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사회 사건·사고

속보

더보기

[경비원의 눈물] 고용도 해고도 입주민 입맛대로…끊을 수 없는 먹이사슬의 굴레

기사입력 : 2020년05월18일 13:33

최종수정 : 2020년05월18일 13:37

'입주민-아파트관리업체-경비원' 먹이사슬
재계약 영향 받을까 '불편한 감정' 억눌러

[서울=뉴스핌] 임성봉 기자 = 경기도 포천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4년 동안 경비원으로 근무했던 A씨는 2018년 돌연 해고 통보를 받았다. 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입주자회)에서 '최저임금 상승에 따라 경비원을 감축하고 경비용역을 전환한다'고 의결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입주자회는 일부 경비원의 경우 고용을 승계하면서 A씨 등에게는 '주민들과 자주 마찰을 빚었다'며 재계약을 거부했다.

A씨는 즉각 경기지방노동위원회(경기지노위)에 입주자회를 피신청인으로 하는 부당해고 구제를 요청했다. 하지만 경기지노위는 "입주자회는 사용자 적격이 없다"며 A씨의 구제요청을 기각했다. 입주자회는 경비원을 고용한 당사자가 아니기 때문에 심사 요건이 성립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경기지노위가 판단한 근거는 이렇다. 먼저 ▲A씨가 이 아파트 관리 위탁을 맡은 업체의 대리인인 관리소장과 근로계약서를 작성했을 뿐 입주자회와는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은 점 ▲A씨가 이 업체 소속으로 4대 보험에 가입돼 있는 점 ▲A씨가 채용 당시 입주자회와 면접을 본 사실이 없는 점 ▲입주자회가 A씨에게 구체적이고 개별적으로 업무를 지휘·감독했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는 점 등이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16일 오후 서울 강북구의 한 아파트에 입주민에게 폭언과 폭행을 당한 후 극단적 선택을 한 경비원 고(故) 최희석 씨에 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메모가 붙어있다. 2020.05.16 kilroy023@newspim.com

이에 A씨는 '입주자회가 자신의 임금과 퇴직금까지 지급한 만큼 사용자가 맞다"며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 재심을 요청했다. 중노위는 경기지노위와 달리 입주자회가 A씨에 대한 사용자가 맞다고 판단했다. 중노위는 입주자회가 A씨에 대한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하고 근로소득을 원천징수한 점을 중요한 기준으로 봤다.

아울러 A씨와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관리사무소장은 소속만 위탁업체일뿐 실제로는 입주자회의 업무를 대행했다고 봤다. 특히 'A씨가 주민들과 자주 마찰을 빚었다'는 입주자회의 해고 사유에 대해서는 A씨가 이와 관련한 징계를 받은 사실이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 고용불안 시달리는 '임계장'

잊을만 하면 되풀이되는 경비원에 대한 '갑질' 문제의 근본적 원인으로 기형적인 '고용구조'가 꼽힌다. 입주민은 경비원이 노무를 제공해야 하는 대상이면서 자신의 실사용자, 즉 고용주이기 때문이다.

18일 서울노동권익센터(노동센터)가 지난해 10월 낸 '서울시 아파트 경비노동자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의무관리대상 아파트 1만2402개 단지 중 74.6%가 위탁관리를 맡긴 것으로 조사됐다.

공동주택 관리방식은 '자치관리'와 '위탁관리'로 나뉘는데 자치관리는 입주자회가 경비원을 직접 고용하거나 경비용역업체를 통해 경비원을 고용하는 방식이다. 위탁관리는 입주자회와 계약을 맺은 위탁관리업체가 직접 경비원을 고용하거나 재하도급을 줘 경비용역업체를 통해 고용하는 것을 말한다. 실사용자는 입주자회지만 고용책임은 경비용역업체나 위탁관리업체가 지고 있는 구조다.

서울노동권익센터가 발표한 '서울시 아파트 경비노동자 실태조사 보고서' 중 일부 [사진=서울노동권익센터]

노동센터는 전국의 경비원 90% 이상이 이처럼 위탁관리 형태의 간접고용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흔히 알려진 파견이나 용역, 도급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로 인해 경비원 사이에서 '경비원은 임계장'이라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임계장은 '임시 계약직 노인장'의 줄임말이다.

