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중국이 28일부터 외국인의 입국을 전면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가 그동안 중국 때문에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하지 않았다면, 이제라도 상호주의에 입각해 중국은 물론 감염정도가 심한 외국으로부터의 입국을 막는 게 옳다. 때마침 백경란 대한감염학회 이사장이 지난 26일 페이스북을 통해 방역활동을 벌이고 있는 의료진의 피로도를 전하며 '외국인의 입국금지' 조치를 정부에 요구하지 않았는가. 백 이사장은 "우리 국민 치료에 의료진이 힘들고 지쳤다"며 "외국인까지 치료해주고 있을 정도로 일선 여력이 남아 있지 않다"고 호소했다. "다른 나라는 이미 한국 다 막았다, 정부에서 주장하는 상호주의에 입각해서 금지(하는 것이 마땅하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맞는 말이다. 한국에 대한 입국금지조치를 취한 나라는 180개국에 달한다. 우리가 막는다고 해서 하등 이상할 게 없다.
그런데도 정부는 외국인에 대한 입국을 금지하지 않겠다고 한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27일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전체 해외유입 환자의 90%가 우리 국민인 점을 고려하면 당장 입국금지와 같은 조치를 채택하는 데는 제약이 따른다"며 입국금지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것이라 한다. 대신 해외유입의 지역사회 전파를 막기 위해 의무적 자가격리를 철저하게 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해외 입국자들이 자가격리 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정부의 조치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커지고 있다. 자가격리 대상인 미국 유학생이 가족과 함께 5일간 제주를 관광한 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제주지역에 비상이 걸렸다. 미국을 다녀온 뒤 확진 판정을 받은 충북 증평의 60대 여성도 자가격리 권고를 무시하고 다중이용시설을 이용했다고 한다.입국 외국인들 중 코로나 19 확진자가 늘어나는 점도 문제다. 중앙방역대책본부의 26일 발표에 따르면 신규 확진자 104명 중 해외에서 유입된 환자가 39명에 달했다. 심지어 우리나라의 코로나19 관련 의술이 뛰어난 데다 확진자에 대해 완치 때까지 국비로 치료를 해 준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치료받기 위해 입국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 난민이 대거 몰려들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전투에 진 지휘관은 용서해도 경계에 실패한 지휘관은 용서받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방역도 마찬가지다. 문재인 정부가 대처를 잘했다고 자화자찬하지만, 초기에 중국발 입국을 막지 않아 예방에 실패한 책음을 면키 어렵다. 최고의 방역은 치료가 아니라 예방이다. 이제 중국은 물론 외국인에 대한 입국금지를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그게 상호주의다. 얼마전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어려울 때 친구가 진짜 친구"라며 "빗장을 닫아서는 경제와 방역, 두 개 코로나 전쟁에서 이길 수 없다"며 중국인에 대한 입국금지를 반대했다. 이제 우리에게 빗장을 건 중국에 대해 무슨 말을 할지 궁금하다. 외국인 확진자에 대해 치료비 등을 전액 지원하는 반면 대구에서 고열로 숨진 17살 고교생은 코로나19 감염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570만원의 치료비를 가족이 부담해야 한다는 사실에 분노하는 국민들의 마음을 헤아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