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부, 스마트팩토리 22년까지 1000개 추진..."국내장비는 고작10%"
"B2B 모듈 개발 속도내야...한국형 스마트팩토리에 집중"
[편집자] 대한민국이 세계 최초로 5세대(5G) 이동통신을 상용화한 지 1년이 지났습니다. 1년 사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5G망이 깔렸고, 가입자도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속도의 쾌감'이 주는 우월감 뒤로 숙제도 하나 둘 따라 옵니다. 인프라 불균형, 고가 요금제, 품질 에 대한 고객 불만 등입니다. 종합뉴스통신 뉴스핌이 총 6회 기획 시리즈를 통해 5G 1년을 평가하고, 5G산업의 글로벌 주도권을 잡으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한 지 정리했습니다.
[서울=뉴스핌] 김지나 나은경 정윤영 이서영 기자 = 올해 5세대(5G) 이동통신 28GHz 상용화가 시작될 것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5G를 기반을 둔 기업간 거래(B2B) 산업도 본격적으로 개화할 것으로 보인다.
초주파수 28GHz는 이미 상용화된 3.5GHz보다 3~4배 정도 빠르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건물 등과 같은 장애물이 있을 경우 주파수가 통과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28GHz가 상용화될 경우 이미 공간이 설계된 스마트팩토리 등에서 적극 활용될 전망이다.
◆"올해안 28GHz 상용화"...2021년, 이통3사 4만5215대 구축
[서울=뉴스핌] 김지나 기자 = 2020.03.23 abc123@newspim.com |
25일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노웅래 의원실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이통3사는 과기정통부에 주파수이용계획서를 통해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년간 5G 28GHz망을 4만5215대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K텔레콤은 2019년 1269대, 2020년 5042대, 2021대 8904대 순으로 점점 구축 대수를 늘려나간다는 계획을 세웠고, KT는 2019년 3000대, 2020년 5000대, 2021년 7000대 식으로 늘릴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2019년 1000대, 2020년 4000대, 2021년 1만대 등을 28GHz 망을 구축한다.
주파수는 공공재인 만큼 정부에서 이통3사에 주파수를 할당할 때 이통3사로부터 주파수 이용계획서를 받는다. 이통3사는 정부로부터 주파수를 할당받는 대신 제출한 망 이용계획에 따라 필요최소 조건으로 망을 구축해야 한다.
김보경 과기정통부 전파기반과 과장은 "28GHz 망 구축과 관련해선 2023년에 이행점검에 들어가는데, 만약 이행점검에서 일정 점수에 도달하지 못하면 주파수 할당을 취소하거나, 주파수이용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올해 안에 5G망에서 28GHz가 상용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은 이미 28GHz 주파수 대역으로 5G를 상용화한 상황이다.
이현우 단국대 SW융합대학 교수는 주파수이용계획서상 2021년까지 28GHz 4만5215대 구축계획과 관련해 "4만5200여대는 부족할 것 같고, 2022년까지 더 구축해야 웬만한 실내나 핫스팟에서 28GHz망을 원활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28GHz는 애초에 전국을 다 커버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4G 수치와 단순 비교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스마트팩토리 키운다는 중기부...돈 버는 건 독일·일본·유럽?
28GHz 상용화를 위해선 우선 28GHz 주파수를 잡을 수 있는 5G폰이 나와야 한다. 현재 출시된 5G폰은 3.5GHz 용으로 28GHz 망을 이용할 수 없다.
한 휴대폰 제조사 관계자는 "3.5GHz는 주파수가 멀리가고, 28GHz는 핫스팟이나 야구장 등 사람이 밀집된 공간에 유용하니 이통사는 각각의 장점에 맞춰 망을 설계할 것"이라며 "서비스될 수 있는 망이 깔려야 단말기도 그 시점에 맞춰 나오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동주 5G포럼 생태계전략위원장(에릭슨엘지 테크니컬 디렉터)은 "단말기에 28GHz를 넣는 것은 기술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긴 하지만, 그것이 극복하지 못할 어려움은 아니다"라며 "또 다른 한편으론 28GHz가 기업간 거래(B2B) 쪽에서 진지하게 고려되고 있고, 공장에 적용할 경우 효과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스마트팩토리에 있어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부처는 중기벤처기업부다. '5G+플랜'의 중기부 내용을 보면 중기부는 2022년까지 중소, 중견기업의 제조 공정 혁신에 최적화된 '5G 팩토리' 솔루션을 1000개 공장에 단계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20년 200개, 2021년 300개, 2022년 500개 식으로 넓혀나갈 계획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올해부터 5G 스마트공장을 도입한 기업에 대해 최대 3년간 서비스 이용료를 사업비에 포함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면서 "작년과 올해 과기정통부가 추진하고 있는 5G 스마트공장 실증사업과 연계에 기업들의 참여를 적극 유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같은 중기부 계획에 대해 숫자로 정량화된 스마트팩토리는 실질적으로 국내 5G B2B 산업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국내에서 스마트팩토리를 늘린다고 하더라도, 스마트팩토리에 들어가는 기계들은 일본과 독일, 유럽기업들이 주도권을 쥐고 있어 수입에 의존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이다.
김성륜 연세대학교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정량적으로 스마트팩토리 1000개를 만든다는 것은 일단 눈높이는 높지만 이익을 누가 가져가야 할 진 생각해봐야 할 문제"라며 "스마트팩토리에 들어가는 한국 장비는 10%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5G B2B 파이 키우고, 한국형 스마트팩토리 사례에 집중
이에 국내 5G B2B 산업을 키워나가고, 다른 나라에 주도권을 뺏기지 않기 위해선 B2B 산업에 대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업계에선 5G 상용화를 통해 기업과 고객 간 거래(B2C) 시장 이외에 B2B 시장이 새롭게 열려 기존 시장의 30~40%의 시장이 새로 창출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예를 들어 5G B2C 시장이 100억원대 시장이라면 5G B2B 시장은 30~40억원 규모로 형성돼, 5G 관련 시장 파이를 130~140억원대로 키울 것이란 의미다.
이현우 교수는 "5G B2B 산업의 난관은 B2B용 디바이스 모듈이 확보돼야 하는데 삼성 등 단말기 업체들이 스마트폰에 집중하느라 모듈 개발 속도가 느리다는 점"이라며 "5G B2B 모듈은 스마트폰 보다 작고 경량화된 모듈로 자율주행차나 스마트팩토리에 쓰는데 지금은 모듈 대신 5G 스마트폰으로 하다보니 크기나 무게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삼성전자나 화웨이, 대만 미디어텍 등에서 B2B 모듈을 테스트하고 있어 하반기 중으로 B2B 모듈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면서 "이 모듈은 국가적 인프라가 필요한 자율주행차 보단 스마트팩토리에 먼저 응용사례가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성륜 교수는 "한국의 김밥집이 스마트팩토리화 돼서 김밥집을 무인화하면 '아! 이게 스마트팩토리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며 "스마트팩토리를 정량적으로 접근하기 보단, 깊이 있는 한국형 스마트공장 사례를 만들고, 이를 통해 기계도 우리나라 기계도 바꿔가는 것이 스마트팩토리의 좋은 전략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abc12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