 수요가 몰릴 것을 대비해 외국계은행과 인터넷은행이 대책을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시중은행들이 대출 억제를 위한 초강수 대책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대출 수요가 지방은행 뿐 아니라 인터넷전문은행, 외국계은행으로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험사 역시 은행권 대출 절벽을 피해 최근 대출 수요가 몰리는 곳 중 하나다. 지난달 말 기준 삼성, 한화, 교보 등 3개 대형 생명보험사의 주택 관련 대출잔액은 30조6080억원으로 7월 말 30조2248억원 대비 3832억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생명은 전날부터 보험업권 중 처음으로 수도권 주담대의 경우 기존 주택 보유자에 대해 주택 구입 자금을 제한하기로 했다. 원금을 일정 기간 이후부터 갚는 거치형 대출 취급도 전면 중단했다. 지난달 28일 금융당국과 보험업권 간담회 이후 발표한 것으로 당국과의 교감 속에 제2금융권으로의 대출 '풍선효과' 우려가 반영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이복현 금감원장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신관에서 개최된 '가계부채 관련 대출 실수요자 및 전문가 현장 간담회'에 참석 인사말을 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최근 금융당국의 은행권 가계대출 억제 압박에 실수요자의 피해 우려가 제기되자 애로사항을 듣는 자리를 마련한 가운데, 대출 실수요자의 애로사항과 금융권·부동산 전문가의 의견을 청취했다. 2024.09.04 yym58@newspim.com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4일 '가계대출 실수요자 및 전문가 현장간담회'에서 "보험, 상호금융 등 아직 대출 규제가 느슨한 제2금융권으로 풍선효과가 있을 수 있다"며 관리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원장은 "최근에는 대출 정보의 유통속도가 빨라 금융회사 간 대출수요가 이동하는 이른바 풍선효과 우려도 크다"며 "은행권 뿐 아니라 보험, 중소금융회사 등 전 금융권이 합심하여 관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결국 주담대 제한은 삼성생명에 이어 다른 보험사와 상호금융업권 등 여타 제2금융권으로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높다. 전 금융권이 비슷한 수준으로 규제를 강화하지 않으면 대출 수요가 새로운 틈새시장으로 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박충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는 지난달 27일 가계부채 현황 브리핑에서 "아직 다른 업권으로 대출이 몰리는 풍선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고, 현재까진 걱정할 수준이 아니다"라면서도 "이상징후가 발생하면 현장검사 등을 통해 지도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보험업권과 상호금융의 가계대출 증감과 함께 선행지표인 대출 신청 건수를 하루 단위로 점검하고 있다. y2kid@newspim.com 2024-09-05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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