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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반환점] 외교 다변화 속 미중일 곳곳에 암초…아세안에선 괄목할 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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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와 친분 과시하지만 지소미아로 동맹 최대위기
정권 출범 전부터 예고된 강제징용 문제 대비는 미흡
시진핑도 한중관계 복원 원하지만 당국간 이해 부족

[편집자] 문재인 정부가 11월 9일로 임기 5년의 반환점에 섰습니다. "잘못된 관행과의 과감한 결별"이란 취임사로 시작한 '문재인의 2년 6개월'은 소득주도성장과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두 축으로 야심차게 출발했지만 경제와 남북문제 모두 답답한 흐름인 것도 현실입니다. 종종 피로감도 엿보입니다. 과연 후반 레이스는 어떨지 종합뉴스통신 뉴스핌이 문재인 정부의 나머지 절반을 짚어봅니다.

[서울=뉴스핌] 허고운 기자 =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주변 4강 외에도 외교 다변화를 추진하겠다고 선포한 문재인 정부의 임기 반환점이 지났다. 문 대통령은 2년 반 동안 각국 정상과의 잦은 만남을 통해 존재감을 드러냈으나 남북미 관계에 치우쳐 주변국 관계는 안정적으로 유지하지 못했다는 한계를 보였다. 신남방정책을 필두로 한 아세안과의 외교관계는 역대 최고라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2017년 5월 출범한 문재인 정부의 최대 외교성과로는 2018년 활발하게 진행된 남북·북미 대화가 꼽힌다. 4·27 남북정상회담, 6·12 북미정상회담, 9·19 남북정상회담 등으로 대표되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업적은 미국과의 원활한 소통이 없이는 불가능했다.

[서울=뉴스핌]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9월 23일 오후 (현지시간) 미국 뉴욕 인터콘티넨털 바클레이 호텔에서 열린 정상회담에 앞서 손을 맞잡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청와대페이스북] 2019.09.24 photo@newspim.com

◆ "한미관계 좋다고만 할순 없어…안보협력 의지 보여줘야"

문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취임 이후 9번의 정상회담을 가졌다. 역대 대통령 중 미 대통령을 문 대통령보다 많이 만난 사람은 이명박 전 대통령(11번)이 유일하다. 이 전 대통령의 기록도 임기를 절반 남긴 문 대통령이 깰 가능성이 높다.

기존의 미 대통령과 달리 예측불허의 즉흥적 성격을 가졌으며 '톱다운' 방식의 정책 결정을 선호하는 트럼프 대통령인 만큼 문 대통령의 정상외교는 일정 부분 효과를 거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과 저는 오랫동안 친분관계를 유지해왔다"며 한미동맹이 그 어느 때보다 견고함을 자주 강조했다. 북미 비핵화 협상이 문 대통령의 '촉진자' 역할 덕분에 일정한 성과를 낼 수 있었다는 평가도 한미 모두에서 나온다.

정상 간의 친분에도 한미관계에서 이상 신호가 없는 것은 아니다. 대북정책을 둘러싸고 미국이 한국에 '속도 조절'을 요구하며 한미관계 이상론이 있어왔으며 최근에는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대폭 인상을 요구하는 미국과 '합리적 수준의 분담'을 강조하는 한국의 명확한 입장차가 드러났다.

우리 정부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를 선언한 점도 한미일 3각 안보협력을 중시하는 미국의 심기를 건드렸다. 미국은 고위 당국자들을 한국에 파견하며 지소미아 종료를 재검토할 것을 촉구하고 있으나 우리 정부의 입장이 바뀌지 않아 추후 한미갈등이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다.

우정엽 세종연구소 미국연구센터장은 "현재 한미관계가 좋다고만 할 수 없는 것은 사실"이라며 "결정적으로 지소미아 파기 결정이 미국이 한국은 한미일 안보협력 의지가 없어보인다는 생각을 갖게 했다"고 말했다.

