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입 규모 줄고 지출 수요 증대…재정 건전성 위협
장기재정전망 추계 연계해 도입 논의
[세종=뉴스핌] 한태희 기자 = 저출산·고령화 심화로 중장기 국가 재정 건전성이 위협을 받자 정부가 재정준칙을 다시 마련하기로 했다. 국가채무비율 및 재정 적자 증가 속도를 통제해서 지속 가능한 재정 토대를 마련한다는 취지다.
정부는 13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주재한 '경제활력대책회'에서 재정준칙 도입을 담은 복지지출 증가 관리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내년 3분기부터 재정준칙 도입에 관한 논의를 시작한다. 정부는 빠르면 내년 상반기 나오는 장기재정전망 결과와 '2020~2024년 국가재정운용계획'을 연계해서 재정준칙 도입을 논의한다. '2020~2024년 국가재정운용계획'은 2021년 정부 예산안을 발표하는 내년 8월 중하순 공개된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가운데)이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26차 경제활력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9.11.13 dlsgur9757@newspim.com |
홍남기 부총리는 "중장기 재정전망 작업과 함께 중기적 관점에서 한국적 상황에 맞은 유연한 재정준칙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정부가 재정준칙 마련에 나선 적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정부는 2016년 재정건전화법 제정안을 마련해서 국회에 제출했다. 재정건전화법 제정안 골자는 △재정준칙 도입 △페이고(재정 수반 법안 제출 시 재원 조달 방안 첨부 의무화) 강화 △5년 주기 장기재전망 추계 등이다.
재정준칙 부문만 따로 보면 국가채무를 국내총생산(GDP) 45% 이내로 관리하고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GDP 3% 아래로 관리한다는 내용이다. 기획재정부가 마련한 재정건전화법은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다.
재정건정화법안이 국회를 표류하는 사이 저출산·고령화는 더 심각해졌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0.98명으로 사상 처음으로 1명대가 붕괴됐다. 합계출산율은 15~49세 가임 여성이 평생 낳을 수 있는 출생아를 의미한다. 합계출산율이 0명대를 기록한 나라는 세계 주요 국가 중에서 한국이 유일한다.
더욱이 인구 정점 시기도 당초 추계보다 3년이나 당겨졌다. 통계청이 지난 3월 발표한 '장래인구특별추계(2017~2067년)'를 보면 인구 정점 시기는 2029년이다. 특히 앞으로 10년 동안 15~64세 생산연령인구가 250만명 감소하고 65세 고령인구는 452만명 증가한다.
기재부 관계자는 "저출산·고령화 지속은 재정 압박 요인으로 작용한다"며 "성장 둔화에 따른 재정 수입은 감소하는 반면 국민연금과 복지, 보건 지출 확대 등 재정지출은 급증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재정의 지속 가능성 제고를 위해 재정준칙 등 재정관리 시스템을 개선하겠다"고 설명했다.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