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홈 글로벌·중국 글로벌정치

속보

더보기

[팩트체크] WHO의 팬데믹 선언 의미는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현재는 공식선언 절차 없어... 일부 언론·학자 이미 사용
'봉쇄'에서 '완화'로 이동.. 경제·정치·사회적 충격올 수도

[서울=뉴스핌] 김사헌 기자 = 코로나19(COVID-19) 전염병 확산으로 빠른 시간 내에 전 세계 확진자 수가 11만 명을 돌파하자, 유엔 산하 세계보건기구(WHO)가 '세계적 유행(pandemic·팬데믹)' 위협이 매우 현실화했다는 입장을 밝혀 주목된다.

이는 WHO가 전 세계로 코로나19 전염이 확산되고 있는 현재 상황을 위험 최고 등급으로 격상할 준비를 마쳤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정작 WHO는 '세계적 유행'이란 과거 용어의 정의를 이제는 더이상 사용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세계적 유행'에 따른 보건 정책 대응 방향 자체도 봉쇄와 완화 어느 한 쪽을 강조하기 보다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조합하는 쪽으로 바꾼 것으로 판단된다.

◆ 사상 최초 '통제할 수 있는' 세계적 유행병?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Tedros Adhanom Ghebreyesus) WHO 사무총장은 이날 지난 9일 스위스 제네바의 WHO 본부에서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코로나19가 많은 나라에서 (확산될) 발판을 갖게 됐다"면서 "세계적 유행의 위협이 매우 현실화했다(the threat of a pandemic has become very real)"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역사상 최초의 통제할 수 있는 세계적 유행병이 될 것(But it would be the first pandemic in history that could be controlled)"이라고 주장했다. 결론적으로 "우리는 이 바이러스에 좌우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그 동안 '세계적 유행'을 선포한다는 것은 결국 바이러스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한다는 말과 같다면서, 이번 사례는 통제 가능하다고 강조해왔다. 이번에 '통제할 수 있는 역사상 최초의 세계적 유행'이라는 발언은 그의 말바꾸기로 볼 수도 있다. 사실 통제와 세계적 유행은 서로 배치되는 단어다.

이번 발표에서 그는 "세계적으로 100개국 이상에서 확진된 11만명 중에서 93%는 중국, 이탈리아, 한국과 이란에 집중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것이 세계적 유행병이든 아니든 게임의 법칙은 동일하다. 즉 포기하지 말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이 전염병 유행을 억제하는 데 성공했고, 한국의 사례도 신규확진자의 감소세가 뚜렷하게 나타나는 등 고무적이라고 했다.

WHO가 세계적 유행병 선언 쪽으로 입장을 선회하면서도 통제할 수 있다는 점을 계속 고수하는 배경이 여기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실 세계적 유행병을 선언하는 절차도 없을 뿐더러, 따라서 어느날 WHO가 이런 용어를 사용하기 시작한다고해서 바뀌는 것도 별로 없다.

사실 이 용어의 정의조차 불확실하다. 앞서 WHO의 세계적 유행의 정의는 신종플루(H1N1) 바이스러 전염 사태 이후 2010년 문서에서 밝힌 "새로운 질병의 세계적 확산"이다. 여기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면역력을 가지지 못한 바이러스의 전 세계 확산"이라는 점도 덧붙인다. 미국 질병예방통제센터(CDC)는 "사람을 쉽게 감염시킬 수 있는 새로운 바이러스가 출현하고, 이것이 사람들 사이에서 효율적이고 지속적인 방식으로 확산될 때"로 정의하고 있다. 모두 구체적인 것 같지만 매우 모호한 정의다. 이런 정의에는 공식적으로 '세계적 유행'을 선언할 수 있는 발병률이나 확진자 수치 혹은 확산된 국가의 수가 있지 않기 때문이다.

