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산업 생활경제

속보

더보기

주영섭 "중견기업, M&A시장 큰손 돼야 기술창업 활성화된다"

기사입력 : 2020년05월01일 09:09

최종수정 : 2020년05월01일 09:09

은행권 대출은 벤처기업에 독약...투자유치로 생존해야
창업붐 위해선 '글로벌·엑시트 전략' 필요

[편집자] 주영섭 전 중소기업청장은 월간 ANDA와 만나 우수한 기술을 가진 대학가 인력들이 스타트업 창업에 나서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이 같은 환경이 조성되기 위해서는 '스타트업 창업'은 빚내서 하는 것이 아닌 투자 받아서 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기본 값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와 함께 정부 차원에서는 투자 환경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5월 발간된 <월간 ANDA>에는 2차 '벤처붐'이 일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한 주 전 청장의 생각을 담았다.

[서울=뉴스핌] 박영암 기자 이서영 기자 = "스타트업 창업은 위험하지 않다. 은행 대출 받아서 하는 것이 아니다. 좋은 기술 있으면 자금은 항상 따라온다. 대신 기술 보고 투자한 자본들이 자유롭게 자금 회수(EXIT)할 수 있게 인수합병(M&A) 시장을 활성화해야 한다. 이것이 정책당국자들의 핵심 과제다."

2016년부터 2017년 중반까지 중소기업청장을 역임한 주영섭 고려대학교 석좌교수는 월간 ANDA와 만나 대학가 기술창업 여건이 많이 개선됐다고 들려줬다. 1990년대 후반 1차 벤처 붐처럼 기술창업에 대한 열기가 뜨겁다는 설명이다. 그도 동료 교수나 석·박사 과정 학생들에게 기술창업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조언하고 있다고 들려준다.

은행에서 대출 받아 하는 것이 아니라 벤처캐피탈의 투자를 받으니 실패해도 신용불량자는 안 된다고 설명한다. 주 석좌교수는 우수 기술을 가진 대학가 인력들의 스타트업 창업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국내 M&A 시장이 활성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벤처캐피탈이 코스닥시장을 탈출구로 기대할 수 없어 스타트업과 대기업이나 중견기업 간 M&A를 정부나 공공기관에서 적극 주선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주영섭 고려대학교 공학대학원 석좌교수. 2020.03.23 pangbin@newspim.com

- 미국과 달리 국내에서 '벤처 창업이 위험하다'는 선입견이 강하다. 이유를 찾는다면. 

▲ 우리나라에서 벤처 창업이 '위험하다'는 꼬리표가 붙은 것은 정책 조급증 탓이다. 본격적인 벤처창업 정책의 시작은 김대중 정부부터다. 당시 외환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벤처창업을 육성한 것은 시의적절했다. 벤처업계에 거액이 흘러 들어가 인터넷 강국의 초석을 쌓았다.
아쉬운 점은 너무 승부를 빨리 보기 위해서 벤처기업들에 돈을 빌려준 점이다. 기술보증기금과 신용보증기금에서 벤처창업가에게 보증을 해줬고 은행에서 이를 기반으로 대출을 제공했다. 이 과정을 거쳐서 글로벌 대기업으로 성장한 것이 지금의 네이버이고 카카오이긴 하다. 반면 실패한 사람들은 폭삭 망해버렸다. 특히 은행에서 자금을 빌려 초기 잘나가다가 거품이 꺼지면서 실패한 사람들은 상당히 오랜 기간 후유증에 시달렸다. 당시 성공한 사람들에 비해 망한 창업가들이 너무 많아 '벤처는 위험하다'는 인식이 생성됐다.
하지만 외국 전문가들이 이구동성으로 말하는 것은, 벤처 창업이 결코 위험하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벤처창업을 위해 은행에서 대출을 받는 것이 아니다. 벤처캐피탈 등에서 지분 투자를 받는다. 때문에 망해도 창업자가 신용불량자가 되는 일은 거의 없다. 설사 실패해도 다른 기술력만 있으면 또 다른 벤처 투자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우리나라에서 벤처창업가에게 돈을 빌려주는 방식으로 쉽고 빠른 정책 결과를 보려는 움직임은 여전히 존재한다. 실제로 지난 정부에서 벤처창업에 군불을 때기 시작하던 때 금융위원회가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돈을 빌려주겠다는 의견을 낸 적이 있다. 당시 나는 대출을 하는 건 또 다른 벤처 암흑기를 만드는 극약 처방이라고 말렸다. 다행히도 현 정부에 와서는 대출 중심에서 투자 중심으로 가는 긍정적인 흐름으로 바뀌었다.

