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은빈 기자 = 일본 해상 자위대의 중동 파견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결정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를 규탄하는 시위가 12일 일본 각지에서 일어났다.
시위에 참가한 시민들은 자위대 파견 외에도 헌법개정 문제나 아베 총리가 연루된 '벚꽃을 보는 모임'(桜を見る会)에 대해서도 강도높게 비판했다.
욱일기를 들고 자위대 사열식에 참석한 일본 육상 자위대 [사진=로이터 뉴스핌] |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이날 저녁 도쿄 신주쿠(新宿)역 광장에선 자위대 파견에 항의한다는 의미로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이벤트가 개최됐다. 한 참가자는 "자위대원을 이란 전쟁에 보내고 싶지 않다"는 플랜카드를 들고 춤을 췄다.
친구와 함께 참가했다고 밝힌 한 여성(23)은 "아베 총리가 순방 연기를 한 차례 검토했던 중동"이라며 "(그곳에) 파견한다는 건 자위대원의 생명을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자위대 파견은 일본이 보복 대상이 돼 위험에 노출되는 게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항의 시위는 이날 나고야(名古屋)시에서도 있었다. 이날 번화가인 사카에(栄)에선 약 150여명이 "미국의 전쟁에 가담하지 마라" "중동 파병반대" 등의 문구가 쓰인 플랜카드를 들고 행진했다.
행진 전에 열린 집회에 참가했던 한 회사원(45)은 "아베 정권은 안보법안 등을 숫자로 밀어붙여 강행했고 자위대 중동파견까지 하려한다"며 "(아베 총리가) 헌법개정 등을 하게 해선 안된다"고 주장했다.
시위에선 파병 뿐만 아니라 아베 정부의 비리의혹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한 대학생(23)은 시위 종료 후 "벚꽃을 보는 모임을 비롯해 아베 정권에서 파기했던 공문서들은 우리 젊은 세대로 이어져왔어야 했던 것들"이라며 "국가의 기본 시스템을 계속해서 망가트리는 것에 큰 분노를 느꼈다"고 말했다.
신문에 따르면 이날 도쿄와 나고야 외에도 오사카(大阪)와 기타규슈(北九州) 등 주요도시에서 항의 시위를 요청하는 메시지가 SNS를 통해 확산됐다.
앞서 일본 정부는 지난달 27일 각의(국무회의)에서 호위함과 초계기(P3C)를 포함한 260명 규모의 자위대를 중동에 파견한다고 결정했다. 이에 지난 11일 초계기 2기가 오키나와(沖縄)현 나하(那覇)기지를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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