◆ WHO, '세계적 유행' 공식 선언 절차 없어진 지 오래

로이터통신은 지난달 24일 WHO대변인의 대답을 통해 "2020년 현재 WHO는 더이상 '세계적 유행'을 선포하는 절차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는 소식을 전했다. WHO는 지난 2009년 신종플푸 사태 때 세계적 유행을 선포했는데, 당시에는 전염병을 6단계로 분류해 최종 단계를 이렇게 정의했다. 공식 정의에 따라 세계적 유행을 선언한 마지막 사례였던 셈이다.

이번 코로나19 사태에 WHO는 "국제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포했다. 타릭 자세레빅 WHO 대변인은 로이터통신에게 "세계적 유행이란 공식적인 범주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며, "WHO는 2009년 H1N1 사태로 사람들이 익숙해진 그런 낡은 용어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그는 "지금은 국제보건규정에 의하개 공공보건비상사태를 선포하도록 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공직적인 분류가 없다고 해도 WHO가 코로나19를 세계적 유행이라고 부를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이렇게 부를 가능성에 대해 계속 발언해왔다. 테워드로스 WHO 사무총장는 세계적 유행이란 용어을 사용하는 것은 "바이러스의 지리적 확산 정도, 야기하는 질병의 심각성 그리고 이것이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지속적인 평가에 기초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공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2019-nCoV)의 초미세 구조 형태. Alissa Eckert, MS; Dan Higgins, MAM/CDC/Handout via REUTERS [사진=로이터 뉴스핌]

그런데 WHO의 공식적인 용어 사용 이전에 미국 언론사인 CNN은 9일 "우리는 이번 코로나19 발병을 '세계적 유행'이라고 부르겠다"고 미리 선포해버렸다. CNN은 WHO나 CDC가 이렇게 부르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다른 여러 바이러스학자와 공공보건 전문가들이 그렇게 부른다는 점을 들었다.

실제로 지난 9일 런던임페리얼칼리지의 로이 앤더슨 전염병역한연구소장 등은 의료저널 '란셋(Lancet)'에 게재한 논문을 통해 "코로나19는 세계적 유행으로 발전했다"면서 "단기적으로 정부가 어떤 조치를 취하든 상관없이 대부분의 나라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 달라지는 건 없다.. 봉쇄 정책에서 완화로 이동이 관건

선언 절차도 없고 공식 용어도 아니기 때문에, 보건기구가 '세계적 유행'이라고 선언해봐야 달라지는 것은 없다. 다만 세계은행(WB)이 과거 에볼라 사태 때 설립한 3억2000만달러에 이르는 팬데믹본드 기금을 방출할 가능성은 있게 된다. 이 기금은 개발도상국이 전염병 창궐과 같은 위기에 대응하는 것을 돕기 위해 설립했다.

존스홉킨스 전염병 전문의 후안 뒤모이스 박사는 "[세계적 유행 선언은] 정말 의미론적인 문제일 뿐"이라면서 "이를 선언한다고 해서 WHO의 권고안이 달라질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미 WHO는 PHEIC 선포를 통해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각국에 관련 기금이나 자원의 활용 권고안을 보냈다.

WHO는 오히려 이런 단어를 잘못 사용할 경우 불필요하고 정당하지 않은 공포를 증폭하고 시스템을 마비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테워드로스 WHO 사무총장은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한 것을 통해 바이러스를 억제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회원국에 권고안을 발표할 수 있게 되었지만, 세계적 유행이라고 선언하는 경우 '더이상 바이러스를 억제할 수 없다'는 포기 신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말했다.

마이클 라이언 WHO 국장도 지난 3일 기자회견에서 "정부가 봉쇄 노력을 저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불필요하게 혹은 너무 이르게 대응 전략을 바꾸도록 유도할 수 있는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앞서 존스홉킨스의 뒤모이스 박사는 세계적 유행이라는 용어가 각국의 전염병 확산에 대한 대응 방식에 영향을 줄 수는 있지만, 과연 그러한 변화가 좋은 방향으로 개선을 이끌어낼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증가하고 있는 10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 국제선 청사에서 방역업체 관계자들이 공항 시설을 방역 소독하고 있다. 2020.03.10 mironj19@newspim.com

개별 국가는 전염병 확산을 억제하기 위해 봉쇄와 완화 두 가지 정책을 사용하는데, 세계적 유행이란 단어는 후자에 집중하도록 만들게 된다.

