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미얀마 실권자인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은 12일(현지시간) 국제사법재판소(ICJ)에 미얀마 정부에 대한 '로힝야족 집단학살' 소송을 기각해달라고 요구했다.
수치 고문은 이날 네덜란드 헤이그 ICJ에서 진행된 로힝야족 학살 관련 최종 공판에 참석, 이같이 주장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수치 고문은 최후 변론을 통해 미얀마 군부에 다시 일할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면서 "미얀마 정부는 이번 소송을 기각해줄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가급적 빠른 시일 안에 결정을 내리겠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날짜는 언급하지 않았다고 통신은 전했다.
ICJ는 아프리카 회교국인 감비아가 지난달 11일 로힝야족 집단학살 혐의로 미얀마 정부를 제소한 것과 관련, 지난 사흘 동안 공판을 진행했다. 지난 2017년 미얀마 군부에 의해 자행된 로힝야족에 대한 학살로 수천 명이 사망하고 주민 70여만 명은 인근 방글라데시로 피난했다.
수치 고문은 미얀마 군부와 변호인단을 직접 이끌고 이번 재판에 참가했다. 그는 지난 11일 법정 진술을 통해 로힝야 집단학살 주장은 '불완전하고 호도하는 주장'이라며 미얀마 군부를 적극 옹호했다.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고문(가운데)이 최후 변론을 마친 뒤 네덜란드 헤이그 국제사법재판소(ICJ)를 떠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수치 고문은 2년 전 미얀마 라카인주에서 발생한 로힝야족 집단살해는 수십 개의 경찰서를 공격한 로힝야족 테러에 대한 대응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부적절한 군사력이 사용돼 민간인이 살해됐다는 사실은 인정했으나 이러한 행동은 인종학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강변헸다.
수치 고문은 또 "잘못된 행위를 한 군인과 관료들을 적극적으로 조사하고 기소하고 처벌한 국가가 인종학살 의도를 가지고 있었다고 말할 수 있느냐"고 반박하기도 했다.
수치 고문의 미얀마 군부 옹호 발언에 법정에 있던 일부 로힝야족 난민들은 "거짓말이다. 부끄러운 줄 알아라!"고 항의하기도 했다.
한편 미얀마 군부에 맞서 민주화 투쟁을 벌인 공로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수치 고문은 그동안 로힝야족 학살 사태를 방관했다는 비난을 받아욌다. 지난해 국제사면위원회(Amnesty International·국제앰네스티)는 수치 고문의 '양심대사상'을 박탈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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