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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美, 괌 배치 전략폭격기 B-52H 돌연 철수…방위비 압박 목적?

기사입력 : 2020년04월21일 06:35

최종수정 : 2020년04월21일 06:35

美, B-52H 6개월 마다 괌 순환배치 전략 종료
국방부 "방위비 연관 억측…전력운용 일환일 뿐"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미국 공군이 자국령인 괌에 배치했던 전략폭격기를 최근 미국 본토로 철수시킨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미국이 괌에 전략폭격기를 배치한 것은 북한을 염두에 둔 조치로 풀이돼 왔는데, 이러한 전략자산을 철수한 것을 두고 미국이 교착 상태에 빠진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을 이유로 한국을 압박하는 것이란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한‧미 군 당국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주 괌에 배치했던 B-52H 전략폭격기를 미국 본토로 철수시켰다. 미군 기관지 성조지도 최근 보도에서 "괌 앤더슨 공군기지에서 순환배치를 통해 태평양 지역에서 지속적인 폭격기 주둔을 유지하는 오랜 관행을 끝냈다"며 "B-52H 폭격기 5대가 17일 미국 노스 다코타주 미노트 공군기지로 다시 날아갔다"고 밝혔다.

미국 전략폭격기 B-52 [사진=로이터 뉴스핌]

미국은 지난 2004년부터 6개월 간격으로 괌 앤더슨 공군기지에 B-52 전략폭격기를 배치해왔다. B-52(보잉 B-52 스트래트포트리스)는 미국 최대, 최장수 전략폭격기다. 1955년부터 미국 공군에서 활동 중인 장거리 아음속 전략 폭격기로, 전장 48.5m, 전폭 56.4m, 전고 12.4m, 최대 중량이 220만톤에 달한다. 최대속도는 마하 0.85, 최대 항속거리 1만6232km다.

특히 최대 적재 중량이 3.15톤에 달해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순항미사일, 재래식 탄두를 장착한 하푼 공대함미사일, 지대지미사일 등을 적재할 수 있다. 냉전 시기엔 핵폭탄을 적재하고 24시간 즉시 출격 태세를 유지했다.

미국이 그간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B-52H를 괌에 배치해 둔 것은 대북 억제 목적으로 해석돼 왔다. 미국은 지난 2016년 1월 북한이 4차 핵실험을 감행하자 괌에 있던 B-52를 한반도 상공에 전개하며 북한에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낸 바 있다. 이에 북한도 2017년 8월 노동당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 보도를 통해 "북한 전략군은 중장거리전략탄도로켓 '화성-12'형 4발로 괌을 포위사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응수했다.

지난 2018년에는 미국 태평양공군사령부가 B-52 6대를 괌에 배치하면서 "지역 동맹국과 파트너들에게 신뢰할 수 있는 전투력을 제공할 것이다. 이번 전진배치는 인도, 태평양 지역 동맹국에 대한 미국의 지속적인 안보 공약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하기도 했다.

미국령 괌에 위치한 앤더슨 미 공군기지 [사진=로이터 뉴스핌]

그런데 돌연 미국이 B-52H 5대를 괌에서 빼 미국 본토로 철수시키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SMA 협상 지연에 따른 조치가 아니겠냐는 관측이 나온다. 즉 방위비 인상 및 조기 타결을 한국에 압박하기 위해, 혹은 방위비 협상 교착으로 인한 동맹 약화로 이같은 조치를 한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방위비와 연관 짓는 것은 억측'이라는 입장이다. 또 '이번 조치가 대북억제, 즉 미국의 한반도 확장억제에 미치는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국방부는 20일 공식입장을 통해 "이번 조치는 미국의 국방전략에 기초한 전력운용 개념 조정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미국은 최근 중국을 압박하기 위한 인도‧태평양전략을 펴고 있는데, 괌에 전략자산을 배치해두면 중국에 전략자산의 활동이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 이를 미국 본토로 옮긴 것뿐이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국방부는 "이번 조치로 미국의 대한반도 방위공약과 확장억제개념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 양국은 확고한 연합방위태세를 구축 중"이라고 말했다.

국방부는 이어 "한‧미 양국 국방 및 군사당국 간 사전에 관련 내용을 충분히 공유했다"며 "한미 국방당국은 매년 SCM(한‧미연례안보협의회의)을 통해 확인해 오고 있다. 한‧미 국방부는 주한미군 전력은 물론 유사시 미 증원전력 운용에 대해서도 긴밀한 협조체제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suyoung071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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