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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 여파…北 주민들, 생계 어려움 호소

기사입력 : 2020년02월11일 09:55

최종수정 : 2020년02월11일 09:56

소식통 "국가비상방역체계 선포로 장마당 상인들 생계 지장"
"주민들, '코로나로 나라 콱 망하라'며 분노"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주민들이 생활고를 겪고 있는데도 북한 당국이 수뇌부들의 안전에만 집중해 주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북한 내부 소식통들을 인용해 "북한 당국이 민생은 외면한 채 오로지 수뇌부의 안전과 체제유지에만 급급해 주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고 보도했다.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송인범 북한 보건성 국장은 2일 조선중앙tv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우리나라에서 신형코로나비루스(바이러스) 감염증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안심하지 말고 모두 공민적 자각을 안고 신형코로나비루스 감염증을 막기 위한 사업에 한사람 같이 떨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송 국장의 인터뷰는 북한이 처음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자국 내 발병 여부를 공식 확인한 것이다.[사진=조선중앙tv 캡처] 2020.02.02 noh@newspim.com

평안남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신형(신종) 코로나비루스(바이러스) 감염에 대비해 국가비상방역체계가 선포된 이후 가장 피해를 보는 사람들은 장마당에서 하루 벌어 먹고사는 서민들"이라며 "장마당 물가가 오르고 갈구리(사재기)가 시작되면서 돈이 없는 서민들은 장마당에서 할 일이 없어졌다"고 귀띔했다.

소식통은 이어 "가령 봄철을 맞으며 평성시장에서는 중국산 합성가죽과 의류원단 수요가 높아지고 있지만 전염병으로 인해 무역이 막히는 바람에 원단 수입통로가 차단됐다"며 "이렇게 되자 돈주들은 보유했던 원단가격을 대폭 올리고 현금 맞돈으로만 원단을 판매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아울러 "원래 전문적인 의류제작 업자들에게 원단을 외상으로 주면 의류제작을 마치고 완성품을 판매한 후 원단업자와 현금으로 총화(정산)하는 것이 원단거래의 흐름이었다"며 "그런데 갑자기 돈주들이 원단가격을 올린 것도 모자라 외상거래마저 거부하면서 현금이 없는 영세의류가공업자들이 일거리를 잃게 됐다"고 토로했다.

소식통은 또 "결국 의류가공업자(봉제업자)에 고용돼 재봉기를 돌리며 하루벌이로 살아가던 일공들은 일자리를 잃고 나앉게 됐고, 연이어 옷을 넘겨받아 장마당에서 소매로 판매하던 상인들도 상품을 받을 수 없게 되면서 장마당 장사에서 밀려나고 있다"고 언급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신형 코로나사태로 장마당 거래 질서가 혼란되면서 사람들이 갑자기 돈벌이 수단을 잃게 됐지만 지역간 이동이 금지되는 바람에 타지역에 나가 장사할 수도 없다"면서 "생계수단이 막힌 사람들은 간부들이나 돈주들에게 악을 쓰며 대항하고 있는데 곁에서 이를 지켜보는 주민들은 '코로나 전염병으로 이 놈의 나라가 콱 망해버렸으면 좋겠다'며 당국에 분노를 쏟아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평안남도의 또 다른 주민소식통은 "전염병으로 주민들의 지역 간 이동이 보름째 통제되고 있는 데, 간부와 돈주들은 큰 걱정이 없지만 하층 주민들은 심각한 생활고를 겪고 있다"며 "전염병에 감염돼 죽으나 하루벌이를 하지 못해 굶어 죽으나 마찬가지라며 간부들과 돈주들에 대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염병을 막는다며 당국이 언제까지 국경을 봉쇄하고 주민들의 이동을 이중 삼중으로 통제할지 아직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비상사태를 강조하지만 말고 서민들에게 식량배급을 풀어주든지 실질적인 대책을 세워야 하는데 당국에서는 수뇌부의 안전에만 급급하고 있으니 주민들이 분노하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아울러 "대량의 아사자가 발생했던 고난의 행군시기에도 주민들이 '이렇게 굶어죽을 바에야 차라리 전쟁이라도 일어났으면 좋겠다'고 말했었는데 요즘엔 '코로나 전염병이 간부들에 옮아 붙어 간부들이나 싹 쓸어갔으면 좋겠다'며 체제안전에만 관심을 두는 간부들을 저주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북한 주민들이 북중 접경지역 노상에서 곡식을 팔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그런데 RFA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생활고를 겪고 있는 장마당 상인들에게 중국산 물품 가격을 인하하라고 강요하고 있다. 바이러스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당국이 중국과의 국경을 전면 봉쇄함에 따라 북한 내 중국산 물품의 가격이 급등했는데도 가격 인하를 압박하고 있어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시마루 지로 아시아프레스 일본 오사카사무소 대표는 RFA에 "당국은 아주 강력하게 개입해서 장사하는 사람들, 그리고 쌀을 취급하는 판매소에까지 값을 내리도록 강요하고 있다"며 "그에 대해서 장사꾼들에게서 불만이 생기고 있다"고 전했다.

지로 대표는 이어 "심지어는 함경북도 무산군에서 주민들 가가호호에 설치된 대민 선전용 유선 방송을 통해 쌀과 약품, 식용유 등의 가격을 올려 판매한 사람의 실명을 들어 비판하고 있다"며 "이는 아주 강한 태도라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러나 '평안북도 신의주에서 이달 초 두 명의 감염자가 발생해 곧 신의주를 타도시로부터 차단할 것 같다'는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 등이 양강도를 비롯한 다른 지역에까지 퍼져 주민들 사이에 불안감을 자아내고 있다"며 "북한 당국의 노력에도 물가 통제가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관측했다.

[삭주 로이터=뉴스핌] 김선미 기자 = 2018년 8월 북한 평안도 삭주군 압록강 인근에서 철조망 너머로 북한 군인들과 주민들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 중국 무역주재원들도 생활고…"北 당국 국경 봉쇄조치 때문"

한편 신종 코로나 사태로 생활고를 겪는 것이 비단 북한 장마당 상인들 뿐만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RFA에 따르면 당국의 지시로 중국 내에서 무역일꾼(무역주재원)으로 일하고 있는 이들도 신종 코로나로 인한 국경봉쇄와 중국의 춘절휴무 장기화로 경제활동을 못해 생활비 부족을 겪고 있다.

중국 단둥의 한 소식통은 RFA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내 북조선 무역대표들 중에는 생활비도 마련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면서 "신형 코로나비루스 유입을 막기 위해 국경을 봉쇄하는 바람에 무역을 하지 못하는 영향이 가장 크다"고 밝혔다.

소식통은 이어 "일부 무역주재원은 평소 가깝게 지내던 중국 대방으로 부터 돈을 빌려 생활하고 있다"며 "하지만 이런 일이 보위요원에 알려지면 조국의 얼굴에 먹칠을 하는 행위라는 지적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극히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suyoung071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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