- 대출에서 투자중심으로 가려면 투자자들이 쉽게 엑시트(자금회수) 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줘야한다

▲ 스타트업에게 엑시트 전략은 매우 중요하다. 그 때문에 나는 스타트업 피칭 콘테스트를 심사할 때 "당신의 엑시트 전략은 무엇이냐"고 항상 물어본다. 여러 스타트업이 투자를 요구하는 만큼, 스타트업 창업가들은 투자자에게 추후 얼마만큼의 이익을 어떻게 돌려줄 것인지, 그리고 이를 어떻게 회수 가능하게 할 것인지를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 우리 현실에서 엑시트 전략은 IPO(기업공개)와 M&A(인수합병)다. 우리나라는 현재 90%가 IPO고 10%가 M&A다. 그러나 요즘 미국에서는 거의 95%가 M&A를 하고 5%만이 IPO를 하는 실정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스타트업은 기술기반 사업인데 요즘 워낙 기술 변화가 빨라서 투자자들도 승부를 빨리 내려고 한다. 쉽게 말해 투자해서 IPO까지 기다릴 만큼 시간적 여유가 없다는 의미다. 따라서 이제는 M&A를 통해 더 큰 기업이 스타트업을 인수하거나, 기존 스타트업 가운데 이미 커버린 구글 같은 곳에서 혁신 스타트업을 가져오는 M&A를 한다.
이는 혁신을 사는 것이고 사람을 사는 것과도 같은 이치다. 하지만 한국은 완전히 반대다. 다른 말로는, 빠른 승부를 봐야 하는 기술경쟁력에서 엑시트 전략 때문에 뒤처지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창업벤처의 물꼬를 더 트기 위해서는 엑시트의 물꼬를 터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M&A를 적극 추진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주영섭 고려대학교 공학대학원 석좌교수. 2020.03.23 pangbin@newspim.com

- M&A가 활성화돼야 한다는 것 역시 모두가 알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고질적인 병폐인 '기술 탈취'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어려운 것 아닌가.

▲ M&A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제값을 치르는 행위'가 확실하게 이뤄져야 한다. 이를테면 기술을 사기 위해서는 100억원이 드는데 그 기술을 만든 사람 한 명만 빼 오는 데는 10억원만 들 수도 있다. 이를 원천 봉쇄해야만 M&A가 가능해진다. 그렇기에 기술 탈취를 철저하게 막을 방안이 필요하다. 이것만 잘 이뤄진다면 M&A는 모두에게 좋은 결과물을 안겨다 줄 것이다. 실제로 대기업과 스타트업 등이 M&A를 할 경우 대기업으로 편입되기까지 7년의 유예기간을 줘 기술 탈취 유인을 막도록 했다.
특히 강조하고 싶은 것이 중견기업이다. 기업의 덩치는 커졌지만 더 앞으로 나아가기에는 역량이 부족할 경우, 혁신적 기술력을 가진 스타트업과 M&A를 한다면 서로가 좋은 결과물을 낳지 않을까 싶다. 게다가 대기업이 스타트업과 M&A를 하는 것에 대해서는 막연한 사회적 반감이 있어 중견기업이 스타트업과 M&A로 손을 잡는다면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결과물을 도출할 수 있을 것이다.

- 대기업과 M&A를 해야 비싸게 팔 수 있지 않나. 대기업의 M&A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바꿀 방법은 없는지.

▲ 대기업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바꾸는 것은 단기간에 이뤄지기 힘든 과정이다. 대기업이 스타트업을 인수하는 것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인 것은 현재로서 사실이다. 때문에 중견기업의 M&A를 독려하고 기대를 건다는 말을 한 것이다. 하지만 길게 봐서는 대기업이든 중견기업이든, 스타트업과 진행하는 M&A 자체가 깔끔하게 이뤄진다면 사람들이 바라보는 인수합병에 대한 인식도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 꼭 필요한 것이 기술 탈취를 막고 제값을 쳐주는 거다. 그 과정에서 항상 문제가 되는 것은 사고 싶은 사람은 100억원을 주고 싶지만 팔려는 사람은 500억원을 받고 싶다는 점이다. 스타트업이라는 것은 미래를 보고 기술을 만드는 것인데 당장 그 기술을 사려는 회사가 싸게 사려고 할 때 문제가 생기는 것 아닌가. 그 때문에 대기업들은 그 과정에서 기술 탈취 유혹을 느끼는 것이라고 본다. 때문에 조건부 지분인수계약제(Simple Agreement for Future Epuity, SAFE) 제도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올해 제정된 벤처투자 촉진에 관한 법률(벤처투자법)에서 도입했는데, SAFE는 지금 스타트업 기술가치로 갑론을박할 것이 아니라 스타트업이 성장했을 때의 가치로 환산해서 계산하자는 것이다.
이와는 별개로 전환노트(Convertable Note) 도입도 추진해야 한다. C-Note는 전환사채(Convertable Bond)와 유사한 개념이다. 채권으로 투자했다가 스타트업이 성장하면 주식으로 전환하는 금융기법이다. 벤처캐피탈의 다양한 투자를 위해서라도 국회에서 가급적 빨리 입법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pya8401@newspim.com

