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직속위 '위촉위원', 선거법 규정 적용 안돼
송재호·이목희 등 공직 유지하며 '총선 출마' 가능
[서울=뉴스핌] 김준희 기자 = 21대 총선 출마를 위한 공직자 사퇴 시한이 마감되며 공직자 출신들이 본격적인 출마 채비에 나섰다. 장관부터 지자체장, 공공기관장 등이 직을 내려놓은 가운데, 대통령 직속 위원회 출신들의 '현직 스티커'가 유효하며 불공정 논란이 일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최근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소속 인사들에 대해 "대통령 직속 위원회의 위촉위원 등은 선거 90일 전 사퇴를 규정한 선거법 제53조 1항을 적용받지 않는다"고 통보했다. 국가균형발전위원회 문의에 따른 답변이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송재호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장이 23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국가균형발전과 자치분권 촉진을 위한 지방재정조정제도 발전 업무 협약식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2019.12.23 pangbin@newspim.com |
선관위 해석에 따라 송재호 국가균형발전위원장 등 국가균형위 위촉위원들은 위원직 사퇴 없이 총선 준비가 가능해졌다. 당장 4·15 총선 예비후보자 가운데 국가균형위 등 대통령 직속 위원회 '현직'이라고 밝힌 후보자가 44명이다.
송 위원장의 경우 더불어민주당이 전략공천지역 중 하나로 분류한 제주갑 지역에 강력한 '전략공천' 대상자로 거론되고 있다.
이에 제주 지역을 포함한 지역 관련 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장관급 위원장이 출마 직전까지 '현직 프리미엄'을 유지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목희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 역시 서울 금천구 출마를 준비 중이다. 다만 이 부위원장은 후임자를 구해 부위원장직을 내려놓을 때까지 공식적인 선거 운동은 시작하지 않겠다고 못 박았다.
이 부위원장은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본인은 선거법상 사퇴해야 하는) 공직자가 아니다"라며 "다만 공적인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이 현직에 있으면서 선거운동 비슷한 짓을 하면 안 된다는 생각에 (현재) 가만히 있지만 출마는 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이목희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이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2020 공공기관 채용정보 박람회' 개막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0.01.08 mironj19@newspim.com |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려는 공직자는 선거일 전 90일까지 그 직을 그만두어야 한다. 국무위원을 포함해 지자체장, 공공기관장 등이 해당된다.
대통령 직속 위원회의 경우, 위원장과 전문위원 등이 장관 등 당연직 공무원이 아닌 '위촉직 위원'이라면 공직선거법상 입후보를 위해 제한을 받는 국가공무원으로 분류되지 않는다는 것이 선관위 측 설명이다.
다만 선관위 관계자는 "위촉직 위원이라고 해도 다 사직을 안 해도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각종 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규정에 따라 개별적으로 확인해봐야 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총선 출마를 앞둔 공직자들의 '전·현직' 수식어가 나뉘며 대통령 직속위 출신들에 대한 시선도 엇갈리고 있다. 특히 일각에서는 현직을 유지하는 후보자의 경우 동원할 수 있는 자원이 많다는 점에서 출발선이 불공정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김형철 성공회대 민주주의연구소 연구교수는 "현직 위원회 위원들도 다른 공직자들과 마찬가지로 사퇴하고 나오는 것이 적절하다"며 "민주당이라든지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에게는 우호적이거나 편향적 효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꼬집었다.
김 교수는 "현직을 유지하면 아무래도 동원할 수 있는 자원이 많다"며 "경쟁에 있어 균등성과 형평성에 위배될 수 있고, 당장 어디 위원회 소속이라고 하면 사람들을 만나면서도 영향력이 크게 와 닿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고선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연수원 교수는 "공직자들의 역할이 다원화돼 있는 상황에서 가능성만을 가지고 모든 직에 일률적으로 같은 공직 규정을 제한하는 것은 헌법에서 정한 기본권을 침해할 수 있는 소지가 있다"며 "다양한 측면에서 고려될 필요가 있다"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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