봉쇄는 발병 초기에 확진자를 격리해 질병이 확산되지 않게 하는 것인데, 2002년 사스 사태 때나 2014~2016년 에볼라 발생 등을 억제하는데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반대로 완화에 집중하게 되면 정부 당국은 해당 질병이 어디서든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휴교령과 함께 대규모 행사 취소나 연기를 권고해 확산 가능성을 억제한다.

WHO는 아픈 기억을 가지고 있다. 자신들이 지난 2009년 신종플루 사태 때 세계적 유행을 선언했는데, 몇달 새 감염병이 누그러졌다. 그러자 이런 선언으로 공포감과 혼란을 부추겼다는 비판이 쇄도했다. 의료 전문가들도 너무 이른 상황에서 유행병 선언을 한 바람에 병원에 과중한 부담을 야기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미국 보건당국은 유보적인 입장이지만 이 역시 변할 가능성이 있다. 앞서 톰 프리든 전 CDC 국장은 지난달 말 CNN 기고문을 통해 "코로나19의 세계적 유행 선언은 불가피하다"면서, 주요국들은 정책의 초점을 봉쇄에서 '완화'로 이동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레베카 피셔 텍사스A&M대학 칼리지스테이션의 바이러스학 조교수는 마켓워치에 기고한 글을 통해 "공식 선언이 반드시 두려움을 조장하거나 마스크를 비축하게 할 필요는 없다"면서 "세계적 유행이란 바이러스가 더 전염력이 높아진다거나 치명적이게 되었다는 의미도 아니며 개인적인 감염 위험이 커졌다는 것도 아니며 단지 역사적인 이벤트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세계적 유행은 국제적이고 통제불가능한 것인데 그 정의란 게 의학적인 뿐 아니라 정치적이다"라면서 "세계적 유행을 선언하면 정부와 세계 기구들은 봉쇄에서 완화로 초점을 이동할 것이며 이것은 전 세계 차원에서 경제적, 정치적 그리고 사회적인 충격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herra79@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주식 팔면 다음 날 입금된다고? [서울=뉴스핌] 이정아 기자 = 국내 증권시장의 주식 결제주기가 50여 년 만에 단축된다. 현재 주식 매매 후 2영업일이 걸리는 결제 기간을 1영업일로 줄여 투자자가 주식을 판 다음 날 매도대금을 인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 한국증권금융, 금융투자협회는 2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증권시장 결제주기 단축 로드맵'을 발표했다. 이번 로드맵은 ▲청산결제 인프라 개편 ▲금융회사와 외국인 투자자의 이행 기반 마련 ▲결제주기 단축 전 투자자 편익 확대 등 8대 분야 22개 과제로 구성됐다. 관계기관은 2027년 10월까지 시장 인프라를 개편하고 최소 6개월간 통합 테스트를 거쳐 최종 시행 시점을 확정할 계획이다. ◆ 월요일 주식 팔면 화요일 입금…반대매매도 하루 빨라져 결제주기가 단축되면 개인투자자가 가장 먼저 체감하는 변화는 주식 매도대금의 인출 시점이다. 현재 국내 증시에서는 주식을 매도한 뒤 2영업일이 지나야 매도대금을 인출할 수 있다. 월요일에 주식을 팔았다면 수요일에 현금을 찾을 수 있다. 그러나 T+1 체계로 전환하면 월요일 매도한 주식의 대금을 화요일에 인출할 수 있다. 주식을 사고파는 주문 방식은 그대로 유지한다. 다만 실제 주식과 현금이 오가는 결제 시점이 하루 앞당겨진다. 투자자는 주식 매도대금을 더 빨리 확보해 생활자금이나 다른 투자에 활용할 수 있다. 반면 주식을 매수하는 투자자는 결제대금을 하루 일찍 준비해야 한다. 특히 보유 현금보다 많은 주식을 매수하는 미수거래 투자자는 자금 납부기한이 기존 T+2일에서 T+1일로 단축된다. 미수금을 제때 납부하지 못했을 때 증권사가 보유 주식을 강제로 처분하는 반대매매 시점도 T+3일에서 T+2일로 앞당겨진다. 매수대금 확보에 주어지는 시간이 줄어드는 만큼 미수거래 투자자의 자금 관리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착오로 체결한 주식 매매를 정정할 수 있는 시간 역시 하루 줄어든다. 