jellyfish@newspim.com

CES 2025 참관단 모집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與, '배 나온 오빠' 김혜란 공개 경고 [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김혜란 국민의힘 대변인(사진)이 SNS에서 배우자를 '배 나온 오빠'로 지칭한 것과 관련해 당 지도부가 언행에 주의할 것을 공개 경고했다. 김혜란 대변인 [사진=SNS갈무리]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 원외 무관하게 당 인사들은 공적인 일을 수행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기에 언행에 각별히 신중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김혜란 대변인은 지난 18일 페이스북에 자신의 결혼 20주년을 기념하는 글을 올렸다. 김 대변인은 이 글에서 배우자를 '오빠'로 지칭하며 괄호로 '이때 오빠는 우리 집에서 20년째 뒹굴거리는 배 나온 오빠'라고 적었다. 이에 김건희 여사와 명태균씨가 주고받은 카카오톡 대화의 '오빠'가 연상된다며 '김 여사를 조롱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추 원내대표는 "당내에 갈등과 분열을 유발할 수 있는 그런 언행에 대해 좋아할 사람은 바로 민주당 등 야당이다. 그들만 좋아하고 박수칠 일"이라고 지적했다. donglee@newspim.com 2024-10-20 18:27
사진
'위고비' 상륙…소비자가 70만원 전망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기적의 비만약으로 불리는 노보 노디스크의 비만치료제 '위고비'가 국내에 출시됐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위고비의 국내 유통을 담당하는 쥴릭파마코리아는 이날부터 병의원과 약국을 상대로 위고비 주문을 받고 있다.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사진=로이터 뉴스핌] 2024.03.07 mj72284@newspim.com 쥴릭파마코리아는 위고비의 국내 공급가를 37만2025원(4주분 기준)으로 책정했다. 펜 형태의 주사제 1개를 주 1회씩 한 달간 총 4회 맞아야 한다. 위고비 용량은 0.25mg, 0.5mg, 1mg, 1.7mg, 2.4mg 등 5개로 구성됐으며 용량별 공급가는 같다. 주 1회 0.25㎎ 투약을 시작해 16주가 경과하면 주 1회 2.4㎎까지 단계적으로 증량할 수 있다. 다만 보험 적용이 되지 않는 비급여 치료제로 공식적으로 알려진 공급가보다 높은 가격에 판매될 가능성이 크다. 4주 투약분 기준 소비자 가격은 월 최대 70만원으로 책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가 개발한 위고비의 주 성분은 글루카곤 유사펩타이드(GLP-1) 수용체 작용제인 세마글루타이드다. GLP-1는 식사 후 분비돼 인슐린 분비를 자극하고 식욕을 억제하는 호르몬인데, 세마글루타이드가 GLP-1 수용체를 자극해 식욕을 감소시키고 포만감을 오래 느끼도록 해 섭취량을 줄여 체중 감소를 유도하는 것이다. 위고비는 당초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됐으나 식욕 억제와 체중 감소 효과가 확인되면서 비만 치료제로 쓰이고 있다. 앞서 노보 노디스크가 출시한 GLP-1 계열의 비만치료제 '삭센다'(성분명 리라글루티드)는 56주 임상에서 평균 7.5% 감량 효과를 나타낸 반면, 위고비는 임상시험 결과 68주 투약에서 약 15%의 체중 감량 효과를 보였다. 또 삭센다는 매일 1회 투여해야 하지만 위고비는 주 1회 투여로 반감기가 길어 편리성이 높다. 위고비는 일론 머스크 해외에서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 등 유명인들이 투약한 약물로 알려지면서 큰 관심을 받았다. 전 세계적으로 품귀 현상이 빚어진 만큼 국내에서도 당분간 구매 대란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임상 시험 결과 위고비 부작용으로는 메스꺼움과 구토, 복통, 설사, 변비 등이 보고 됐다. 식약처는 위고비를 비만치료제 허가 범위 내엣 사용하되 부작용을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sykim@newspim.com 2024-10-15 14:51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