우 센터장은 "사실 방위비 같은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원인을 제공해 우리 정부만의 잘못이라고 하긴 어렵지만 한미, 한미일 안보협력에 우리가 헌신한다는 느낌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갈등설 속에서 생겨나는 반미, 반한 감정을 관리하는 것이 양쪽 모두 숙제"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4일 아세안+3 정상회의 전에 11분간 환담했다. [사진=청와대] 2019.11.04 dedanhi@newspim.com

◆ 셔틀외교 거론했으나 멀어진 정식 양자회담

문 대통령은 취임 초기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 발전을 강화하기 위해 정상 간 수시로 소통하는 '셔틀외교'를 일본에 제안한 바 있으나 현재 한일관계는 사상 최악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가장 가까운 이웃나라지만 위안부, 강제징용 등 지울 수 없는 과거사가 관계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다.

문 대통령은 취임 후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5차례 양자회담을 가졌다. 셔틀외교를 논하기는 어려운 숫자다. 한일 정상은 지난해 9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 계기 정상회담 이후 각종 다자회의에서 같이 참석할 기회가 수차례 있었음에도 회담을 갖지 않았다.

지난 4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세안관련 회의 계기로 11분간 환담을 하며 13개월 만에야 만났다. 아베 총리의 방한은 지난 2018년 2월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 때 이후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일본은 우리 정부에게 지속적으로 '약속 이행'을 주문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이후 2015년 12월 28일 한일 위안부 합의에 의구심을 표했으며, 합의 재교섭은 요구하지 않았으나 위안부 합의 결과물인 화해치유재단 해산 절차를 밟았다. 박근혜 정부 때의 합의였지만 '불가역 협정'을 확인했던 일본으로선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지난해 10월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판결은 한일 갈등을 증폭시켰다. 1965년 청구권 협정으로 관련 문제가 마무리됐다는 입장을 가진 일본은 '국제법에 근거해 국가 간의 약속을 준수하라'며 보복에 나섰다. 역사 문제로 시작한 갈등은 일본의 수출규제, 이에 대응한 한국의 지소미아 파기 등 경제·안보 문제까지 번졌다.

조진구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강제징용 대법원 판결은 전 정부 때부터 연기돼온 것이기 때문에 '화약고'가 될 것이란 생각을 하고 대비했어야하는데 그러지 못했던 것 같다"며 "한일간 욱일기, 초계기 갈등도 겹치면서 한일은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모습을 보여 관계가 더욱 악화됐다"고 말했다.

남북미 관계에 쏠린 정부의 외교정책이 한일관계를 악화시켰다는 분석도 있다. 조 교수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서 일본의 위치가 불명확했던 것 같다"며 "대북정책을 둘러싸고 한일 간 의견 교환도 매끄럽게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서울= 뉴스핌] G20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6월 27일 오후 오사카 웨스틴호텔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 앞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페이스북 ] 2019.6.27 photo@newspim.com

◆ 3불 원칙으로 급한불 껐으나 후속 이벤트 필요

한중관계는 주한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설치로 촉발된 최악의 위기 상황은 넘겼으나 확실한 진전이 없는 것으로 평가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17년 12월 중국을 국빈방중했으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아직 한국에 오지 않았다.

황교안 전 대통령권한대행 시절 이뤄진 결정으로 시작된 사드 갈등은 문재인 정부 초기의 최대 외교과제 중 하나였다. 중국에 진출한 많은 우리 기업들이 경제보복을 당했고 중국인 관광객들이 한국을 찾지 않았다. 우리의 최대 교역국이 중국인 점을 감안하면 피해 규모는 상상 이상이었다.

정부는 2017년 10월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MD) 참여', '사드 추가배치', '한미일 군사동맹'을 하지 않겠다는 이른바 '3불 원칙'을 제시하며 사드 갈등을 일단 봉합했다. 그러나 2년이 지난 지금까지 중국의 경제보복은 완전히 끝나지 않았고 한중관계를 개선할 이벤트도 열리지 않고 있다.

중국의 고자세가 한중관계 개선의 걸림돌이라는 지적도 있지만 오히려 한국이 중국의 의중을 파악하지 못했다는 분석도 있다. 지난 6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계기 열린 한중정상회담이 결정적 사건으로 꼽힌다.

우수근 한양대 특임교수는 "시진핑 주석은 한한령의 해제와 미세먼지 분야에서의 협력 프로젝트를 들고 왔으나 우선 자국 보수파들을 의식해 사드 문제를 형식적으로라도 언급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우리는 사드 문제는 북핵이 해결된 다음에 풀릴 문제라고 답변했고 북핵 문제가 당장 풀리지 않을 것을 아는 시진핑 입장이 난처해졌고 결과적으로 한중관계를 전향적으로 풀어가자는 시그널을 우리가 받지 않은 셈"이라고 설명했다.

