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단체 "원상복구하고 대책 마련해야" 촉구
[진주=뉴스핌] 이경구 기자 = 진주환경운동연합 등 환경단체들은 경남 산청군이 멸종위기 야생생물 1호인 '여울마자 복원지'에 퇴적토 준설허가를 해줘 서식지가 파괴되고 있다며 원상복구와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경남 산청군 생초면 남강상류지점에 세워진 여울마자 복원지 입간판 [사진=진주환경운동연합] 2020.01.23 |
진주환경운동연합, 수달친구들, 지리산생명연대는 23일 성명서를 내고 "환경부와 산청군의 긴밀한 협력 하에 멸종위기종 서식지 보존이 이루어져도 부족할 판에 한쪽은 멸종위기종을 방류하고, 다른 한쪽은 방류한 복원지를 파괴하는 있을 수 없는 일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경남 산청군 생초면 상촌리 남강 상류 지점인 여울마자 복원지에는 환경부에서 세워 놓은 '여울마자 복원지' 안내판까지 설치돼 있다. 여울마자는 잉어과에 속하는 고유어종이다.
환경부는 2019년 5월 '멸종위기 담수어류 보전계획'에 따른 증식·복원 대상종인 여울마자를 산청군 생초면 남강에 1000마리를 방류했다.
당시 환경부는 "남강은 여울마자 인공증식을 위해 여울마자 친어를 포획한 하천으로, 여울마자가 서식하기 적합한 유속 흐름을 가지며 하상이 자갈, 잔자갈로 이루어져 여울마자가 서식하기에 적합해 방류지로 선정했다"며 "향후 하천공사 계획이 없어 여울마자 개체군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었다.
경남 산청군 생초면 남강상류지점에서 퇴적토 준설작업 모습 [사진=진주환경운동연합] 2020.01.23 |
환경부가 여울마자를 방류한 곳에 산청군은 지난해 10월 퇴적토 준설사업 허가를 해 줘 골재채취 작업이 진행됐다.
진주환경운동연합은 "환경부가 여울마자를 방류한 곳에서 버젓이 골재채취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는 '수달친구들'의 제보로 찾은 현장은 참혹했다"며 "여울마자 복원지 입간판이 있는 곳 아래에 덤프트럭 십여 대가 늘어서 현장을 오가고 있었고 여울마자를 방류한 수면부 바로 앞까지 중장비 작업을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환경부에 여울마자 복원지에서 골재채취 사업의 문제점을 지적하니 '복원지에서 벌어지는 개발사업에 대한 모니터를 일일이 할 수 없다'는 답변을 했다"고 전했다.
또한 "퇴적토 준설사업 허가를 해준 산청군은 사안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하지 못하고 있었으며 여울마자 방류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면서 "퇴적토 준설사업을 시행한 민간사업체의 관리 감독 소홀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여울마자 복원지를 파괴한 산청군은 서식지를 원상복구하고 이후 대책을 세워야 한다"며 "여울마자 방류 후, 사후 대책 의지 없는 환경부도 즉각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은 멸종위기 야생생물을 포획·채취·훼손하거나 고사시킨 자에 대해 최고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lkk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