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 "이렇게 포스터에 얼굴이 걸리는 건 처음이라(웃음)…. 부담이 없다면 이상한 거 아니겠습니까. 그래도 개봉하고 나니 마음이 더 편하네요. 최선을 다했고 이제 하늘에 맡겨야죠."
배우 배정남(37)이 첫 주연작 '미스터 주:사라진 VIP'(미스터 주)'로 설 연휴 관객을 만나고 있다. 지난 22일 개봉한 이 영화는 국가정보국 에이스 요원 태주(이성민)가 갑작스러운 사고로 동물의 말을 듣게 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은 휴먼 코미디. 극중 배정남은 정보국 요원 만식을 연기했다.

"가장 많이 한 생각은 폐 끼치지 말고 열심히 해야겠다는 거였죠. 망가지는 건 전혀 걱정되지 않았어요. 제게 마이너스란 생각이 아예 없었죠. 아이돌도 아니고 뭐가 겁나겠어요(웃음). 단편영화 때는 여장도 했는데요. 오히려 평상시 못 입어본 옷을 입는 거니까 재밌겠더라고요."
만식 캐릭터를 한 문장으로 요약하자면 열정 과다 의욕 충만. 넘치는 열정으로 늘 맡은 임무에 최선을 다하지만, 그 과한 열정 때문에 임무를 망치곤 한다. 동료와 상사로부터 구박 듣는 게 일상이다.
"대사로 살짝 나오는데 만식은 낙하산이에요. 거물급 관계자의 아들이라 한자리 꿰찬 거죠. 성격도 천진난만하고 아무 생각이 없어요. 흔히 볼 수 없는 캐릭터라 흥미로웠죠. 슬랩스틱이 많은 것도 재밌었고요. 촬영하면서는 주로 감독님의 디렉션을 따라갔죠. 애드리브는 많이 하지 않았어요."

배정남은 실제 만식과 닮은 점이 있냐는 질문에 망설임 없이 그렇다고 했다. 런웨이에서는 누구보다 프로페셔널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그지만, 무대 아래로 내려오면 허당기가 가득한 '반전 매력'의 소유자다.
"나름 열심히 사는데 2%씩 부족한 게 닮았죠. 행동이 앞서는 것도 비슷하고요(웃음). 사실 예전 제 모습은 진짜가 아니었죠. 무시당하는 게 두려워서 일부러 강한 척했어요. 그러다가 '보안관'(2017) 때 형들 덕분에 예능에서 진짜 절 보여주게 됐고 감사하게도 반응이 좋았죠. '진짜 나라도 괜찮구나, 왜 진작 이러지 않았지' 싶었어요."
차기작은 영화 '오케이! 마담'과 '영웅'이다. '오케이! 마담'에서는 항공사 신입 승무원을 연기, 또 한 번 유쾌하고 코믹한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반면 '영웅'에서는 독립운동가 조도선 역을 맡아 그간 본 적 없는 얼굴을 선보인다.

"'영웅'에서는 외모도 완전히 바뀌고 처음으로 사투리도 안쓰죠. 좋더라고요. 찍으면서도 너무 즐거웠죠. (윤제균)감독님 같은 분은 처음 뵀어요. 물론 지금까지 만난 감독님들도 다 좋았지만 이렇게 권위 의식 없는 분은 처음이었죠. 덕분에 힘을 뺀, 다른 감정의 연기도 할 수 있었고요. 깜짝 놀라실 겁니다(웃음)."
끝으로 그에게 향후 목표를 물었다. 그는 모델이든 배우든, 아니면 예능인이든 자신에게 주어진 일이라면 가리지 않고 뭐든 잘 해내고 싶다고 했다.
"연기하겠다고 모델 꼬리표를 떼고 싶었던 적도 있었죠. 근데 이젠 뭐든 괜찮아요. 다 저니까. 사실 생각해보면 모델하기에 많은 나이인데 찾아주니 감사한 거죠. 배우로서도 시나리오가 들어오는 것만으로 행복하고요.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는 건 계속 성장한 모습을 보여드리겠단 겁니다. 그리고 이왕이면 친근한 배우로 기억되고 싶어요. 옆집 평, 동생, 아재처럼요(웃음)."
jjy333jjy@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