우 교수는 "중국이 한국에 제재 조치를 해서 얻을 수 있는 이익이 뭐가 있느냐"라며 "중국도 한중관계를 적극 개선하고 싶고 한국이 미국만 바라보는 것을 피하고 싶어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중국을 '우회적이고 완곡한 표현의 나라'라고 설명하며 "이런 시그널을 이해하고 중국을 잘 아는 참모들을 중용해 중국과의 외교관계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핌]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지난 3일 오후 노보텔 방콕 임팩트에서 열린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 갈라만찬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2019.11.03 photo@newspim.com

◆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공동번영 미래 보여줄듯

문 대통령 취임 이후 아세안과의 외교관계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는 점에는 부정하는 이가 별로 없다. 신남방정책을 천명한 문 대통령이 임기 절반도 되지 않아 아세안 10개국을 모두 방문한 점은 아세안을 향한 그의 진심을 보여준다.

아세안과의 강화된 관계는 경제부문에서 확인할 수 있다. 2014년 이후 감소하던 한국과 아세안의 교역액은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인 2017년부터 상승세로 전환했고 지난해에는 약 1600억달러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아세안은 중국에 이어 우리의 제2위 교역 대상 지역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처음으로 국내에서 개최되는 다자정상회의도 아세안을 대상으로 한다. 오는 25일 부산에서 열리는 '제3회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와 '제1회 한·메콩 정상회의'는 대화 관계 수립 30주년을 맞는 한국과 아세안의 미래를 보여주는 역사적 장면이 될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7일 아세안 태평양 지역의 통신사 대표단을 만나 정상회의에 대해 "미래 동반성장의 파트너인 아세안, 메콩과의 협력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키고 연계성을 더욱 강화하며 공동 번영을 위한 협력을 논의하는 뜻깊은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heog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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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출구조사 "유권자 65% '인플레 트럼프 탓'"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3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 출구조사에서 유권자의 절대다수가 현재 미국 경제 상황을 비관적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고물가와 경제 난국의 책임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돌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NBC, CNN, CBS 등 미국 주요 방송사의 의뢰로 여론조사기관 SSRS가 실시해 이날 발표한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75%가 "현재 미국 경제 상황이 악화됐다"고 답했다. 3일(현지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 있는 윌리엄 C. 가우디 기술 아카데미의 중간선거 투표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특히 유권자의 65%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 경제를 더 악화시켰다"고 응답했으며, 62%는 고물가의 책임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있다고 지목했다. 유권자의 44%는 "2년 전 트럼프 대통령 취임 당시보다 가계 재정 상태가 악화됐다"고 답한 반면, 좋아졌다는 응답은 18%에 그쳤다. 이번 출구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은 38%에 그쳐, 1기 임기 당시 치러진 2018년 중간선거 지지율(45%)보다 7%포인트(P) 하락했다. 