거래소와 예탁결제원은 결제주기 변경에 맞춰 착오매매 정정과 대규모 착오구제 제도, 증권거래세 징수 절차 등을 정비할 예정이다. ◆ 11월부터 매도대금담보대출 금리 인하…연 150억 절감 기대 결제주기 단축에 앞서 개인투자자의 자금 조달 부담을 줄이기 위한 조치도 시행한다. 한국증권금융은 증권사에 저금리 자금을 공급하고 증권사는 이를 활용해 중·저금리 매도대금담보대출 상품을 출시한다. 매도대금담보대출은 투자자가 주식을 매도한 뒤 실제 결제일이 도래하기 전에 매도대금을 미리 빌려 쓰는 상품이다. 현재 증권사들은 매도대금담보대출에 연 7.5~10% 수준의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대출 기간이 1~2일로 짧고 거래소가 결제이행을 보증해 상환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은데도 금리가 높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관계기관은 대출금리를 연 5% 중·후반 수준으로 낮출 경우 투자자당 이자비용이 약 25%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해당 상품을 취급하는 증권사가 12곳으로 확대되면 전체 투자자의 연간 이자비용은 약 150억원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서울=뉴스핌] 김현우 기자 = 코스피가 전장 종가보다 92.97포인트(1.62%) 내린 5637.77으로, 코스닥은 전장 종가보다 92.97포인트(1.62%) 내린 5637.77로 거래가 시작된 가운데 2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을지로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9시경 기준 1333.70원에 거래되고 있다. 2026.11.02 khwphoto@newspim.com 미래에셋증권은 2일부터 관련 상품을 출시하고 키움증권은 오는 20일 출시할 예정이다. 이후 참여를 희망하는 증권사로 취급 대상을 순차적으로 확대한다. 구체적인 대출금리는 각 증권사가 출시 시점에 안내한다.. ◆ "2027년 10월 인프라 개편 완료…2028년 전환 목표" 결제주기 단축은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우선 올해 12월까지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등 업권별 업무표준안과 이행점검표를 마련한다. 금융회사들이 새로운 결제체계에 맞춰 전산시스템과 업무 절차를 개편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기준을 제공하는 것이다. 2027년 1분기에는 금융당국을 중심으로 관계기관 태스크포스(TF)와 전문 사업관리조직(PMO)을 출범시킨다. 이를 통해 금융회사별 시스템 개발과 테스트 일정, 제도 개선 진행 상황 등을 통합 관리할 예정이다. 한국거래소와 예탁결제원 등 증권유관기관은 2027년 10월까지 청산결제 인프라 개편을 완료한다는 목표다. 국내외 금융회사와 외국인 투자자는 2028년 1분기까지 전산개발과 업무체계 정비를 마칠 계획이다. 이후 최소 6개월 이상의 통합 테스트를 거쳐 2028년 중 T+1 결제체계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다만 최종 시행일은 확정하지 않았다. 금융당국과 국내외 금융회사, 외국인 투자자의 준비 상황과 아시아 주요국의 전환 일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할 예정이다. 관계기관은 오는 12월 18일까지 시장 참여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공청회와 토론회 등을 통해 추가 개선 과제를 발굴할 방침이다. 이번 개편은 1972년 T+2 결제제도를 도입한 이후 50여 년 만에 추진하는 결제주기 체계 변경이다. 관계기관은 결제주기 단축으로 미결제 상태에 놓이는 거래 규모와 위험 노출 기간이 줄어들고 증권사의 거래증거금 부담도 완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동시에 결제업무의 자동화와 표준화를 통해 국내 증권시장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plum@newspim.com 2026-11-02 10:30
