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관련 시민단체들, 헌재 결정에 대체로 아쉬움 드러내
법적 논쟁보다 정부의 문제해결 노력 촉구
[서울=뉴스핌] 구윤모 이학준 기자 = 헌법재판소가 지난 2015년 박근혜 정부가 체결한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한 헌법소원이 부적법하다며 27일 각하를 결정했다. 관련 시민단체들은 헌재 결정에 대체적으로 아쉽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을 한목소리로 촉구했다.
이국언 근로정신대할머니와함께하는시민모임 대표는 "헌재가 한일합의 자체를 결함이 있다고 보고 있어서 일단 나쁘지는 않다고 본다"면서도 "다만 법원이 이런 결정을 하기까지 4년이란 시간이나 필요했을까 싶다. 민감한 문제를 피하려는 소극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유남석 헌법재판소 소장을 비롯한 헌법재판관들이 27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한일 위안부 문제 합의 발표'에 대한 위헌 확인 헌법소원 심판 선고를 위해 자리하고 있다. 2019.12.27. dlsgur9757@newspim.com |
이 대표는 "현 정부가 문제 해결 노력을 아주 안 한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앞으로는 지금보다 더 적극적인 역할이 요구된다"고 주문했다.
백선영 정신대할머니와함께하는시민모임 활동가도 "한일합의 자체가 조약 절차에 맞지 않아 법적으로 다퉈볼 여지가 없다고 본 것으로 해석된다"며 "피해자들이 국가로부터 보호받아야 할 권리를 확인하고자 한 헌법소원이 각화된 것에 대한 아쉬움은 있다"고 평가했다.
백 활동가는 "결국에는 원론적으로 돌아가서 이런 형태가 아닌, 대한민국 정부가 일본정부의 제대로 된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의무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가람 반아베반일청년학생공동행동 대표 역시 "이번 헌재 판결이 할머니들의 손을 잡아준 것이라 보기는 어렵다"며 "일본정부는 이미 한일합의로 이 문제가 완전히 해결됐다고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에 더 부정적으로 본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최종 판결은 합의 파기 권고 그 이상으로 됐어야 하지 않나 싶다"며 "앞으로 정부가 피해자들을 위한 정책을 다하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한선범 아베규탄시민행동 대변인은 "헌법소원을 제기하신 분들의 취지는 이 합의를 빨리 파기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법리상 논쟁을 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견해를 내놨다.
한 대변인은 "법원의 판단은 법리상 논쟁일 뿐 결국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것은 정부"라며 "헌재 판결과 관계없이 합의 자체를 파기하라는 것이 우리들의 입장"이라고 전했다.
앞서 헌재는 이날 오후 위안부 피해자 29명과 피해자 유족·가족 12명이 한일위안부 합의는 위헌임을 확인해달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의 심판 청구를 각하했다.
헌재는 "한일 위안부 합의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를 위한 외교적 협의 과정에서 정치적 합의이며 다양한 평가는 정치적 영역에 속한다"며 "비구속적 합의의 경우 그로 인해 국민의 법적 지위가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헌법소원 심판청구는 허용되지 않는다"고 했다.
iamky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