입주민은 경비원과 마찰을 빚으면 직접 갑질을 하거나 입주민회에 해고를 건의하는 방법으로 얼마든지 보복이 가능하다. 경비원이 소속된 아파트 관리업체에 직접 민원을 넣어 해고를 압박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입주민-아파트관리업체-경비원'이라는 먹이사슬 가장 아래 놓인 이상 갑질을 당하더라도 꾹 참고 넘어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특히 A씨 사례처럼 경비원과 법적 분쟁이 생기거나 갈등이 불거지면 아파트 위탁관리업체에 책임을 떠넘기는 경우도 다반사다.

◆ 부당 업무에 갑질까지

결국 경비원으로서는 입주민 눈 밖에 날 경우 재계약을 담보할 수 없는 탓에 부당한 업무지시나 사적 심부름도 거부하기 어렵다.

시화노동정책연구소(시화노동연)가 지난 2018년 경기 시흥시 의뢰로 관내 아파트 경비원에 대한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자 대부분이 현행법상 금지된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화노동연이 시흥시 관내 아파트 경비원 439명과 관리사무소 직원 4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구체적으로는 ▲분리수거(415명·중복응답) ▲음식물 쓰레기 관리(399명) ▲단지 청소(376명) ▲주차관리(369명) ▲택배·우편물 관리(327명) ▲단지조경(123명) ▲입주민 민원 업무(74명) 까지 맡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행법상 경비원에게 '감시' 외 다른 업무를 맡기는 것은 금지돼 있다.

시화노동정책연구소 발표한 '시흥시 경비노동자 노동환경 개선방안 연구보고서' 중 일부 [사진=시화노동정책연구소]

응답자 중 '입주민에게 욕설 등 부당한 대우를 받은 적 있다'고 응답한 인원도 62명에 달했다. 하지만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경비원 대부분이 적극적으로 문제를 제기하지는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입주민과의 관계에서 받는 감정노동 스트레스를 묻는 질문에 대한 답변을 4점 만점 척도로 분석한 결과 중간값인 2.5보다 높은 수치가 나왔다. 수치가 높을수록 스트레스가 높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보고서에서 '경비원들이 부정적인 감정을 억누르는 등 감정표출에 있어서 상당한 압박감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결국 적게는 수백명, 많게는 수천명의 입주민 모두가 고용주인 상황에서 경비원으로서는 일상적인 부당 지시와 갑질을 당해도 별다른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노동센터도 보고서에서 "입주민 전체가 사용자적 지위에서 경비원과의 고용관계를 인식하는 탓에 경비노동자들은 일상적인 노무제공 과정에서 다수의 사용자를 대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는 것"이라며 "권리의식은 있지만 책임은 회피하기 쉬운 것이 다수 사용자 집단이 갖는 특성인데 이로 인해 '모두의 책임은 누구의 책임도 아닌 상황'이 발생하는 문제가 있다"고 진단했다.

 