사진
[단독] 조현범, 징벌 2회 받고도 가석방 [서울=뉴스핌] 김영은 기자 =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이 수감 중 외부 물품을 반입해 두 차례 징벌 처분을 받고도 가석방된 사실이 확인됐다. 법무부 지침상 징벌 기록이 남아 있는 수형자는 일반 수형자보다 엄격한 기준으로 가석방 심사를 받는다. 과거 가석방 심사 회의록에서는 같은 조항 위반 등으로 징벌을 받은 수형자가 적격 안건에 올랐다가 부적격 처리된 사례가 확인돼 심사 기준의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음료·간식 반입에 금치…심사 땐 '징벌 기록' 그대로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이 수감 중 외부 물품을 반입해 두 차례 징벌 처분을 받고도 가석방된 사실이 확인됐다. 조 회장 모습. [사진=뉴스핌 DB] 2일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실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조 회장은 수용 생활 중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제214조 제15호 위반으로 징벌 처분을 받았다. 해당 조항은 '허가 없이 물품을 지니거나 반입·제작·변조·교환 또는 주고받는 행위'를 금지한다. 법무부는 징벌의 구체적인 시기와 종류 등은 개인정보라며 공개하지 않았다. 앞서 조 회장은 지난 7월 22일 열린 법무부 가석방심사위원회에서 '적격' 판정을 받아 같은 달 30일 경기 화성직업훈련교도소에서 출소했다. 형기 만료일(9월 5일)을 한 달여 앞둔 시점이었다. 뉴스핌 취재를 종합하면, 조 회장은 지난해 5월 법정구속된 이후 접견 과정에서 외부에서 들여온 음료를 마시다 적발돼 지난해 말 금치 처분을 받았다. 올해 3월 초에는 간식을 먹다 다시 적발돼 두 번째 금치 처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두 차례 모두 금치 기간은 9일 이하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금치는 수용자를 징벌실에 가두는 처분으로, 형집행법상 가장 무거운 징벌이다. 법무부 예규인 '가석방 업무지침' 제10조는 징벌 처분 후 시행규칙이 정한 실효기간이 가석방 기준일까지 지나지 않은 수형자를 '제한사범'으로 분류한다. 징벌 기록이 아직 효력을 잃지 않은 수형자라는 뜻이다. 형집행법 시행규칙상 9일 이하 금치의 실효기간은 1년이다. 징벌을 받고 1년이 지나야 기록이 효력을 잃는다. 지난해 말과 올해 3월 초에 받은 징벌이라면 가석방 기준일인 7월 30일에는 두 건 모두 이 기간이 지나지 않은 셈이다. 두 번째 징벌은 가석방 심사를 불과 4개월여 앞둔 시점이었다. 법무부는 "제한사범은 일반사범보다 강화된 심사기준을 적용하고 있다"면서도 조 회장의 제한사범 분류 여부와 실효기간 경과 여부는 공개하지 않았다. ◆ 2021년엔 '금치 9일' 한 번에도 부적격…"형평 어긋나" 정성호 전 법무부 장관이 과거 경기 화성직업훈련교도소 중앙통제실을 방문해 업무 실태를 점검하던 모습. [사진=법무부 제공] 과거 심사 사례와 비교하면 이례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법무부가 공개한 2021년 9월 정기 가석방심사위원회 회의록을 보면, 당시 위원회는 '미허가 물품 소지' 등으로 금치 9일 처분을 받은 수형자를 적격 안건에서 부적격으로 돌렸다. 한 위원은 "최근 징벌처분을 받았기 때문에 기관 내 질서유지 등을 위해서라도 부적격 처리해야 한다"고 했고, 나머지 위원 전원이 동의했다. 같은 해 3월 회의에서는 징벌위원회 개최를 앞둔 수형자가 남은 형기가 한 달도 안 되는데도 부적격 결정을 받았다. 즉, 조 회장이 위반한 것과 같은 조항 위반 등으로 금치 9일 처분을 한 차례 받은 수형자가 가석방 적격 안건에서 부적격으로 바뀐 것이다. 