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아시아권에서 한국과 중국, 싱가포르의 기업 부채가 가장 빠르게 증가해 위험 신호를 보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경제전문 매체 CNBC는 4일(현지시간) 호주뉴질랜드(ANZ) 은행의 보고서를 인용, 지난 수년 간 이들 3국의 기업 부채가 두드러진 증가세를 보이고 있던 참에 코로나19(COVID-19)로 매출에 타격을 입어 부채상환 능력이 떨어져 우려된다고 보도했다.
[인천=뉴스핌] 인천항 전경[사진=인천항만공사] 2020.03.29 hjk01@newspim.com |
ANZ는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다수 기업들의 신용등급이 강등되거나 디폴트 사례가 속출해 경제성장률을 끌어내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ANZ는 한국과 싱가포르의 경우 에너지 기업들이, 중국의 경우 부동산 기업들이 부채가 한계에 이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한국의 에너지 기업들은 부채가 한계를 넘어선 사례가 많은 데다 유동성도 부족해 더욱 위험하다고 우려했다.
이어 한국의 중소기업들의 부채가 지난 2년 간 증가했다며, 이들은 대기업에 비해 현금 흐름이 더욱 빨리 고갈되기 쉽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 경제에 있어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거시경제적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싱가포르 또한 지난해 기준 국내총생산(GDP)의 5분의 1을 차지한 에너지 부문이 이미 적자를 내고 있다며, "에너지 부문의 부진은 전 세계적 현상이지만 싱가포르의 경우 유동성에 제약이 있다는 추가 리스크가 있다"고 설명했다.
싱가포르는 환율 리스크에 취약하다는 문제도 안고 있다. ANZ는 싱가포르 기업들의 미상환 부채 중 미달러 표기 부채가 60.9%에 달한다고 전했다.
이와 비교하면 한국은 미상환 부채 중 5분의 1만이 외화 표기 부채이기 때문에 환율 리스크는 큰 문제가 안 되지만, 지속불가능한 '고위험' 부채의 비중이 크고 대규모 부채를 떠안고 있는 업종의 80%가 자본 여력이 제한적이라는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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