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무역마찰 영향 예상 외로 크지 않아
동남아시아, 한국 일본 및 일대일로 지역 수출 증가
[서울=뉴스핌] 강소영 기자=매년 크리스마스 시즌을 앞두고 중국에서 가장 바빠지는 도시가 있다. 저장성에 위치한 제조업 도시 이우(義烏)다. 세계 전역에서 크리스마스의 축제 분위기를 내는데 사용되는 각종 용품들이 이곳에서 생산되기 때문이다. 전 세계에서 사용되는 산타 모자, 크리스마스 트리, 각종 LED 등의 용품 10개 중 8개가 이우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이우는 '중국의 성탄 마을'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만약에 이우가 없다면 산타 할아버지가 실직했을 것이라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이우 해관(세관에 해당)의 통계에 따르면, 2018년 1월~11월 이우시에서 수출한 크리스마스 용품은 16억1000만 위안에 달했다. 전년 동기 대비 13.5%가 늘어났다. 이우에 있는 400여개 성탄 용품 제조기업이 전 세계 수요의 80%를 담당하고 있다. 중국 국내에서 소비되는 성탄 용품 역시 대부분이 이우에서 생산되고 있다.
올해는 미국과 무역마찰 심화, 국내 경기둔화로 이우 '크리스마스 경제'에도 영향이 미칠 것으로 전망됐지만, 실제로는 매출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는 것이 현지 업체들의 반응이다. 중국 국가 전략인 일대일로(一帶一路·육해상 실크로드 경제벨트) 프로젝트의 영향과 수출 시장 다변화에 미리 나선 덕분이다.
중국 징지관차바오(經濟觀察報)는 이우 제조 상품이 집결된 '이우국제상무성(義烏國際商務城)'의 올해 크리스마스 용품 판매량이 전반적으로 지난해와 대체로 비슷한 규모를 유지했다고 보도했다.
이우시의 크리스마스 용품 제조기업 싼넝샹바오(三能箱包)관계자는 징지관차바오와 인터뷰에서 올해 주문량 증가율이 지난해와 비슷한 10%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미국 수출량은 줄었지만 일본, 한국, 남미, 아프리카 및 동남아시아 시장의 수요가 늘어난 것이 매출 증가세 유지의 원인으로 분석했다.
싼넝샹바오 측은 "우리 전체 수출 물량에서 미국의 비중이 작년의 15%에서 10%으로 줄었다. 그러나 주력 수출 시장이 미국이 아니어서 전체 매출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 일부 미국 시장에 주력하는 업체는 상당한 타격을 입었을 것으로 본다"라고 설명했다.
중국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이우시 크리스마스 용품 제조기업들은 미국과 무역마찰이 발생하기 전부터 수출 시장 다변화에 나섰다. 2014년부터 이우시 크리스마스 용품 수출 시장이 미주와 유럽에서 동남아시아 등으로 다변화되는 추세가 뚜렷해지고 있다는 보도도 있다.
2010년 이우시의 민간 기업 수출 규모는 20억 6000만 달러로, 주로 유럽연합과 미국, 아랍에미리트 등이 주요 수출 대상국이었다. 2014년 이우시 수출 대상국 상위 1~3위는 아랍에미리트, 이란과 이라크가 차지했다.
중국 정부의 일대일로 추진으로 이우시의 수출 구조 다변화도 빨라지고 있다. 2016년 이우시 수출 대상국 상위 10위 국가 가운데 미국과 알제리를 제외하고 나머지 8개 국가는 모두 일대일로 관련국이었다. 올해 1~8월 이우시에서 일대일로 협력국으로 수출된 제품 규모는 904억7000만위안으로 전년 대비 7.0%가 증가했다.
js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