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가 초과근무...법정휴게시간은 보장 안 돼
최저임금 수준 못미쳐...54% "1년 내 이직할 것"
[서울=뉴스핌] 이학준 기자 = 국공립 어린이집에서 일하는 보육교사들이 근로시간을 초과해 근무하면서도 법정휴게시간을 보장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육교사들은 직장 내 괴롭힘보다 임금 및 노동시간 등 열악한 근무환경 탓에 이직을 고려한다고 답했다.
8일 민간 공익단체 직장갑질119가 현직 보육교사 89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근로계약서에 명시된 하루 근로시간이 8시간인 경우는 807명으로 전체의 90.6%에 달했다.
이중 하루 8시간을 초과해 근무한다는 응답은 84.1%였다. 10시간을 초과해 일한다는 응답도 60명(7%)이나 됐다. 응답자의 91.5%가 연장근로를 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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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근로시간이 4시간인 경우 30분 이상, 8시간인 경우에는 1시간 이상의 휴게시간을 줘야 한다.
그러나 8시간 초과 근무하는 보육교사 중 법정휴게시간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전체 73.6%에 달했다. 30분 동안 아이들과 분리돼 자유롭게 쉬고 있다는 응답은 6.3%에 그쳤다.
8시간 미만 근무하는 보육교사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법정휴게시간 30분 이상 쉬지 못하고 있다는 응답자는 69.5%에 달했다. 그럼에도 전체 응답자 53.8%는 '휴게시간을 자유로이 쉬었다'는 자필서명을 한 적이 있다고 했다.
법정휴게시간을 보장받지 못한 채 초과근무를 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급여 수준은 2019년 주 5일 8시간 근로 기준 최저임금인 175만5000원에도 못 미치는 상황이다.
174만원 미만을 받고 있는 보육교사는 응답자 전체 49.4%로 가장 많았고, 174만원에서 200만원을 받는 비율은 36.3%로 그 뒤를 이었다. 8시간 일을 하는 보육교사 44.7%가 최저임금 미만을 받고 있는 것이다.
설문에 참여한 보육교사 69.7%는 이러한 임금 수준에 대해 불만을 갖고 있었다. '매우 불만족'이라 응답한 비율은 18.6%인 반면 매우 만족한 비율은 1.9%에 그쳤다. 근무시간에 불만이 있다는 취지의 응답은 66.3%로 긍정적 답변에 비해 2배 많았다.
결국 보육교사들의 전반적인 직장생활 만족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직장생활 만족도에 부정적 응답은 전체 52.3%였다.
특히 '앞으로 1년 이내 이직할 생각을 갖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54.2%였다. 이직 이유 중 대다수(73.1%)는 임금 및 노동시간 등 근로여건 불만족을 꼽았다. 직장 내 괴롭힘이나 인간관계 때문에 이직을 고민하는 비율(34.9%)보다 높았다.
hakj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