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이견으로 실행 늦춰질 우려에 문 대통령 '조정' 주문
정세균 총리, 전국민 확대하되 재정 부담 줄이는 방식 중재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당·정 간 엇박자를 냈던 긴급재난지원금의 조율은 문재인 대통령이 가닥을 잡고, 정세균 국무총리가 실질적으로 조정하는 방식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당초 소득 하위 70%에 한해 4인 가구당 100만원씩의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는 안을 확정, 국회에 제출했지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선거 과정에서 전 국민에게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는 조정안을 당론으로 확정했다.
[서울=뉴스핌] 문재인 대통령. 사진=청와대페이스북 ] 2020.03.24 photo@newspim.com |
이후 긴급재난지원금은 계속적으로 논란이 됐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등 기획재정부가 재정건전성을 이유로 전 국민 지급안에 강력히 반대한 것이다. 청와대는 국회 합의안을 받아들이겠다고 했지만, 야당인 미래통합당은 당과 여당의 합의안을 만들어오라고 다시 공을 여권에 넘겼다.
민주당은 홍 부총리를 강하게 압박했으나, 재정건전성을 강조하는 기획재정부의 입장은 굳건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위기 상황에서 긴급한 긴급재난지원금의 실행이 이같은 당정 엇박자로 늦어질 것이라는 비판 여론이 올라오자 결국 문 대통령이 나섰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코로나19 대책의 속도를 강조하며 당정에 결론을 낼 것을 주문했고, 정세균 국무총리가 나섰다.
정 총리는 기획재정부와 민주당 사이에서 조율을 통해 전 국민을 대상으로 지급하되 부유층은 자발적으로 기부하고, 세액 공제 혜택을 주는 방식으로 재정에 부담을 줄이는 '자발적 기부제'를 통해 당·정·청 합의안을 만들어냈다.
정부의 추경안이 현재 국회로 넘어간 상태인 만큼 당·정·청 조율안은 조정식 민주당 정책위의장이 발표했고, 즉시 정 총리는 "국회에서 자발적 기부가 가능하도록 제도 개선을 한다면"이라는 전제를 달아 수용했다. 청와대 역시 "당·정·청은 한 몸으로 그동안 계속 조율해왔다"고 자발적 기부제를 여권 합의안으로 규정했다.
하지만 국회 예결위원장인 김재원 미래통합당 정책위의장은 지난 22일 자발적 기부제에 대해 "듣도 보도 못한 것으로 정부와 여당은 속히 수정 예산안부터 국회에 제출하라"고 반박했다. 이에 따라 당·정·청 간 조율된 수정안이 마련돼 국회에서 본격적으로 논의될 경우 야당인 미래통합당이 어떻게 대응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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