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공항과 오피스빌딩, 심지어 주택단지에서도 출입자들에 대한 발열검사가 이뤄지고 있지만, 공중보건 전문가들은 발열검사로 감염자들을 가려낼 가능성이 낮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4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특히 공공장소에서 주로 사용되는 적외선 체온계는 직접 접촉 없이 발열검사가 가능하지만 정확도가 떨어진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파키스탄 국경에서 발열 검사를 하고 있다. [ 사진=로이터 뉴스핌] |
미국 네브라스카대학 의대 교수인 제임스 로울러는 "전반적으로 적외선 체온계는 신뢰도가 떨어진다"며 "직접 피부에 접촉하는 체온계와 마찬가지로 땀이나 외부환경에 의해 정확한 체온 측정이 힘들다"고 설명했다.
그는 귀 체온계나 구강 체온계가 더욱 정확하지만 시간이 더 많이 걸리고 교차 감염의 위험이 있다고 덧붙였다.
호주국립대학 의대의 전염병 전문가인 산자야 세나나야케 박사는 "코로나19 감염자가 발열 증상을 보인다 해도 발열검사를 받을 때 발열의 자연스러운 등락이나 해열제 복용 등으로 인해 고열 증상이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과학저널 유로서베일런스에 따르면, 지난달 영국 연구진이 실험한 결과 공항에서 실시한 발열검사가 감염자의 절반 가량을 잡아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전문가들은 발열 증상이 나타나지 않으면서도 전파력을 지닌 감염자도 있기 때문에 발열검사만으로는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효과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지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湖北)성에서 전세기로 철수한 독일인 126명 중 2명이 전세기 탑승 전에는 증상 기반의 검진에서 감염자가 아니라는 판정을 받았지만 귀국 후 핵산검사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바 있다.
독일 연구진은 "이 사례는 발열 등 증상이 전혀 없거나 증상이 미미한 감염자가 있음을 증명한다"고 전했다.
또한 코로나19의 경우 감염자가 잠복기에도 전파력이 있는지에 대해 확인된 바가 없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코로나19에 감염되면 2~14일 후에 증상이 나타난다고 보고 있는 한편, 중국 호흡기 질병 관련 최고 권위자인 중난산(鐘南山) 중국공정원 원사는 잠복기가 최장 24일 간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대부분의 국가에서 코로나19 예방 차원의 격리 기간으로 두는 14일은 세계보건기구(WHO)가 다른 코로나바이러스 잠복기를 바탕으로 권고한 관찰 기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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