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풍선효과'가 불가피...구리·인천 등
수원 등 기존 급등세 일시적 하락에 불과
[서울=뉴스핌] 김지유 기자 = 정부가 경기도 수원시 전역과 안양시 만안구, 의왕시를 새 조정지역대상으로 지정했지만 이들 지역의 집값 안정화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교통 및 개발 호재가 있는 수도권이나 지방 광역시 등 비규제지역으로 수요가 이동하는 새로운 '풍선효과'만 양산할 것이란 지적이 많다.
정부는 20일 수원시 영통·권선·장안구 및 안양시 만안구, 의왕시를 조정대상지역으로 추가지정했다. 조정대상지역의 주택담보대출(LTV) 비율도 기존 60%에서 낮췄다. 앞으로 조정대상지역에서 시가 9억원 이하 주택을 매수 시 LTV가 50%, 9억원을 넘는 주택은 초과분에 대해 LTV 30%을 적용한다.
이번 대책은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후 19번째 발표다. 서울 강남3구(강남·송파·서초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을 누르자 '풍선효과'가 이들 지역으로 번졌다는 게 정부측 판단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대책이 또 다른 풍선효과를 양산할 것으로 예상한다.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여 대출과 양도세 등 규제를 받으면 또 다른 지역으로 투자 수요가 이동하는 흐름을 보여왔다. 특히 수도권 비규제지역과 대전·부산 등 인기광역시로 수요가 몰릴 공산이 크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이번 대책이 발표되기 이전까지 18번째 부동산 대책이 나왔지만 풍선효과가 반복됐다"며 "이번 대책으로 화성동탄, 시흥, 고양 일부, 남양주, 구리 등 수도권 비규제지역은 물론 대전광역시와 같이 인기가 높은 지방에 또 다른 풍선효과가 튀어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도 "수도권 비규제지역인 안산, 부천, 인천 일부지역와 같은 곳으로 수요가 옮겨갈 가능성이 크다"며 "특히 지방에서는 부산과 대전 등 기존 인기 주택시장으로 풍선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대책이 예상보다 강도가 낮은 점도 풍선효과에 영향이다. 양지영 R&C연구소장은 "수원과 안양, 의왕시뿐만 아니라 최근 용인과 성남 등의 집값도 크게 올랐지만 이들 지역은 추가 규제 대상에서 제외됐다"며 "기존 급등하던 용인과 성남뿐만 아니라 구리, 인천 등 지역들도 풍선효과로 집값이 오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추가 대책이 해당 지역의 급등세는 막는 효과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하지만 집값이 큰폭으로 하락하거나 거래량이 급격하게 줄지는 않을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서울과 가깝고 개발 호재가 있는 지역은 꾸준히 수요가 몰릴 가능성이 크다.
권 교수는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고 이번에 LTV를 낮췄지만 이것만으로 강도가 높은 대책이라고 볼 수 없어 풍선효과를 차단하기 어렵다"며 "서울은 LTV가 40%까지 가능한 9억원 이하 주택이 몰린 노원·도봉·강북구의 집값이 오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위원도 "집값이 급등하는 수원 등 집값의 거품이 꺼지는 효과는 볼 것"이라며 "하지만 지하철 개통 등 개발 호재가 아직 발표 수준에 그쳤기 때문에 향후 개통시점에는 다시 집값이 뛸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수원과 안양 만안구, 의왕에 몰리던 수요가 빠질 것이란 시각도 있다.
양 소장은 "이들 지역은 개발호재 영향도 있지만 결정적으로는 서울 등 부동산 규제가 강화되자 상대적으로 대출과 세제 규제가 덜하기 때문에 풍선효과가 나타난 것"이라며 "이번 규제로 대출 활용과 갭투자 등 수요 유입 장벽이 높아진 점을 감안하면 집값 하락이 불가피하다"고 예측했다.
kimji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