유권자 10명 중 4명 이상인 43%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심판표를 던지기 위해 투표소에 나왔다"고 답했다. 이는 상원 승패를 결정지을 4대 핵심 경합주(조지아, 오하이오, 미시간, 텍사스)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부정 평가가 과반을 넘어서며 공화당 후보들에게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유권자들이 꼽은 가장 중요한 선거 이슈는 경제(39%)였으며, 민주주의 수호(32%)가 뒤를 이었다. 체감 물가 상승률과 관련해서는 ▲유가 및 경유 가격(87%) ▲식료품 가격(88%) ▲공공요금(86%) ▲의료비(85%) 등 삶의 질과 직결된 전 분야에서 80%가 넘는 유권자가 불안감과 생활고를 호소했다. 지난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 승리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핵심 유권자층의 이탈 징후도 포착됐다. 히스패닉(라틴계) 유권자 중 민주당 지지층 비율은 2024년 39%에서 올해 43%로 반등했다. 이로써 민주당의 라티노 우위 격차는 2024년 10%P에서 이번에 16%P로 크게 확대되며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흥미롭게도, 유권자들은 양당 모두에 대해 높은 불만을 드러냈다. 민주당에 대한 비호감도는 54%(호감 46%), 공화당에 대한 비호감도는 59%(호감 41%)로 양당 모두 과거 두 차례 중간선거 대비 비호감도가 크게 상승했다. '양당 모두 비호감'이라고 답한 유권자 비율도 20%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이슈별 정당 신뢰도 조사에서는 민주당이 경제, 외교 정책, 의료, 공직 부패 등 다수 분야에서 공화당보다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공화당은 이민 문제에서만 유일하게 우위를 점했으며, 인공지능(AI) 정책과 세금 이슈에서는 양당이 팽팽히 맞섰다. wonjc6@newspim.com   2026-11-04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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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제2금융·증권사 등 보안 모두 뚫렸다 은행을 시작으로 증권사와 카드사 뿐 아니라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까지 해킹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금융사 보안 체계는 외부 공격과 내부 관리 부실 앞에서 허점을 드러냈고 사고를 사전에 탐지하거나 피해를 신속히 차단하는 대응 역량도 도마 위에 올랐다. 뉴스핌은 총 4편의 기획을 통해 업권별 사고 원인과 보안 실태를 규명하고 인공지능(AI) 기반 보안체계 구축과 망분리 규제 개선 및 실질적인 제도 개선 방안 등을 모색한다. [서울=뉴스핌] 김양섭·김가희 기자 = 국내 금융권이 한 달 넘게 이어진 연쇄 해킹에 업권을 가리지 않고 뚫렸다. 지난달 1일 신한은행의 고객정보 유출 공개 이후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캐피탈사, 새마을금고중앙회로 번진 침해사고는 지난달 말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생명, 빗썸으로 이어졌고 한양증권에서도 유출이 확인됐다. 금융당국이 지난달 14일 집계한 침해 금융사만 16곳, 유출 정보는 약 10만건이었다. 뚫린 곳은 대부분 핵심 뱅킹망이 아닌 외곽 시스템이었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4일 사고를 세 유형으로 나눴다. 본인확인 없이 대출신청 내역 등을 조회할 수 있던 정보조회 서비스, 기기 접근통제가 빠졌거나 웹 취약점이 있던 프라이빗뱅커(PB)·기업금융 담당자(RM) 등 직원 업무지원 서비스, 이미 알려진 취약점으로 악성코드가 심어져 고객정보가 담긴 로그파일이 빠져나간 홈페이지다. 금융당국이 금융회사 555곳의 자체 보안점검 결과를 공개한 지 2주 만에 증권·보험업권에서 추가 사고가 나오면서 체크리스트 방식 점검의 실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AI 일러스트= 김가희 기자] ◆ 모집인 조회서비스 뚫리자 고객 정보까지…신한 2만5729명·국민 2210명 유출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번 연쇄 해킹에서 가장 먼저 드러난 신한은행 사고는 모바일 홈페이지 'M신한'의 대출모집인용 조회 서비스에서 시작됐다. 아이디와 비밀번호만 있으면 들어갈 수 있는 서비스였다. 신한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공격자는 9월 28일 저녁부터 고객번호 등 입력값을 무작위로 바꿔 넣으며 조회를 반복했고 휴대전화 인증 우회도 시도했다. 8개국 인터넷 프로토콜(IP) 주소를 바꿔가며 들어왔고, 은행은 15시간26분 뒤에야 이상을 알아챘다. 