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의 고달픈 생활, 높은 생활스트레스 토로 의미 많아
[서울=뉴스핌] 강소영 기자=빠른 속도의 경제 성장과 사회 변화를 겪고 있는 중국 사회에서도 매년 다양한 유행어가 만들어진다. 사람들의 정서와 사회 분위기를 반영해 공감을 얻은 신조어들이 인터넷을 통해 빠르게 확산되면서 유행어로 자리를 잡게된다.
2019년 중국의 첫 번째 인터넷 유행어는 중화민족의 부흥이라는 꿈을 추구하는는 '주이멍런(追夢人)'이었다. 새해 원대한 포부를 담은 유행어가 중국인들의 가슴을 뜨겁게 만들었지만, 갈수록 인생의 고단함, 생활의 스트레스 뜻하는 의미의 유행어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올해 많은 중국인들의 공감을 얻어 빈번하게 사용된 유행어를 소개한다.
1.주이멍런(追夢人)
'중화민족의 부활' 꿈을 향해 가는 중국
꿈을 좇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2019년 들어 가장 먼저 생겨난 인터넷 용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신년 축사에서 "우리는 모두 부단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우리 모두가 꿈을 추구하는 사람이다"라고 언급한 후 사람들 사이에서 회자되며 유행어로 자리 잡았다.
시진핑 주석은 취임 이후 '꿈의 실현'을 항상 강조하며 중국인들에게 이상향을 제시하고 있다. 중화민족의 부흥이라는 목표를 의미하는 '중국몽(中國夢)'은 시진핑 주석의 대표적인 통치 이념을 상징하는 표현이 됐다.
2. 996
직장인의 삶은 고달프다
숫자 '996'은 직장인들의 고달픈 현실을 의미한다. 아침 9시에 출근해서, 밤 9시가 돼서야 퇴근하며, 주말 이틀을 다 쉬지 못하고 일주일에 6일을 일하는 현상을 표현한 것이다. 중국에서는 과거 점심 식사 후 낮잠을 자는 문화가 있을 정도로 사람들이 여유로운 생활이 가능했다. 그러나 경제가 발전하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야근과 추가ㅊ근무가 일상이 된 회사들이 늘어났다. IT, 인터넷 업종의 야근이 심각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3. 닝멍징(檸檬精·레몬 엑기스)
남과 비교하고 부러워 할 일 많은 사회
닝멍은 중국어로 레몬이다. 레몬의 신맛이 극대화된 레몬 진액이 됐다는 표현이다. 누군가에 대한 질투심이 극에 달했음을 의미한다. 남들과 비교하는 문화가 확산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풀이된다.
처음에는 질투심이 강한 사람을 비하하는 의미로 쓰였지만, 현재는 '부럽다'라는 의미로 자주 사용된다.
4. 위뉘우과(雨女無瓜)
불필요한 관심은 사절
'너랑 상관이 없다, 네가 관여할 일이 아니다'라는 의미의 "위뉘우관(與你無關)"을 일부러 부정확하고 어눌하게 발음한 것이다. 마치 표준어 발음을 정확히 하지 못하고, 사투리를 심하게 쓰는 사람이 말한 것처럼 흉내 낸 표현이다.
친구와 이야기를 나눌때 도도하고 새침한 태도를 보이고 싶거나, 더 이상 유지하고 싶지 않는 사람과 대화에서 자주 사용되고 있다.
5. 강징(槓精)
반대를 위한 반대, 화를 돋우는 사회
다른 사람의 의견에 무조건 반대 의견을 내는 사람을 지칭한다. 중국어에서 '강(槓)'은 '끝까지 우기다, 대들다'라는 뜻이 있다. '징(精)'은 요괴, 특정 행동이 극단적인 사람을 가리킨다.
이런 사람들은 뚜렷한 주관이나 논리 없이 상대의 의견을 반박하는 것이 특징이다. 때로는 사람들의 정서적 약점과 부족한 논리를 이용해, 일부러 화를 돋우기 위해 이런 태도를 보이기도 한다.
6. 워타이난러(我太難了)
울고 싶은 사회, 스트레스 지수 상승
인터넷 동영상 방송을 통해 유행하게 된 말이다. BJ가 고통스럽게 인상을 찌푸리며, 울음을 터뜨릴 듯이 "너무 힘들다. 친구, 요즘 스트레스가 장난 아니야" 라고 말하는 모습이 단숨에 화제가 됐다. 중국에서도 생활 스트레스 지수가 높아져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
7. 판타(盤他)
모난 돌이 정 맞는다
'판(盤)'은 모호하고 다양한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가장 원초적인 의미는 모난 물건을 손안에 넣고 주물러 평평하고 둥글게 만드는 것에서 시작됐다. 팍팍한 인생과 거친 인생에 각자의 '특성과 개성'이 깎아졌다는 의미로도 쓰인다. 마음에 안 드는 상대를 손 봐주다, 물건을 사다, 상황을 접수하다 등 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쓸 수 있다.
8. OMG! 마이타(買它)
소비의 시대, 생각하지 말고 담아라
'립스틱 오빠'로 불리는 중국 '왕훙(網紅·인터넷 스타)' 리자치(李佳琪)가 유행시킨 말이다. 인터넷 생방송으로 립스틱 등 화장품을 판매하는 그가 제품의 우수성을 표현하기 위해 입버릇처럼 사용하는 말이다.
이 말이 소비자들 사이에서 유행이 되면서, 좋아하는 상품을 발견하면 이것저것 따지지 말고 사자라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어머! 이건 꼭 사야해"라는 유행어와 비슷한 어감이다.
js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