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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하루종일 "까똑" 재택근무 두 얼굴…근로자 보호 법적 '구멍'

기사입력 : 2020년03월13일 04:00

최종수정 : 2020년03월13일 04:00

코로나19 확산에 기업 40% 재택근무
퇴근 후 업무지시도 빈번…휴게시간·연장근로 보상 어려워
"내 메시지에 모두 대답해"…직장내 갑질 금지법 위반 소지
법조계 "유연근무제 관련 근로자보호 법령 모호…논의 시급"

[서울=뉴스핌] 이보람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기업들 상당수가 한시적 재택근무를 시행하는 가운데 유연근무 관련 법적 보호장치가 미비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3일 구인구직 매칭플랫폼 사람인이 1089개 기업을 상대로 재택근무 실시 의향을 조사한 결과 40.5%가 이미 재택근무를 실시하고 있거나 향후 실시할 계획이라고 답변했다.

일부 직장인들은 이같은 재택근무를 하면서 업무 효율성이 향상된다는 장점이 있지만 스트레스 역시 적지 않다고 호소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하루종일 울려대는 카톡…연장근로 보상·휴게시간 보장 '사각지대'

직장인들이 가장 많이 호소하는 문제 중 하나는 재택근무를 하면서 제대로 된 휴식시간을 보장받지 못한다는 점이다. 나아가 정당한 연장근로 수당 역시 사실상 보장받기 힘들다는 문제도 있다.

국내 한 중견 제약사에서 근무하는 A씨는 "재택근무를 해보니 출근과 퇴근의 경계가 모호해졌다. 쉬는 시간도 제대로 보장되지 않는 느낌"이라며 "누가 봐도 퇴근 시간 이후까지 일해야 끝날 수 있는 업무를 상사가 은근슬쩍 업무 종료 시간에 임박해 지시하면 모른 척 할 수도 없는 노릇 아니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A씨는 그러면서 "상사 입장에서는 집에 있으니 노는 시간이 많은 것 아니냐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오히려 이처럼 생각할까봐 회사로 출근할 때보다 쉬는 시간 없이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A씨의 사례는 휴게시간과 연장근로 보상을 규정하고 있는 근로기준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근로기준법 제54조는 사용자는 근로시간이 4시간인 경우 30분 이상, 8시간인 경우 1시간 이상 휴게시간을 근로시간 도중에 주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휴게시간은 근로자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이에 대부분 직장에서는 점심시간을 법에서 보장한 휴게시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또 연장근로와 관련해서는 같은법 제56조에 정해진 근로시간 외 추가 근무를 할 경우 통상입금의 50% 이상을 가산한 연장근로수당을 지급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재택근무를 하면서 정해진 휴게시간을 보장받거나 연장근로를 증명해 이에 대한 수당을 받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내 카톡에 전부 대답해" 신종 직장 내 괴롭힘?

재택근무 시행으로 회사로 출근할 때와는 달리 새로운 직 장내 괴롭힘 문제도 심심치 않게 발생한다고 한다.

국내 한 대기업에 재직 중인 B씨는 회사 방침에 따라 재택근무 대상 직원으로 지정돼 2주째 집에서 일하고 있다. 그는 "대부분 의사소통은 사내 메신저를 활용하는데 부장님이 이와는 별도로 재택근무 직원들의 출근 여부를 알 수 없다며 아침마다 단체카톡방에 출근 카톡을 남기고 자신이 한 말에도 모두 대답을 하라고 했다"며 "부장님 카톡을 놓칠까봐 하루 종일 PC와 휴대전화를 놓지 못해 하루 종일 일하는 기분"이라고 스트레스를 호소했다. 또 "출퇴근 카톡을 보내다 보면 괜히 일부 사무실 근무하는 직원들 눈치도 보인다"고 했다. 

B씨 상사의 경우 지난해 2월 개정된 근로기준법 관련 규정 이른바 '직장 내 갑질 금지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분석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노동법 한 전문가는 "고용노동부가 제시한 매뉴얼에 따르면 근로자가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 우위를 이용해 업무와 상관없이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는 직장 내 괴롭힘"이라며 "해당 매뉴얼에 따라 상사가 자신의 모든 말에 답하도록 강요하는 행위는 부하 직원에게 정신적 스트레스를 주는 행위로 판단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반면 사용자들은 직장인들의 이같은 불만이 재택근무 시행에 따른 업무 효율성 등을 고려해 어느정도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주장한다. 5명이 근무하는 소규모 사업체를 운영 중인 C씨는 "고민 끝에 이번 주 시험적으로 직원들에게 재택근무를 지시했다"며 "사업주 입장에서는 직원들의 근무태도를 알 수 없어 불안한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결국 가장 큰 문제는 국내에서는 이들 사례를 포함해 재택근무 등 유연근무제와 관련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 판단 기준이 되는 명확한 법 규정이나 판례가 없다는 데 있다.

이에 노동법 전문가들은 해외사례 등을 참고해 사회적 합의를 이루고 관련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김기태 시민사회연구원장(미국 뉴욕주 변호사)은 "재택근무와 관련한 문제는 '법 공백' 현상에 기인한 문제"라며 "현행 근로기준법은 근로자들이 회사로 출근하는 것을 전제로 설계가 돼 있기 때문에 재택근무라는 근무 형태에 대해서 법적으로 어떻게 해석하고 평가할지에 대해서는 관련 법령이나 판례가 없어 혼란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는 재택근무 사례가 많지 않아 사회적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재택근무 근로자들이 많아지고 장기화되면 관련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고용노동부의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마련되고 이를 뒷받침할 성실한 노사 혐의가 매우 중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brlee1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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