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극우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일베) 회원으로 의심 받은 '워크맨' 고동완 PD가 고통을 호소했다. 허위임을 증명할 길도 있다고 강조했지만 여론은 싸늘하다.
고동완 PD는 지난 17일 공식 입장문을 통해 "이번 '워크맨' 자막 사태로 인해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진심으로 송구하다"며 "다만 악의적인 허위사실과 비방이 계속되는 점에 대해 진실을 말씀드리고 이해를 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일베 논란이 된 '워크맨'의 자막 [사진=워크맨 방송 캡처] 2020.03.18 alice09@newspim.com |
고 PD는 먼저 SBS 재직 당시 '런닝맨' 자막으로 일베 논란에 휩싸였던 점부터 해명했다. 그는 "'런닝맨'에서 자막이나 이미지 관련 업무를 담당한 사실이 전혀 없다. 당시 해당 프로그램 자막 관련 업무는 모두 다른 PD들이 맡았던 부분"이라고 주장했다.
일베가 만든 고려대학교 로고를 사용한 사건에 대해 그는 "해당 이미지 자료를 준비한 인물은 제가 아닌 C라는 후배"라며 "영상 삽입작업 역시 제가 아닌 다른 PD가 담당했다"고 설명했다.
고 PD는 "'개운지'라는 표현이 나온 사건은 이번에 처음 알게 됐다. 해당 사건은 제가 2016년 2월경 퇴사한 이후인 2016년 6월 발생한 사건"이라며 "'런닝맨' 관련 일베 이미지나 용어 사건은 저랑 무관하다. 제가 일베 관련 논란으로 '런닝맨'에서 하차한 사실이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계속적으로 악의적이고 비방의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부분에 대해 진실을 입증하기 위해서라도 형사고소 등 엄중한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강경한 입장을 내비쳤다.
또 "특정 극우 사이트를 비롯해 어떠한 커뮤니티 활동도 한 적이 없다. '워크맨' PD의 커뮤니티 비활동이 다소 납득하기 어려울 수 있으나 '워크맨' 속의 젊은 트렌드 자막들은 제가 아닌 젊은 후배들의 아이디어로 보완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만약 필요하다면 제 개인 서버접속 기록 일체에 대한 검증도 수용할 의향이 있다. 검증조차 받지 못하고 쏟아진 추측성 보도와 일방적 낙인을 일반인으로서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워크맨' 방송 화면에 뜬 '노무' 표현에 대해 그는 "평소 언어유희를 즐겨 사용하던 자막스킬의 연장선으로 '18(욕) 개놈의 (잔업) 시작'이란 의미로 사용했다. 다만 이 경우 한자가 병기되지 않으면 욕설이 직접적으로 노출되는 문제가 있을 것 같아, 해당 단어의 한자를 병기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18개 노무 시작'이라는 단어는 이전에 후배가 썼던 '업무 re 시작'이라는 평이한 자막을 좀 더 유머러스하게 표현하기 위한 작업이었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고 PD는 "이유를 막론하고 제 불찰로 상처를 받은 많은 시청자 분들께 진심으로 송구하다. 특히 아낌없이 사랑해주시고 응원해 주신 시청자 분들께 죄송하다"고 거듭 사과했다.
고 PD의 해명에도 여론은 싸늘하다. "일베나 쓰는 단어를 잘 아는 거 보니 맞는 거 같다"(mono****) "언어유희로 보기엔 평범하지 않은 단어선택"(crud****) "처음엔 모르고 썼어도 써놓고 보면 이상했을텐데"(suky****) 등 의심의 눈초리가 여전하다. 반면 문제의 자막을 들어 고 PD와 일베를 엮기는 무리라는 의견도 없지 않다.
앞서 11일 유튜브 채널 '워크맨'에 업로드된 42화 재택부업 편에서는 '18개 노무(勞務) 시작'이라는 자막이 등장했다. 해당 편에서 장성규와 김민아는 영화 '기생충' 속 기택네 가족이 한 피자박스 접기 아르바이트에 나섰다. 논란이 된 자막은 두 사람이 피자박스 18개를 더 접어야하는 상황에 등장했다.
영상 공개 직후 일각에서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할 때 일베가 즐겨 사용하는 용어 '노무'가 사용됐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이후 고 PD가 일베 회원이며, SBS '런닝맨' 당시에도 해당 사건으로 퇴사했다는 주장이 이어졌다. 논란이 계속되자 '워크맨' 42화 재택부업 편 영상은 삭제됐다.
alice0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