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변협 "공소장 비공개, 시기나 방법에 있어 오해 소지 있어"
[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 공소장 비공개를 두고 비판의 목소리를 낸 가운데, 대한변호사협회(변협)도 이를 지적했다.
대한변협(회장 이찬희)은 13일 보도자료를 내고 "공소장 공개제도는 2005년 수사 과정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도입되어 지금까지 관행처럼 이어져 왔다"며 "공평은 정의와 더불어 법치주의를 지탱하는 한 축이며 법의 공정한 적용과 집행이라는 점에서 이번 공소장 비공개 결정은 시기나 방법에 있어 오해의 소지가 있고 문제제기는 경청할 만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많은 변호사 회원들이 이번 공개 거부의 시기나 방법의 적절성에 대한 비판에 공감하고 있고, 이번 사안은 이념적 갈등의 연장선상에 있는 게 아니라 피고인의 방어권과 변론권 및 국민의 알권리라는 헌법상의 기본권의 문제"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이찬희 대한변호사협회 협회장이 지난 8월 26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 서울에서 열린 '제28회 법의 지배를 위한 변호사대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서는 제80회 변호사연수회와 제50회 한국법률문화상 시상도 같이 진행됐다. 2019.08.26 alwaysame@newspim.com |
다만 현행 공소장 및 공소장 공개에 대해서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변협은 "공소장은 형사소송법에 의해 죄명, 범죄 요건사실 등 객관적인 사실을 담은 문서지만 현행 공소장은 검사의 주관적인 주장이 포함돼 제출되는 경우가 있어 공소장 일본주의의 범위를 넘는다는 지적이 있다"면서 "이로 인해 피고인은 헌법상 무죄추정의 원칙,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방어권과 변론권이 침해되고 인격권이 침해당한다는 비판도 제기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태를 계기로 피고인의 방어권 보장과 변호인의 변론권, 국민의 알권리를 조화롭게 보장할 수 있는 합리적인 공소장 공개 제도가 마련되도록 법무부와 대검찰청이 협의해주길 촉구한다"고 밝혔다.
앞서 추 장관은 지난달 29일 기소된 송철호 울산시장과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등 여권 인사 13명이 기소된 사건의 공소장 전문을 국회에 제출하지 않겠다고 밝혀 논란이 됐다.
통상 법무부는 국회의 요청이 있을 경우 검찰로부터 공소장 전문을 받아 주요 사건 관계자의 인적사항 등 개인정보를 지운 뒤 국회에 제출했다. 지금까지 수사 중인 사안이 유출될 수 있다며 검찰이 공개를 거부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법무부 장관이 나서서 이를 공개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은 이례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조국 전 장관에 대한 검찰 수사를 두고 비판적 견해를 표명해왔던 참여연대도 "공소장 공개를 거부하면서 내놓은 '개인의 명예나 사생활 보호'라는 비공개 사유는 궁색하기 그지없다"고 맹비난했고, 민변도 지난 12일 "사건이 가지는 무거움을 제대로 헤아렸는지 의문"이라며 "피고인이 속한 정부의 한 기관인 법무부가 이 사안부터 공소장 제출 방식의 잘못을 문제제기해 사안을 정치화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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