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 장애 예상 시 CP→ISP에 정보제공 의무 주어져
"CP 동의 기다리는 것 무의미 판단"...다음달 27일 시행
[서울=뉴스핌] 김지나 기자 = 방송통신위원회가 중소 콘텐츠제공사업자(CP)의 반발에도 '공정한 인터넷망 이용계약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제정했다. 지난해 11월 관련 논의를 시작한 후 1여년 만에 가이드라인이 마련된 것이다.
26일 방통위는 전체회의를 열고 망 이용계약 가이드라인 최종안을 보고하고 확정했다. 가이드라인에는 인터넷망 이용계약 원칙과 절차, 불공정행위 유형, 이용자 보호 의무 등을 주요 내용으로 담았고 내년 1월 27일부터 시행한다.
[서울=뉴스핌] 김지나 기자 = 방송통신위원회가 제65차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2019.12.26 abc123@newspim.com |
방통위는 "망 이용 계약에 대한 시장의 자율적 기능을 최대한 존중하되 계약 과정에서 부당한 차별과 이용자 피해 방지에 초점을 맞춰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가이드라인의 주요 내용으로는 ▲계약 당사자 간 신의성실의 원칙을 준수하고, 유사한 내용의 계약과 비교해 차별적인 조건을 부여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 망 이용계약의 원칙과 절차 ▲상대방에게 특정 계약 내용을 강요하거나 제3자와의 계약 체결 또는 거부를 강요하는 행위, 제3자와 담합 등을 규정하는 불공정행위 유형 ▲인터넷서비스제공사업자(ISP)와 CP의 이용 보호 의무 등이 담겨 있다.
망 이용계약 가이드라인에 있어 CP와 통신사가 첨예하게 의견이 엇갈린 부분은 제11조 CP의 의무와 관련된 부분이었다.
가이드라인 11조에 따르면 콘텐츠 사업자 등은 자신의 책임 하에 있는 인터넷 트래픽의 경로 변경, 트래픽 급증 등으로 인해 이용자의 콘텐츠 이용에 현저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 사전에 인터넷서비스제공사업자(ISP)에게 관련 정보를 제공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페이스북이 임의로 망 접속 경로를 변경하며 이용자 피해를 키웠던 과거 사례에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CP 측은 망 이용과 관련해 CP에게 과도한 책임을 떠넘기는 것이라고 반발했지만 가이드라인은 원안대로 제정됐다.
방통위 관계자는 "연내 최대한 사업자들의 합의를 도출하려고 했지만 CP측은 가이드라인 조문에 대해 반발하는 것이 아니라 제정 자체에 반대하고 있어 더 이상 CP의 동의를 기다리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날 방통위 전체회의에서 김석진 방통위 부위원장은 "이번 가이드라인 목적은 망 이용계약 과정에서 불공정행위 해소 및 글로벌 CP들의 망 이용대가 역차별 해소 등에 있다"면서 "모든 부분을 다 만족할 순 없지만 미흡하게나마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표철수 상임위원은 "가이드라인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CP들이 우려하는 문제점이 드러나면 보완할 수 있는 길이 있을 것"이라며 "가이드라인이 효율적으로 현장에 적용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방통위 전체회의에선 ▲개인위치정보사업 신규허가에 관한 건 ▲서울특별시 교통방송 변경허가에 관한 건 ▲종합유선방송사업자 재허가 사전동의에 관한 건 등 세 건의 안건이 원안대로 통과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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