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30일 임종석 피의자 신분 소환 조사
"검찰, 신중하고 절제력 있게 권한 행사해야"
[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지난 2018년 울산시장 선거 당시 문재인 대통령의 측근인 송철호 현 울산시장을 당선시키기 위해 선거에 개입한 혐의를 받는 임종석(54)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30일 검찰에 출석했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김태은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임 전 실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다.
이날 오전 10시4분 쯤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한 임 전 실장은 포토라인 앞에 서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임 전 실장은 "저는 과거에도 검찰의 무리한 기소로 피해를 입었고, 무죄를 받기까지 3년 가까이 말하기 힘든 고통을 겪었다"며 "검찰이 하는 업무는 그 특성상 한 사람의 인생 전부와 가족의 삶을 뿌리채 뒤흔드는 일이다. 그래서 검찰은 그 어떤 기관보다 신중하고 절제력 있게, 남용함 없이 그 권한을 행사해야 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이번처럼 하고싶은 만큼 전방위로 압수수색하고, 부르고 싶은 만큼 몇 명이든 불러들여서 사건 구성하고, 법조문 구석구석을 들이대면 몇 명이든 누구든 기소할 수 있겠지만 그건 아니지 않느냐"며 "이번 사건은 지난해 11월 검찰총장 지시로 검찰 스스로 울산에서 1년 8개월이나 덮어뒀던 사건을 서울중앙지검으로 이첩했을 때 이미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기획됐다고 확신한다"고 주장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2018년 지방선거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조사를 받기위해 출석하여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0.01.30 pangbin@newspim.com |
그러면서 "아무리 그 기획이 그럴듯해도 없는 것을 있는 것으로 바꾸지는 못할 것이다. 정말 제가 울산 지방선거에 개입했다고 입증할 수 있느냐"면서 "입증하지 못하면 그때 누군가는 반성도 하고, 사과도 하고, 책임도 지는 것이냐"고 검찰을 향한 비판의 날을 세웠다.
아울러 "저는 우리 검찰이 좀 더 반듯하고 단정했으면 좋겠다"면서 "'내가 제일 세다', '최고다', '누구든 영장 치고 기소할 수 있다' 제발 이러지 마시고, 왜 손에서 물이 빠져 나가듯 검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사라지고 있는지 아프게 돌아보았으면 한다. 모든 권력기관은 오직 국민을 위해서만 필요한 것이고 국민 신뢰를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임 전 실장은 '송철호 시장에게 출마를 권유했느냐', '임동호 전 최고위원에게 출마 포기 대가로 자리를 제안하셨느냐', '청와대 관계자들이 어제 기소됐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느냐' 등 취재진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임 전 실장은 "구체적인 질문은 조사 후 나오는 길에 필요하면 답변 드리도록 하겠다"며 양해를 구했다.
임 전 실장은 2018년 울산시장 선거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절친한 사이인 송철호 현 울산시장에게 출마를 권유한 인물로 알려졌다. 당시 경선을 앞두고 있던 임동호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에게 출마 대신 자리를 권유했다는 의혹도 불거진 상태다.
임 전 실장은 지난 29일 직접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검찰 출석 사실을 알린 뒤 "윤석열 검찰총장이 정치적 목적을 갖고 검찰권을 남용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한편 이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는 전날(29일) 황운하 전 대전지방경찰청장을 비롯해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과 송철호 울산시장, 박형철 전 반부패비서관, 한병도 전 정무수석 등 13명을 재판에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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