징벌위원회 개최를 앞둔 수형자 역시 실제 징벌 처분이 내려지기 전이었고 남은 형기가 한 달도 채 되지 않았지만 부적격 판단을 받았다. 조 회장이 두 차례 징벌 처분을 받고도 가석방된 것과 대비되는 대목이다. 법조계에서는 위법은 아니더라도 형평성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상민 법무법인 베테랑 변호사는 "금치 처분 2회만 놓고 보면 이례적"이라며 "제한사범이라도 심사 대상은 될 수 있어 위법하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부당하다고 볼 여지는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징벌 이력이 있는 제한사범도 예비심사에는 오르지만 보통은 가석방심사위원회에서 부결된다"며 "징벌이 실효되지 않았다면 부결되는 것이 보통이고, 그것이 형평에 맞다"고 했다. 이에 법무부는 "징벌의 실효 여부만으로 가석방 허가 여부가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가석방심사위원회에서 범죄 내용, 형 집행 경과, 피해 회복 여부, 출소 후 생활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적격 여부를 결정한다"고 해명했다. 조 회장은 형기의 약 95%를 채운 상태였다. ◆ 가석방 30% 늘렸지만…'엄격 심사' 확인할 길 없어 경기 과천시 법무부 청사 모습. [사진=뉴스핌DB] 조 회장의 가석방은 정부가 교정시설 과밀 해소를 위해 가석방 규모를 크게 늘린 시기에 이뤄졌다. 법무부는 '2026년 가석방 확대안'을 통해 월평균 가석방 인원을 지난해 1032명에서 올해 1340명 수준으로 30% 늘리기로 했다. 지난 6월에는 1627명이 가석방 적격 판정을 받아 최근 3년 사이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월평균 가석방 인원(1299명)은 2020년(656명)의 두 배에 육박한다. 그러나 법무부는 징벌 기록이 남은 채 가석방된 수형자가 얼마나 되는지는 파악하지 않고 있다. 박 의원실이 2022년부터 올해 9월까지 가석방 적격 결정자 가운데 징벌 실효기간이 지나지 않은 제한사범 인원을 요구하자, 법무부는 "별도로 작성·관리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조 회장과 비슷한 조건에서 가석방된 사례가 얼마나 되는지 확인할 길이 없는 셈이다. 박 의원은 "교정시설 과밀화 해소를 이유로 가석방 규모를 확대하면서 심사 기준까지 사실상 완화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며 "가석방은 수형자의 교정 성적과 재범 위험성 등을 엄격하게 따져 결정해야 하는 제도이지, 교정시설의 수용 여건을 개선하기 위한 수단이 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징벌 기록이 남아 있는 수형자에게 어떤 기준을 적용했는지조차 제대로 관리하지 않는다면 가석방 심사의 공정성과 형평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며 "법무부는 가석방 확대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교정시설 과밀화의 원인을 진단하고 시설 확충과 교정 인력 개선 등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조 회장은 법인카드를 개인 용도로 쓰거나 회삿돈으로 개인 차량 리스비를 내는 등 회삿돈을 사적으로 유용한 혐의로 2023년 3월 구속기소됐다. 같은 해 11월 보석으로 풀려났다가 지난해 5월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항소심에서 징역 2년으로 감형됐고, 올해 5월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됐다. 검찰이 기소한 횡령·배임 규모는 200억원대였지만 법원이 최종 인정한 금액은 약 20억원이다. yek105@newspim.com 2026-11-02 08:47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