유출 고객은 2만5729명이다. 이름·전화번호와 연소득, 산출 대출한도 등이 빠져나갔고 주민등록번호 66건과 연계정보(CI) 97건도 포함됐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4일 은행 4곳과 예가람·웰컴저축은행, 현대캐피탈 등 7개사 사고 가운데 여러 곳에서 동일 공격자로 추정되는 IP가 발견됐고 인공지능(AI) 도구를 활용한 정황이 있다고 밝혔다. 비슷한 접근 시도를 받은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에서는 유출이 확인되지 않았다. 우리은행은 대출모집인이 지정 태블릿에서 별도 인증서와 생체인증을 거쳐야 업무시스템에 들어갈 수 있고, 농협은행은 모집인에게 내부망 접속 권한이나 별도 업무시스템을 주지 않는다. KB국민은행은 직원용 모바일 업무지원 시스템 'RM 에이전트'와 'PB 에이전트'가 뚫렸다. 지난달 2일 고객 119명 유출을 밝혔다가 26일 재조사에서 고객 1631명과 임직원 460명을 추가로 확인해 피해가 2210명으로 늘었다. 하나은행은 영업지원시스템(ODS)에서 고객 89명의 주민등록번호·주소·직장명 등이 유출됐다. 최병호 고려대 휴먼인스파이어드AI연구원 교수는 이번 사고를 개별 회사가 아닌 금융권 전반의 구조적 취약점 문제로 봤다. 그는 "이번 사고는 본사가 아닌 외곽 조직이 털린 것이어서 망분리와는 관계가 없다"며 "외곽 조직은 업무 편리성이나 직원 복지, 매출 때문에 보안 등급을 의도적으로 낮춰온 곳"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 인간 해커는 목표를 정해 오래 준비했지만 AI 에이전트는 수천 개가 금융권 전체를 실시간으로 훑다가 취약점을 찾으면 바로 공격한다"며 "관행처럼 해오던 부분을 AI 에이전트가 간파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AI 일러스트= 김가희 기자] ◆ 자체점검 '적정' 대신증권도 뚫려…협력사 연계서버서 3만8490명 유출 대신증권은 지난달 17일 투자일임 비대면 계좌개설 연계서버에서 비정상 접근을 포착했다. 고객 3만8490명의 이름·이메일·주소와 암호화된 계좌번호 등 8개 항목이 유출됐다고 지난달 28일 밝혔다. 대신증권은 당국의 12개 항목 자체점검에서 미흡사항이 없다고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뚫린 연계서버는 당시 점검 대상에 들어 있지 않았다고 밝혔다. 같은 날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업무용 웹 시스템에 외부 IP가 비정상 접근해 일부 업무 정보가 유출됐다고 밝혔다. 고객정보 유출은 없었다고 했다. 한양증권도 지난달 29일 외부 그룹웨어에 대한 비정상 접근으로 고객정보 15건을 포함한 개인정보 31건이 유출된 사실을 확인했다. 주민등록번호가 포함된 건은 3건이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운용업계는 개인 고객 정보를 직접 다루는 일이 적어 그동안 보안 투자 우선순위가 은행·증권·카드보다 낮았던 게 사실"이라며 "중소형사는 자체 보안 인력을 꾸리기 어려워 전산을 외주에 의존하는 곳이 많은데, 외주업체가 뚫리면 같이 피해를 입는 구조적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사고가 알려진 뒤 점검 수위가 한 단계 더 올라갔다"며 "외부에 노출된 시스템을 전수 파악해 접근통제를 다시 확인하고 점검 범위를 외주·연계 구간까지 넓히고 있다"고 전했다. 빗썸은 사내 모바일 그룹웨어가 뚫려 고객 6444명과 임직원·협력사 직원 715명의 정보가 유출됐다고 지난달 29일 밝혔다. 고객 844명분은 암호화되지 않은 채 노출됐고 주민등록번호·신분증 사본 등이 포함됐다. 빗썸은 당국 자체점검 때 최신 보안패치 적용이 미흡하다고 보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보험사 가운데 처음 해킹 유출을 신고한 미래에셋생명은 지난달 25일 이상 징후를 발견했다. 홈페이지와 청약시스템 일부가 침해돼 이름·주민등록번호·계좌번호 등 홈페이지 서비스 관련 정보가 빠져나갔다. 유출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 10년 된 데이터베이스 쓰던 예가람 4만3246명 유출…웰컴·현대캐피탈은 닷새 뒤 인지 예가람저축은행에서는 고객 4만3246명의 정보가 유출됐다. 규모가 공개된 사례 가운데 가장 많고 상반기 말 거래자(16만2731명)의 4분의 1이 넘는다. 이 중 320명은 주민등록번호·계좌번호·거래내역 등 다른 항목까지 빠져나갔다. 해커는 9월 16일 고객정보 서버에 접근했지만 은행은 14일 뒤에야 이를 알아챘다. 국정감사에서는 침해 관련 시스템에 2016년 출시된 구버전 데이터베이스(DB) '레디스(Redis) 3.0.7'이 쓰였고 1년 전 공개된 취약점도 패치되지 않은 상태였다는 지적이 나왔다. 