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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12월 12월 조기총선 개최키로...존슨 '브렉시트' 국민 심판대 오른다

기사입력 : 2019년10월30일 11:10

최종수정 : 2019년10월30일 11:20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영국 하원이 오는 12월 12일(현지시간) 조기 총선을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보리스 존슨 총리가 4차례 제안한 끝에 수용한 것이다. 존슨 총리는 총선을 통해 의석 과반을 확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교착 국면을 타개한다는 계획이다. 존슨 총리의 브렉시트 계획이 국민의 심판대에 오르게 됐다.

◆ 곧 상원 표결→여왕 재가...주말께 법률로 효력 전망

29일 영국 하원은 존슨 총리의 12월 12일 조기 총선 개최 제안이 담긴 '단축법안'(short bill)을 찬성 438표, 반대 20표로 통과시켰다고 로이터통신과 가디언이 보도했다. 조기 총선안은 상원에서도 곧 가결될 전망이다. 여왕의 재가를 거치면 총선 실시는 확실시된다. 여왕의 재가를 끝으로 법안이 정식 법률로 효력을 갖는 시점은 이번 주말로 관측된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25일(현지시간) 런던 국회의사당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 의회는 영국 대법원이 존슨 총리의 '의회 정회' 조치를 위법으로 판단하자 다시 소집된 자리다. 2019.09.25.[사진= 로이터 뉴스핌]

앞서 존슨 총리는 전날을 포함, 조기총선 동의안을 세 차례 표결에 부쳤으나 모두 퇴짜를 맞았다. 임기가 5년(2017~2022년)인 영국 하원을 조기에 해산하고 총선을 개최하려면 2011년 제정된 고정임기 의회법에 따라 전체 650석 가운데 3분의 2 이상(434명)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존슨 총리는 매번 의결정족수 확보에 실패했다. 야권이 '노 딜'(합의없는) 브렉시트 위험이 남아있다며 반대표를 던진 까닭이다.

때문에 이날 존슨 총리는 과반(320석)만으로도 조기 총선안을 통과시킬 수 있는 단축법안, 즉 특례법안을 상정하는 전술을 썼다. 결과론적으로 3분의 2를 넘는 찬성표를 받아 특례법안을 상정할 필요는 없었지만 4차례 시도 끝에 조기 총선 개최라는 목적을 이루게 됐다.

제1야당 노동당 의원 다수와 보수당과 연정을 구성 중인 북아일랜드 민주연합당(DUP)이 찬성표를 던졌다. 노동당 의원들은 이달 31일 예정됐던 브렉시트가 연기된 점을 언급, 노 딜 브렉시트 위험이 제거됐다며 찬성으로 돌아섰다.

◆ 존슨, 의회 주도권 되찾아 EU 탈퇴 법안 통과 계획

존슨 총리는 총선에서 과반을 확보해 의회 주도권을 되찾은 뒤 유럽연합(EU) 탈퇴 법안을 통과시킨다는 계획이다. 현재 보수당 의원은 298명(이날 복당 10명 포함)으로 과반을 밑돌고 있다. 존슨 총리는 이날 언론에 "지금은 영국이 단결해 EU 탈퇴를 실현할 때"라고 호소했다.

지난 14일(현지시각)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하원 로비에 들어서면서 카메라 기자를 향해 옅은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노동당 등 야권은 이번을 계기로 정권 교체를 이뤄내겠다는 계획이다. EU 잔류나 존슨 총리의 브렉시트 계획에 반대하는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해 브렉시트 조건을 수정하거나 브렉시트 자체를 철회하겠다는 게 이들의 목표다. 자유민주당과 스코틀랜드국민당(SNP)은 브렉시트 철회를 주장하는 한편, 노동당은 EU 관세동맹 잔류 등을 내걸고 있다.

영국은 2016년 6월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실시한지 3년이 넘었음에도 뚜렷한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지난 22일 존슨 총리는 이달 31일 브렉시트를 단행하기 위해 사흘 내 EU 탈퇴 법안 통과를 추진했으나 졸속 처리를 우려한 하원의 반발로 멈춰야 했다. EU 탈퇴 법안은 존슨 총리의 브렉시트 합의안을 법제화 하기 위한 것이다.

존슨 총리는 신속 처리 계획이 하원에 가로막히자 법률에 따라 EU에 브렉시트 3개월 추가 연기를 요청했다. 이에 EU는 브렉시트를 내년 1월 31일까지 최장 3개월 연기해주기로 했다. 이로써 브렉시트는 '올해 3월 29일→4월 12일→10월 13일→최장 내년 1월 31일' 세 차례 연기됐다.

◆ 보수당 '우세'지만 과반 장담 못해...교착 장기화 우려

현재까지 각종 여론조사에서 보수당이 우세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보수당의 과반을 장담하기는 힘들다. 여론조사업체 유고브의 지난 24~25일 조사에 따르면 보수당의 지지율은 36%로 2위인 노동당(23%)와 3위 자유민주당(18%)를 앞서고 있다. 영국의 총선은 전체 650개 선거구에서 득표 수가 가장 많은 후보자가 당선되는 단순 소선거구제로 진행된다.

보수당과 노동당 어느 한 쪽도 과반을 확보하지 못하면 브렉시트 교착상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 존슨 총리의 이달 말 브렉시트 실패에 실망한 일부 보수당 유권자들이 등을 돌려 극우 정치인인 나이절 파라지가 이끄는 브렉시트당에 표를 던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영국 제1야당인 노동당의 제러미 코빈 대표가 14일(현지시간) 런던 하원에서 열린 의회 개회식에 참석해 여왕 연설이 끝난 후 중앙 로비를 걷고 있다. 2019.10.14. [사진= 로이터 뉴스핌]

 

bernard020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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