imbong@newspim.com

CES 2025 참관단 모집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모델 문가비 아들 친부는 정우성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모델 문가비(35)가 출산한 아들의 친부가 배우 정우성(51)인 것으로 드러났다. 정우성 소속사 아티스트컴퍼니는 24일 "문가비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개한 아이는 정우성의 친자가 맞다"며 "아이의 양육 방식에 대해서 최선의 방향으로 논의 중이다. 아버지로서 아이에 대해 끝까지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출산 시점과 두 사람의 교제 여부, 결혼 계획 등 사생활 관련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알렸다. 배우 정우성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앞서 두 사람 사이의 득남 소식이 알려졌다. 두 사람은 2022년 한 모임에서의 만남 가까이 지냈으나 교제한 사이는 아니었고 결혼 계획도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작년 6월 문가비가 임신 사실을 알렸고 정우성은 양육의 책임을 약속했다고 한다. 문가비는 뷰티 예능 프로그램 '겟잇뷰티' 등으로 얼굴을 알린 한동안 활동을 중단했다가 지난 22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아들 출산 사실을 고백했다. 그러나 결혼 여부나 아이 아버지에 관한 언급은 없어 궁금증을 샀다. 당시 문가비는 "너무 갑작스럽게 찾아온 소식에 아무 준비가 돼 있지 않았던 저는 임신의 기쁨이나 축하를 마음껏 누리기보다는 가족들의 축복 속에 조용히 임신 기간 대부분을 보냈다"며 "그렇게 하기로 선택한 건 오로지 태어날 아이를 위함이었다. 마음 한편에 늘 소중한 무언가를 지키기 위해서는 꽁꽁 숨겨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사진=문가비 인스타그램] 이어 "세상에 나온 아이를 앞에 두고 여전히 완벽한 준비가 되지 않은 엄마지만 그런 내 부족함과는 상관없이 존재 자체만으로 나의 마음을 사랑으로 채워주는 아이를 보며, 완벽함보다는 사랑과 행복으로 가득 찬 건강한 엄마가 돼야겠다고 다짐했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용기를 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문가비는 1989년생으로 2017년 온스타일 예능 '매력티비'와 '겟잇뷰티'로 얼굴을 알렸다. 이후 SBS '정글의 법칙'과 KBS '볼빨간 당신' 등 각종 예능에 출연했다. 여러 광고와 헤라서울패션위크 등 패션쇼 무대에도 섰다. jyyang@newspim.com 2024-11-25 09:48
사진
이재명 '위증교사' 1심 김동현 판사 누구 [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 1심 선고를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 재판장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김동현 부장판사)는 25일 오후 2시 위증교사 혐의로 기소된 이 대표의 1심 선고공판을 진행한다.  전라남도 장성 출신의 김동현 부장판사는 고려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2001년 사법연수원을 30기로 수료했다. 김 부장판사는 2004년 광주지법 판사를 시작으로 인천지법, 서울동부지법, 서울고법 등을 거쳐 지난해부터 선거·부패 사건을 전담하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 부장판사로 재직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자리하고 있다. 2024.11.25 leehs@newspim.com 김 부장판사는 이 대표의 위증교사 사건 외에도 '대장동·위례신도시·성남FC·백현동 의혹' 사건을 함께 심리하고 있는데, 해당 사건은 기록의 양이 방대하고 쟁점이 복잡해 1심 선고를 하기까지 몇 년이 더 걸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당초 이 대표 측은 두 사건을 분리해서 진행할 경우 방어권 보장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며 병합 심리를 요구했으나, 김 부장판사는 두 사건을 병합하지 않고 별도로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또 김 부장판사는 이른바 '가짜 수산업자'에게 금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박영수 전 특별검사(특검)의 1심 사건을 맡으며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하기도 했다. 당시 김 부장판사는 "이 사건 범행으로 공직자의 공정한 직무수행과 공공기관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크게 훼손됐다"며 "특히 박영수 피고인은 국정농단 규명을 위해 임명된 특별검사로 어느 공직자보다 공정성과 청렴성에서 모범을 보여야함에도 금품을 수수했다"고 질책했다. 박 전 특검 등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된 가짜 수산업자 김모 씨에 대해서는 "다수의 공직자에게 긴 시간 금품을 제공한 점, 이종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며 징역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또 김 부장판사는 이명박 정부 시절 이른바 '스파르타팀'을 꾸려 정부에 우호적인 방향으로 온라인 여론을 조작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전직 청와대 비서관들에게도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위증교사 혐의는 이 대표의 형사 사건 중 가장 불리한 판결이 나올 가능성이 높은 사건으로 꼽히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최근 6년간 유죄가 확정된 위증교사 사범 195명 중 실형(69명)이나 징역형 집행유예(114명)가 선고된 사례는 94.8%에 이르며 벌금형(12명) 선고 비율은 6.2%에 그쳤다. 이 대표가 만약 위증교사 혐의로 대법원에서 금고 이상의 형(집행유예 포함)을 확정받으면 공직선거법 제19조에 따라 피선거권이 박탈돼 형이 실효될 때까지 선거에 출마할 수 없게 된다.  jeongwon1026@newspim.com 2024-11-25 11:19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