예가람저축은행은 사고 당시 금융보안원 회원사도 아니었다. OK저축은행은 지난달 11일 대출신청 웹페이지, 15일 모바일 수신서비스 홈페이지가 잇따라 뚫려 고객 250명의 연소득·대출금액 등과 268명의 계좌번호·잔액 등이 유출됐다. 웰컴저축은행과 현대캐피탈은 9월 27일 공격을 받고도 닷새 뒤 금융보안원이 공유한 공격 IP로 접속 기록을 살피다 침해를 확인했다. 웰컴저축은행에서는 법인 인터넷뱅킹 아이디·대표자 이름 등 2370건(중복 포함)이 유출됐다. 현대캐피탈은 주택대출 모집인 조회페이지가 공격받아 모집인 146명의 주민등록번호가 노출됐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공제 홈페이지에서도 회원 400여명의 정보가 빠져나갔고, 중앙회는 약 60시간 뒤 금융보안원이 전달한 의심 IP를 분석하고서야 이를 알았다. 김명주 인공지능안전연구소(AISI) 소장은 최 교수와 달리 뚫리지 않은 회사도 있는 만큼 개별 회사의 문제로 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기업마다 부가서비스로 했거나 보안을 등한시했던 부분이 계속 뚫리고 있다"며 "금융권도 보안을 비용으로 보기 때문에 사고가 안 나면 아까운 돈이다 보니 몇 년씩 사고가 없자 늘려야 할 투자를 계속 줄이다가 이번에 터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금융권 정보보호 인력 비중은 수년째 10%를 밑돈다. 금융감독원이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올해 6월 말 7개 업권의 정보기술(IT) 인력 2만7508명 가운데 정보보호 인력은 2654명(9.6%)으로, 은행(8.8%)과 증권(9.5%)은 평균에도 못 미쳤다. ◆ 555곳 중 130곳 '미흡'…패치·인증·관제 기본 항목서 구멍 금융위원회가 지난달 14일 공개한 긴급 자체점검에서 금융회사 555곳 가운데 130곳(23.4%)이 보안패치 미적용, 기술지원이 끝난 노후 시스템 관리 미흡, 24시간 보안관제 미구축, 대외시스템 인증·인가 누락, 다중인증(MFA) 미도입 등 미흡사항을 보고했다. 나머지 425곳은 '적정'으로 보고했다. 신진창 금융위 사무처장은 지난달 14일 "수 차례에 걸쳐 전수점검과 관리 강화를 주문했음에도 금융회사에서 기본적인 부분이 잘 지켜지지 않는 사례가 발견된 것은 매우 뼈아픈 부분"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도 금융권의 이행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사고 전부터 기본 보안 통제 보완과 외부 접점 악용 주의 등을 전파했고, 긴급 체크리스트 점검 때 필수적인 경우를 빼고 외부 접근을 원칙적으로 차단하도록 했지만 가시적인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전날 임원회의에서 "사고 회사가 유의사항과 자체점검을 제대로 이행했는지 살피고, 종합금융투자사업자·보험사 등 대형 금융회사도 은행권과 같이 CEO 등 경영진 책임까지 엄중하게 물으라"고 지시했다. 대부업·가상자산업·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등 전자금융거래법 미적용사를 포함한 전 금융권의 외부 접점을 전수 점검하고, 형식적 점검에 그친 곳은 엄중 조치하라고도 했다. 오는 5일에는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5대 시중은행장·금융협회장 등과 간담회를 열고 AI 해킹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최 교수는 미국·유럽처럼 외부 공격을 가정해 취약점을 찾는 '레드팀' 점검을 상시화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그동안은 체크리스트로 점검하거나 자기 보고에 의존해 보고할 때는 문제가 없다고 했을 것"이라며 "정부가 보안 품질을 평가하거나 보안 성과를 공시해 주가에 반영되도록 하면 기업이 돈을 쓸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된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보안을 투자로 보는 인식과 CEO가 책임지는 구조를 개선 과제로 꼽았다. 그는 "지금은 CEO가 아니라 개인정보·정보보호 담당자가 책임을 지고, 사고가 나면 그 사람을 잘라버리면 끝"이라며 "갈수록 AI를 쓴 공격이 늘어날 텐데 이전 보안 시스템으로는 막을 수 없는 만큼 은행도 AI 시스템을 갖춰 미리 방어에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금융위원회] ssup825@newspim.com 2026-11-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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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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