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뉴스핌] 권민지 기자 = "에너지저장시스템(ESS) 화재는 배터리 셀의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자체적으로 안전성을 강화해 혹시 화재가 발생해도 대응할 수 있도록 이번 조치를 취했다. 특수 소화시스템이 적용되면 더이상 ESS 화재가 없을 것이라고 100% 확신한다."

전영현 삼성SDI 사장은 지난 23일 울산사업장에서 기자들을 초청해  'ESS 특수 소화시스템 시연회'를 열고 이같이 자신감을 드러냈다.

[울산=뉴스핌] 권민지 기자 = 지난 23일 삼성SDI 전영현 사장(가운데 오른쪽)과 허은기 전무(가운데 왼쪽)가 안전성 평가동에서 실시한 소화시스템 시연에 참석해 ESS 안전성 대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19.10.24 dotori@newspim.com

전 사장은 "미국 소방법 기준 인증이 강화돼 조치를 취한 것"이라며 "강제 발화를 유도해도 화재가 확산되지 않는 것을 증명해 미국 소방청의 인증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인증이 내년부터 법제화 되는데 일부 해외 고객이 선제적 대응을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14일 삼성SDI는 ESS에 특수 소화시스템를 적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날 시연회에서 기존 ESS 배터리 셀과 특수 소화시스템을 적용한 셀을 동일하게 강철못으로 찔러 발화를 유도해 반응을 살폈다.

특수 소화시스템이 적용된 셀에서는 하얀 연기와 함께 탁탁 하고 튀는 소리가 난 후 불이 꺼졌다. 직접 자극한 셀의 온도는 천천히 300도까지 올라갔으나 이후 하락했다. 인접셀의 온도도 50도 안팎에 머물러 화재사고로 번지지 않았다.

반면 기존 셀의 경우 짙은 검은색 연기와 함께 급속하게 온도가 높아졌다. 강철못으로 직접 자극한 셀의 온도는 10초만에 300도를 넘어섰고 인접셀도 140도를 넘겨 불이 번졌다. 이후 스파크가 튀면서 전체 셀로 화재가 번졌다.

[서울=뉴스핌] 권민지 기자 = 삼성SDI가 운송 및 취급 과정에서 발생하는 충격을 감지하기 위해 배터리 모듈에 부착한 센서. 충격이 없을 때는 센서가 흰색이지만 충격을 받으면 빨간색으로 변한다. 2019.10.24 dotori@newspim.com

배터리 내 분리막이 견디는 온도는 140도다. 이 때문에 140도 이상의 열이 주변에서 발생하면 인접셀로 불이 번진다.

삼성SDI가 새롭게 적용한 특수 소화시스템은 △배터리 모듈 내 소화시스템 △소화용 첨단 약품이다. 특정 셀이 발화해도 바로 소화가 이루어져 인근 셀로 확산되는 것을 막는다. 새롭게 출하되는 ESS 배터리 셀에는 모두 특수 소화시스템이 탑재돼 있다.

전 사장은 "특수 소화시스템을 가능한 빨리 기존 국내 사이트에도 적용할 예정"이라며 "국내 1000여개 사이트에 모두 적용하는데 7~8개월 정도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SDI는 이미 자사 배터리가 적용된 국내 ESS 사이트에 △외부 전기적 충격에서 배터리를 보호하기 위한 3단계 안전장치 설치 △운송·취급 과정에서 충격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센서 부착 △ESS 설치 및 시공상태 감리 강화 및 시공업체 정기교육 △배터리 상태의 이상 신호를 감지하는 펌웨어 업그레이드 등의 조치를 시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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