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은빈 기자 = 터키 당국이 카를로스 곤 전 닛산자동차 회장의 도주에 연루됐을 가능성이 있는 7명을 체포했다고 3일 NHK가 전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카를로스 곤 전 회장을 태운 비행기가 지난달 29일 오후 11시 10분 간사이(関西)공항을 출발해 터키 이스탄불로 향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곤 전 회장은 이곳에서 개인 전용기를 통해 레바논으로 입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터키 당국은 2일(현지시각) "곤 전 회장이 불법적인 방법으로 이스탄불의 아타튀르크 공항을 경유해 레바논으로 도망갔다는 정보에 근거해 수사를 개시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4월 보석 석방돼 도쿄구치소를 나서고 있는 카를로스 곤 닛산 전 회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방송에 따르면 터키 당국이 체포한 7명은 조종사 4명과 민간항공회사 간부 1명, 아타튀르크 공항의 지상 서비스직 사원 2명이다. 이 중 민간항공회사는 곤 전 회장이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개인 전용기를 운항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NHK는 "터키 경찰은 아타튀르크 공항에 설치된 방법카메라 영상을 분석하고 있다"며 "곤 전 회장이 터키를 경유해 레바논으로 간 구체적인 방법이 밝혀질지 주목되고 있다"고 전했다.
레바논의 치안당국 관계자에 따르면 곤 전 회장으로 보이는 인물은 터키에서 개인 전용기로 레바논 베이루트에 도착했으며 당시 탑승자 명단엔 곤 전 회장의 이름이 없었고 대신 미국 여권을 가진 남성 2명의 이름이 기재되어 있었다. 곤 전 회장은 베이루트 공항 입국시 자신의 이름이 기재된 프랑스 여권을 제시했다.
한편 레바논 현지언론에 따르면 레바논 사법당국은 2일 곤 전 회장에 대한 국제형사기구(ICPO·인터폴)의 적색수배를 받았다고 밝혔다. 적색수배는 수배된 용의자의 인도를 요구하는 것이다.
레바논 사법당국 관계자는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레바논은 과거 수차례 적색수배를 받은 적이 있지만 수배된 용의자가 구속된 사례는 없었다고 밝혔다.
특히 일본은 미국과 한국 외엔 범죄인 인도조약을 체결하지 않은 상태다. 한 레바논 당국자는 "인도조약을 체결하지 않는 나라에 용의자를 송환하는 일은 없다"고 밝혀 곤 전 회장이 일본으로 인도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
한편 베이루트 고급 주택가에 있는 곤 전 회장의 주택에는 2일 현재 곤 전 회장의 모습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NHK는 전했다. 대신 이날 아내인 캐롤 곤으로 보이는 여성이 조수석에 탑승한 차량이 저택 부지에 들어가는 모습이 확인됐다. 이 여성은 취재진을 피하듯이 차고로 빠르게 들어갔다고 방송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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