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홍콩에서 지난 6월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시위가 시작된 이후 200명 이상의 시위대가 대만으로 피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이같이 전하며, 변호사와 목사, 기부자 등이 시위대들의 대만 피신을 돕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홍콩 경찰이 봉쇄 작전을 펼쳤던 이공대학교 시위 현장에서도 최소 10명의 학생이 탈출해 최근 대만에 도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NYT는 시위대의 대만행 탈출 행렬이 이어지는 배경에는 법원에서 공정한 재판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두려움과 구금 중 학대, 성폭행, 고문 등을 받을 수 있다는 공포가 자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일부는 시위대가 병원에서도 체포됐다는 소식을 접한 뒤 치료를 위해 대만행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체포된 시위대를 변호하는 크리스 응 변호사는 "그들(시위대)은 벽돌을 던진 것만으로도 10년형에 처해질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그들은 홍콩의 사법 체계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고 설명했다. 응 변호사는 이어 법원 심리에 출석하지 않은 시위대가 있었다고 언급하며, 이들은 아마 홍콩을 떠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위대는 비밀 네트워크를 통해 홍콩에서 대만으로 탈출하며, 부유한 기부자들과 구호 단체가 이들에게 항공료 등을 지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위대를 공항으로 이송시키는 활동을 하는 자원봉사자들도 있으며, 한 사람당 최대 1만달러를 받고 대만으로 밀항시키는 어민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NYT는 목사들이 여권을 빼앗긴 시위대를 위해 밀항 경로를 수정하는 작업 등을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만 타이베이(台北)에 있는 장로교회의 한 목사는 22년간 목사 생활을 하면서 중국 정부의 박해를 피해 탈출하는 몇몇 반체제 인사들을 돕고 있지만 이 같은 탈출 규모는 처음이라고 밝혔다. 목사는 홍콩 시위대의 대만 행렬이 마치 '참새작전'(Operation Yellowbird)을 방불케 한다고 표현했다. 참새작전은 1989년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시위에 참여한 반체제 인사들을 중국 본토에서 탈출시켜 홍콩을 통해 국외로 이주시킨 작전을 가리킨다.
그는 그러면서 "어둠은 절대로 빛을 이길 수 없다. 민주주의와 자유는 틀림없이 전체주의를 물리칠 것이다"라고 부연했다.
홍콩 시위대가 최루탄을 쏘지 말라며 시위를 벌였다. 2019.12.06.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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